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2006년 9월 1일 금요일 날씨 맑음. 일기. 본문

일상의 모습

2006년 9월 1일 금요일 날씨 맑음. 일기.

☜피터팬☞ 2006. 9. 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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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날씨에서 가을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어느덧 하늘은 저만치 높아져가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이제 놓치기 싫을 정도로 좋은 날씨와 시간이 이대로 멈추었으면 하고 바랄만큼 좋은 계절이 -비록 잠시일 지라도- 시작될 것이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내가 일기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수능이 끝나고 특차 원서를 넣고 시간을 보내던 무렵이었다.
내가 흠모하던 선생님으로부터 입맞춤을 당한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다시금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 부분은 오늘, 지금, 이 순간 처음으로 제대로 밝히는 것이다. 그때의 그 사건은 키스가 아닌 정말 말 그대로 입맞춤이었다.ㅋ)
내가 일기를 다시 쓰게 된 본격적인 계기는 정말 순수하게도 '그 날'을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그 날이 몇월 몇일 이었는 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내 처음 일기장의 첫 장을 들추어보면 그 날이 언제였는 지 바로 등장한다.
그렇게 시작한 일기가 벌써 횟수로 9년이나 되었다.
막 20살이 된 98년부터 군대를 간 시기에도 꼬박꼬박 일기를 쓴 것이 벌써 2006년이다.
중간중간 비는 시기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꾸준히 쓰고 있는 셈이다.

예전에는 손으로 일기를 썼었다.
당시에는 컴퓨터로 일기를 쓴다는 것이 익숙하지도 않았었고,
다른 사람에게 공개할 생각도 별로 없었으므로, 일기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공간이었다.
그러던 것이 '박클'과 '자검댕' 사람들을 만나면서, 홈페이지 제작과 더불어 나름대로 공개적인 공간이 되었고,
결국 이 일기장이 나의 유일한 일기장이 되버렸다.
이제는 손으로 쓰는 일기장은 일기장이라는 느낌보다는 낙서장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정말 비공개 글들은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난 소문난 악필이기 때문에 손으로 쓰는 것보다 컴퓨터로 쓰는 것이 보기엔 더 쉽다.)

비록 들어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내 지인이기는 하지만, 단 하나뿐인 일기장이 공개 일기장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내용은 별로 쓰지않거나 비유적으로 돌려서 쓰게 되었다.
비유적으로 쓴 글들 중 몇몇은 이제 왜 그런 내용을 썼는 지, 대체 무슨 내용을 적은 것인 지 알아볼 수도 없다.-_-
그건 이 일기장 스킨과도 관계가 깊은데, 홈페이지 업데이트를 하면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스킨이 바로 이 일기장 스킨이다.
(업데이트는 아직까지 한번밖에 이뤄지지 않았다...-ㅂ-;;)
이 일기장 스킨은 방명록 형태로 되어있어서 비밀글은 절대 불가능하다..;;
비밀글이 혹시 되지않을까하고 몇 번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지만 모두 허사였다.
최근에는 비밀글이 가능한 스킨으로 바꿔볼까 진지하게 고민하는 중.
단 하나뿐인 일기장을 나조차도 알아볼 수 없는 내용으로 채운다면 그건 곤란한 일이니까.

어쨌든, 최근에는 일기를 쓰는 일이 예전에 비하면 많이 줄긴 했다.
손으로 일기를 쓸 때는 항상 일기장을 들고다니면서 생각나는 것들을 마구잡이로 적곤 했는데,
최근에는 학업에 치이는 것과 동시에 일단 일기를 쓰려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인터넷에 접속해야한다는 것 때문에 일기를 미룬다.
물론 그럼에도 한번 맛들인 (나름대로) 빠른 속도의 자판질은 손으로 쓰는 번거로움을 감수할 수 없게 만들었다.
더불에 예전에는 전혀 고려하지도 않았던 초등학교 시절에 배운 일기쓰기의 기본 법칙(?) 중에 하나인,
'일기는 그 날을 돌아보고 의미있는 일을 기억하거나 반성할 수 있도록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에 쓰는 것이 좋다.'
를 어찌나 잘 지키고 있는 지...
쓰고 싶은 내용이 생각나더라도 밤이 될 때까지 한 시간, 두시간 미루고 있다.
....
그리고 결국 하루, 이틀 미루게 되고.

그렇게 잊혀지고만 나의 생각들과 상념들에 애도의 묵념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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