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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 - 갈리아 전기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본문

감상과 비평/책

비소설 - 갈리아 전기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피터팬☞ 2005. 8. 1.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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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역사서이며, 지리서이고, 또한 전기이다.
그리고 라틴어 관련 교제로 쓰일 정도로 라틴어의 매력을 한껏 살린 책이기도 하다.
물론 나는 이 책을 라틴어로 읽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인지 나는 이 책을 통해 카이사르의 우아하면서 웅변적인 글의 매력을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한글로도 그의 간결하고, 명료한 글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갈리아는 지금의 프랑스 지방을 일컫는다. 영어로는 켈트라고 한다.
기원전 58년부터 51년까지 카이스르가 갈리아 지방 전체를 평정한 이야기가 바로 갈리아 전기다.
갈리아 전기가 다루는 지방은 지금의 독일 지방 일부와 영국까지도 포함한다.

이 책을 읽으며 곰곰히 생각해보면, 카이사르의 능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물론 그것은 단순히 카이사르만의 능력은 아니다.
강력한 로마군의 능력과 주변 상황과 당시의 정치적 조건, 그리고 갈리아인들의 성향 덕분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이 모든 것들을 조합해서 무적의 신화를 만들어낸 것은 카이사르의 능력이다.

기본적으로 전투는 방어하는 쪽이 유리하기 마련이다.
지리적 이점이나, 보급 물자, 그리고 병력의 충원에서도 방어 쪽이 훨씬 유리하다.
게다가 고대의 전투는 현대에 비해서 체력적인 조건이 많이 좌우한다고 할 수 있는데,
신체적으로 열세였던 라틴인이 갈리아인에게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로마군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아마 도서관에서 약간의 수고만 들인다면, 로마군에 대해 분석한 책이 수없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나같은 경우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통해서 그런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기본적인 로마군의 전법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다른 책들에도 많이 나와있으니..
카이사르의 로마군에게는 기본적인 로마군의 강점에 몇 가지가 더 추가적인 부분이 있다고 봐야한다.
무엇보다 카이사르의 로마군이 가진 큰 장점은 그 기동성에 있었다고 생각된다.
적들이 예측하지 못하는 시간에 전략적으로 우세한 지점에 나타나는 카이사르군의 기동성은 갈리아전 후의 내전에서도 빛을 발한다.
또한 정보전에 상당히 능했던 것도 그들의 전투력을 더욱 빛나게 했다.
카이사르는 빠른 정찰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는 한편, 자신의 병사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거짓 정보를 흘리기도 했다.
그리고 카이사르의 외교력이 많은 위력을 발휘한다.
적진에서 7년이나 싸우면서도 항상 우세한 전투와 필요한 보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카이사르의 외교력 덕분이었다.
그리고 이런 것들에 대한 피드백 효과로 나타난 로마군과 갈리아군의 사기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카이사르군은 싸우면 대부분 대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항상 사기가 높았고, 자신감이 강했다.
때문에 아무리 불리한 상황에서도 그들은 물러서지않고 싸웠고, 그들의 자신감과 함께 뛰어난 전투력은 언제나 빛을 냈다.
반대로 갈리아군은 그들이 그동안 당해왔던 패배와 카이사르군의 명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불리한 상황이 오면 먼저 항복을 선언하곤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나의 머릿속을 떠돌던 문제는 사실 조금 다른 곳에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한 민족.. 혹은 한 국가의 독립과 안정에 대한 문제였다.
사실 갈리아가 카이사르에 의해 평정되고 난 후에 그들은 완벽한 로마인이 되었다.
이것은 비단 갈리아 뿐만 아니라 로마에 편입된 모든 지역의 민족들에게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었는데,
그들은 라틴 민족이 아니면서도, 자신들을 로마인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사실 이것은 시간이 한참 지난 후의 일이며, 로마라는 나라가 가진 특수한 성격에 기인하는 부분도 크다.
그보다 이 갈리아 전기에서 흥미로운 점은, 특별히 핍박을 받거나, 로마로부터 부당한 요구를 당하거나한 일이 없었음에도
갈리아인들이 무려 7년동안 매번 패하면서도 언제나 자유를 추구하며 독립을 꾀했다는 것이다.
이것을 두고 역시 인간의 자유에 대한 갈망은 크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글쎄... 솔직히 로마가 갈리아를 그렇게 억압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면서 나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저렇게만은 내릴 수 없다.
(물론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데는 로마인 이야기라는 근거가 있지만, 그 책의 관점은 상당히 로마인에게 맞춰져있기 때문에 속국의 입장을 알기는 힘들다.)
이른바 민족자결주의라는 것일까? 하지만, 이 민족자결주의 자체도 논쟁의 여지가 많은 이론이 아니런가.
그러나 여기서는 민족자결주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는 아니므로 일단 그만두자.
그들이 로마에 계속 반기를 든 것이 그들의 자유를 위한 것이든, 자존심을 위한 것이든, 권력을 위한 것이든,
아무튼 그 목적이 무엇이건 간에 그들은 7년동안 끝없이 투쟁을 했고, 로마에, 아니 카이사르에게 도전해왔다.
그리고 그러한 끝없는 투쟁 중에 개인적으로는 베르킹게토릭스의 반란이 가장 아쉽다.
그 때에 조금만 더 치밀할 수 있었다면 카이사르는 아마 역사에 다르게 기록되었을 것이었다.

이 책 속의 로마군과 카이사르의 움직임을 따라가다보면, 그들의 활약이 너무 뛰어나서 오히려 그들의 승리가 평범해 보일 정도이다.
아무튼...
역사가 인정한 카이사르는 오랜 기간을 걸쳐 한 지역의 한 민족을 평정하였고, 그 기록을 남겼으니 그것이 바로 갈리아 전기이다.
그 후에 그들이 진정한 로마인으로써 로마의 역사에서 어떠한 활약을 했는가를 지켜본다면,
단순히 한 민족의 자유와 안정에 대한 논의를 벗어나서 로마의 저력과 카이사르의 능력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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