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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 - 마법사의 책 [그리오 드 지브리]

☜피터팬☞ 2005. 7. 28.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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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왕의 이야기,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우리는 서양의 마법에 대해서 생각보다 흔하게 접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기원이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다.
그런 부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1920년대에 나온 이 책은 오컬트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책보다 자세한 내용과 친절한 설명을 제공한다.
저자는 마법사, 마술사, 연금술사로 책의 파트를 크게 나누며, 그 안에서 수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마법사들이 행하는 축제와 그들의 성격, 그리고 그들이 행하는 마법과 그들을 다뤘던 방식.
백마법과 흑마법의 구분과, 점성학, 수상학, 타로 카드와 부적.
연금술과 연금 술사에 대한 이야기.
지금까지의 책들이 시적이거나 모호한 내용으로 이런 비학들을 설명했다면,
이 책은 자세한 설명과 풍부한 삽화를 통해서 이러한 비학을 좀 더 학문적이고 사전적으로 다룬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저자의 설명과 필요한 희귀 삽화가 등장하면서 그 삽화의 내용을 설명하고,
삽화에서 찾아낼 수 있는 수많은 의미들에 대해서 저자의 친절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내용의 방대함은 책의 두께가 충분히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고 이 책이 모든 비학을 다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기독교 이후의 비학에 대해서 다루고 있음이 명백하다.
대부분의 마법과 마술의 경우, 많은 부분에서 기독교적인 요소를 빌려쓰고 있음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를테면, 부적에 세겨지는 글귀가 라틴어로 쓰인 성경의 귀절이라던가,
혹은 성경에서 나온 해설을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진 상징물 등은 기독교 이전의 비학에 대해 살펴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한, 이 책에서 저자가 오컬트의 내용을 설명하는 방식은 모두 서적을 통한 것이다.
관련 서적들에 대한 해석과 함께 관련 그림을 실어놓고 그에 대한 내용을 풀어놓는 것이다.
물론, 그 당시에 퍼져있던 생각과 비학에 대해서 그 당시 사람들의 관점과 생각을 알아볼 수 있기는 하겠지만,
비학의 실제적인 측면을 엿보기에는 불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 비학들이 모두 실제하는 것이며, 그것의 실제적인 기능과 효용에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그 효과들에 대해서 장담하는 투로 책을 썼지만,
사실 직접 실험해보지도, 또한 직접 목격한 것도 아닌, 다른 사람의 책을 통해서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는 조금 무리가 있지않은가 한다.
덕분에 이 책은 비학 자체의 실제적인 효과를 인정하지 않거나, 혹은 미학적, 심리적, 시대적인 연구에는 도움이 될 지 몰라도,
비학 자체의 실제적인 효과와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듯 하다.
(물론,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런 비학을 믿는 것이 우습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불가능할 이유도 없지않은가.)

뭐,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오컬트에 심취해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보면 좋을만한 책이다.
수많은 삽화를 통한 상징의 설명과 실제적인 표현은 어느 분야를 연구하던지 많은 도움을 줄 것임에 분명하다.
이렇게 많은 분량의 내용을 체계적이고 명확한 설명으로 풀어쓴 오컬트 관련 서적은 찾기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좀 더 고대의 내용이나, 실제적인 측면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쉽겠지만...
그래도 확실히 오컬트 분야에서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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