Peter Pan in NeverLand
보통 사람은 누구에게나 보호본능이라는 것이 있다. 남을 보호하고자하는 마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마음.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 보통의 사람이라면 이런 보호본능이 작용한다. 자신이 한 일에서 눈을 돌려 외면하거나 그럴듯한 이유로 애써 정당화하거나.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하고, 때로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들 때도 있다. 누구든 정당하지 않은 일을 했을 때 발휘되는 보호본능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성인이나 인격자가 아닌 이상에야,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을 똑바로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가 자신의 보호본능을 넘어서서 자신의 잘못을 직시하고 받아들일 때 참으로 멋지게 보인다. 옳지 않지만 자연스러운 ..
뜨겁다... 구름 한 점 없이 내리쬐는 태양... 태양을 마주하고 앉아 있어 눈을 뜨기도 힘들다. 눈이 아파.. 눈 앞을 보는 것이 그리 수월하진 않지만, 조금씩 빛에 익숙해지면서 내 앞에 앉아있는 세 사람이 보인다. 어두운 색감의 치렁치렁한 옷을 걸치고 딱딱한 표정으로 그들은 책상 위의 무언가를 보면서 이따금 나를 흘깃거린다. 꼭 교회 성가대 복장같군. 이런 날씨에 저렇게 입으면 덥지 않을까... 나는 덥다. 지치는 날씨야. 여기를 피하고 싶은데 왠지 내 앞에 앉은 세 사람의 눈치를 보게 된다. 어쩐지 분위기가 무겁다.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된다. 하지만 그저 긴장될 뿐 두렵지는 않다. 가장 오른쪽의 사람이 무언가를 뒤적이며 보다 내게 눈길을 돌리며 갑자기 묻는다.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습니까?" ..
딱딱하고 따분한 왕실 스케쥴에 불만이 많던 앤 공주. 로마를 방문한 앤 공주는 다른 사람 몰래 왕실을 빠져나간다. 하지만, 왕실을 탈출하기 전에 맞았던 주사 때문에 길거리에서 잠에 취해버리고만 앤 공주는 때마침 지나가던 기자 죠 브레들리를 만난다. 죠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앤 공주의 인터뷰를 시도하는데... '로마의 휴일'은 순전히 내가 오드리 햅번의 팬이기 때문에 좋아하던 영화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오드리 햅번이다. 이 영화가 그레고리 펙의 영화가 아닌 오드리 헵번의 영화로 선정되는 것만 보아도, 영화의 매력은 감독의 재량도 남자 배우의 매력도 아닌 오드리 헵번의 매력이다. (물론 오드리 헵번의 매력을 한껏 담아낸 감독의 재량은 인정해줘야겠지만...-ㅂ-) 내가 오드..
19세기의 영국. 산업혁명으로 부루주아라는 신흥 계급이 생겨났고, 경제의 발달로 변화와 개혁이 물결치던 시기. 하지만 여전히 낡은 전통과 사회 계급이 존재하던 때. 부루주아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존스가의 윌리엄과 신분계층에서 가장 낮은 메이드인 엠마의 사랑이야기. 보통 프롤로그를 적을 때 나는 모든 이야기를 다 적기보다는 어느 정도 배경 설명만 하는 선에서 그치는 편이다. 내가 리뷰를 쓰는 작품을 이미 본 사람이라면 굳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고, 만약 아직 못 본 사람이라면 너무 많은 설명으로 스포일을 하고싶지 않아서다. (물론 글을 다 읽으면 스포일이 되는 경우는 종종 있다.^^;) 그런데 이 만화의 경우... 만약 이 만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 내 프롤로그만 보고 흔하고 뻔하며 고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