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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본문

감상과 비평/책

소설 - 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피터팬☞ 2008. 4. 2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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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짧은 소설들로 이루어진 김영하의 단편 '오빠가 돌아왔다'
전에 이야기했듯이 단편 소설집은 그냥 한 작가의 단편들만
마구잡이로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뭔가 나름의 통일성이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그러한 통일성 중에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역시 한 작가의 느낌이라는 것을 김영하의 소설 속에서 느낄 수 있다.

'오빠가 돌아왔다'에 실려있는 소설들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다.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글을 신나게 읽었다 싶으면,
바로 다음엔 팔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싸늘한 느낌이 나는 글이 실려있다.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에서 냉소와 블랙 유머가 가득한 글이 튀어나오다가
평범해서 일기처럼 느껴지는 글이 그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한 가지는 모든 글이 다 김영하의 느낌이 묻어난다는 것이다.
내가 그의 소설을 몇 편이나 읽고 그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단편집을 읽으면서 나는 분명한 한 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재미있다.
분명 그의 소설은 재미있다. 그리고 위트가 넘친다.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바로 내 옆의 친구가 겪을 법한 평범한 일이든,
나와는 다른 별 세계에서 펼치질 법한 일이든 간에
그 안에는 분명히 어떤 사건이 존재하고, 존재한 사건은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어간다.

'오빠가 돌아왔다'의 넓은 스펙트럼은 독자가 갖는 관점에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그의 소설에는 사회적 문제가 들어있고,
인간 관계의 문제가 얹혀있고,
인간의 존재 자체가 숨어있다.
그의 소설 속에서 찾고 싶은 문제, 만나고 싶은 문제가 무엇이든 간에
무엇 하나라도 걸리지않을 것이 없다.
작가의 글에서 작가 스스로 밝혔듯이 투망을 던져놓 듯 글을 썻기 때문일까.^^

흠. 하지만 너무 넓은 스펙트럼은 나처럼 간단하게 정리하려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좋지않은 상황이 된다.
작품 하나하나를 집어내자니 너무 길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피하게 되고,
그렇다고 얼마 전에 읽은 배수아의 소설처럼 뚜렷한 톤을 이야기할 수도 없게 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재미있고, 위트있고, 재치있다는 말로 뭉뚱그릴 수 밖에 없다.
-ㅅ-;

하지만, 이런 리뷰에는 나와 같은 책을 읽은 사람의 공감을 얻고자하는 부분과 함께,
내가 읽은 책을 한 번쯤은 읽어봐도 괜찮겠다는 느낌을 주고 싶은 마음도 담겨있기 때문에...^^
누군가 그런 생각을 갖는다면 이 정도로도 나의 리뷰는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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