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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물랑 루즈(Moulin Rouge) [바즈 루어만] 본문

감상과 비평/영화

영화 - 물랑 루즈(Moulin Rouge) [바즈 루어만]

☜피터팬☞ 2006. 7. 2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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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물랑 루즈.
음악이 있고, 노래가 있고, 춤이 있고, 여자가 있는 곳.
추잡한 욕망과 극적인 예술이 공존하는 곳.
그 곳의 아름다운 창부와 가난한 작가의 사랑 이야기.

영화는 고전 신파적 요소를 한껏 안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그 이야기를 풀어간다.
줄 것이라고는 자신 밖에 없는 가난한 작가와
신분 상승을 꿈꾸지만 죽을 병에 걸려있는 아름다운 창부가
돈 많은 부자의 갖가지 유혹과 방해를 극복하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하는 일생에 단 한번 뿐인 사랑은
이제는 너무 유치하고 진부한 이야기일런 지도 모른다.
확실히 이야기 자체는 그렇다..^^;;
영화의 이야기는 기존의 이야기 뒤집기나 비꼬기 등은 전혀 시도하지 않는다.
정말 동화적이고 어리숙하며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그런 모든 요소들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그런 고전적인 것들의 가치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한다.

이 영화가 진정으로 빛을 발하는 부분은 이런 유치하고 뻔한 이야기가 아니다.
어쩌면 이 영화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은 고전의 재해석 혹은 재발견이다.
영화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이 영화가 이야기를 진행하는 요소로 삼은 노래를 보면 그런 생각이 다시금 떠오른다.
영화에서 나오는 노래들은 새롭게 만든 곳보다는 기존의 명곡들을 편곡해서 사용하고 있다.
적절한 장면에 적절한 노래를 삽입하는 것으로 그 노래가 가진 의미에 새로운 의미와 분위기를 추가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마돈나의 'Like a Virgin'을 부르는 장면이다. 영화를 보면 알 수 있지..ㅋㅋ)
이 역시 고전의 재발견, 혹은 재해석이라 할 수 있지않을까.
그리고 덕분에 이 영화는 이야기 자체에 대해 별 거부감없이 즐길 수 있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그냥 보았다면, '지금 시대에 이런 이야기가 먹힐까'라는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

영화는 오래되어서 유치하고 진부한 것들을 새롭게 포장해서 내놓는다.
만약 이런 이야기를 그냥 원래 하던 데로 풀어놓았다면, 이 영화는 결코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다.
고전의 재발견은 꼭 그 고전을 뒤집거나 비꼬지 않아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이 영화가 가진 의미를 나는 이런 식으로 정의하고 싶다.

더불어서, 이 영화를 보면서 궁금한 것이 하나 생겼는데,
가난한 사랑만이 진정한 사랑일까?
그렇다면 부자는 결코 사랑을 할 수 없을까?
물론 부자가 진정한 사랑을 하기는 무척 힘든 일일 것이다.
순수하고 전적인 사랑은 가진 것이 너무 많은 사람에게는 어렵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개인의 퍼스널을 전적으로 내어주는 사랑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부자의 사랑은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
영화에서처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해주게 하는 것이
어째서 사랑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지 궁금해졌다.
뭐, 영화에서 부자인 백작에게 많은 부분을 할애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어쨌든 그도 샤틴을 사랑하지 않고 단순히 욕망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말할 만한 부분은 거의 없거든.
왜 부자는 사랑을 받는 대상, 혹은 사랑을 하는 대상으로 나오지 않을까.
어찌보면 너무 자명하고 단순하게도 보이지만,
사실 그 내면은 복잡하기 그지없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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