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애니 - 런딤 [디지털 드림스튜디오] 본문

감상과 비평/애니

애니 - 런딤 [디지털 드림스튜디오]

☜피터팬☞ 2002. 11. 1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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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도 켜버린 TV에서는 국산 극장용 에니메이션 런딤을 한다는 자막이 떠있었다.
오호~ 뜻밖의 수확.. 오늘은 재수가 좋군..

이라는 나의 생각은 시작한지 채 5분이 지나지 않아서.. 모두 지워졌다..-_-;;
생각보다 뛰어난 영상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빈약하기 그지 없었다.
(이미 에니메이션 파이널 판타지를 본 나로서는 움직임의 어색함은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았으나,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별로 없었다는 것은 지적사항이다.)

주인공들은.. 이데올로기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 같지도 않았고..
(네서스가 나쁜 단체라는 것은.. 세살 먹은 어린 아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초반부에 설명이 나온다..-_-;; 그들은 핵폐기물을 지구 주변에 버리고 있었는데.. 대체 이런 단체에 가입하려는 주인공은 정신이 있는 건가? 혹은 그런 정보도 안 알려질 정도로 그 시대는 미개한가?)

네서스라는 단체는 자신의 기지와 사령부가 지구에 있으면서도 지구를 공격하며..
(분명히 E4라는 무기는 지구에서 만들어져서 우주로 쏘아올려진다.-_-; 그리고.. 초반에 주인공과 부주인공이 스쳐지나가는 장면으로 추측해볼 때.. 네서스와 그린프론티어는 같은 지역이다..젠장..-_-)

그린 프론티어란 단체는 엄청난 장비를 갖고 있음에도 정보력은 빈약했고,
(E4가 우주로 나간 후에야 그 사실을 알았고.. E4무기가 발사되었을 때도 지구에 떨어져서야 그 사실을 알 정도다..-_-;; 대체 최강의 로봇인 런딤을 개발한 기술력은 다 어디에 있단 말인가.)

네서스라는 단체의 성격도 불분명하여 시종일관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그들은 초반에 지구의 주변에 핵폐기물을 처리해주는 단체로 나오는데.. 그들은 이로 인해 지구를 많이 파괴한다고 한다..즉 핵폐기물로 인해서 해수면의 상승으로 많은 도시가 물에 잠긴다는 것이다-_-; 그런데.. 다시 그들이 지구를 정복하려는 속셈은?)

게다가 그 가공할 무기라는 E4는 그닥 위력이 없어 보인다.
(초반에 E4를 발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_-; 그 위력안에 있던 주인공과 부주인공 모두 목숨을 부지하며.. 더군다나 충격은 부주인공이 더 받았을텐데도 다친 것은 주인공뿐이었다..-_-;;)

극적 감동을 주기 위해서 남여 주인공이 서로 적이 되어 대치되는 상황을 넣긴했지만.. 애당초 이데올로기가 없던 두 주인공에게 이런 대치는 별 감흥을 주지 못한다.
게다가, 주인공이 여주인공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싶어'라고 말하는데..-_-;
그럼 그들은 그것도 모르면서 네서스에 가입했단 말인가?

이미 수많은 모순과 빈약한 설정을 가지고 시작한 이 만화는..
스토리 상의 응집력이 상당히 부족했다..-_-; 그리고 그 개성없는 캐릭터들이란..
런닝타임 80분에 모든 이야기를 압축하려니 힘들기도 했었겠지만.. 그래도 너무 무리한 스토리 구조가 눈에 거슬렸다.

로봇들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자면..
리얼로봇에 가깝기는 했지만 그다지 리얼같진 않았다.
그리고 대규모의 전투신은 박진감이 없었고, 큰 스케일 따위는 눈씼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국지전은 조금 볼만 했는데.. 이것도 별로 멋지진 않았다.
이런저런 효과를 많이 쓴 탓인지 로봇의 디테일하거나 개성있는 모습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피아간의 식별도 나로서는 불분명했다.
(이런 점에서는 오히려 셀 에니메이션이 더 나은 것 같다..-_-;;)
뭐, 이런 것은 노하우가 부족하니 넘어가도록 하자..

하지만.. 이야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주된 스토리는..
마치 U-건담 역습의 샤아 편을 보는 듯한 착각을 주었던 것이다..-_-;;
(로봇에서 내려서 적의 주요 위치를 폭파한다던가하는..-_-;; 그들은 내릴 하등의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후반부에서 보여진 역습의 샤아를 보는 듯한 느낌은 이 에니메이션에 대한 마지막 보류마저도 무너뜨렸다..-_-;;


혹자들은 어린이들을 위해 만든 것으로 이런 꼬투리를 잡는다고 할 지도 모른다..-_-;
하지만.. 모방(혹은 습작?)부분과 비쥬얼적인 측면은 집어치우고라도
앞서 지적한 내용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 에니메이션의 등급은.. 12세 이상 관람가. 즉 중학생 이상용이란 말이다..-_-;
내가 우리나라 중학생을 높게 평가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 제작진이 우리나라 중학생을 낮게 평가하는 것인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면서 어른도 재미있게 볼 수 있던 만화가 이미 존재함을 생각해보면..(미야자키의 작품들이 보통 그렇지..)
우리나라 에니메이션계의 스토리의 빈약함은 여실히 들어난다.

아무튼.. 아직까지는 여러가지가 많이 부족한 한국 에니메이션계의 실태를 여실히 볼 수 있었다..-_-;;
뭐, 그만큼 우리나라의 에니메이션을 제작한 시기가 짧았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지만..
이미 일본 에니에 익숙해져버린 눈높이는 쉽게 받아들이길 거부한다.

올 겨울부터 계속해서 국산 에니메이션들이 속속들이 개봉하니 앞으로는 기대를 좀 더 할 수 있겠지.
올 겨울부터는 극장가를 돌아다니며 에니메에션들을 하나하나 뜯어볼 생각이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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