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영화 - 인베이젼 [올리버 히르비겔, 제임스 맥테이그] 본문

감상과 비평/영화

영화 - 인베이젼 [올리버 히르비겔, 제임스 맥테이그]

☜피터팬☞ 2007. 12. 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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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로 추락한 우주왕복선.
거기에는 외계의 바이러스가 묻어있었다.
외계의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감염되어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지구인들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감정이 없고, 질서정연하게 바뀌어간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들은 잠이 들면서 변화한다는 것을 알게된
캐롤은 아들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잠과 싸워야만 한다.

1956년, 78년, 93년도에 영화화되어서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익숙한 장면들이 지나가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디선가 이 영화를 보았을 지도 모르지.
파티장에서 물그릇인가 음식그릇인가에 사람들이 단체로 토하는(?) 장면과
강아지가 감염된 인간에게 으르렁대다가 죽는 장면이 가장 익숙한 장면이었다.

혼란스러워 보일 정도로 복잡하게 움직이던 거리가 어느 날 갑자기 질서정연하게 변한 것은
끔찍하게 무섭다기보다는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소름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감정이 없이 정확한 틀에 짜여진 인간들.
과연 그것이 인간일까?
영화를 보고나서 나는 이 영화의 이야기를 인간의 오랜 주제 중에 하나인
(게다가 공교롭게도 최근에 대면한 많은 작품에서 계속해서 접할 수 있었던,)
'질서냐, 자유냐'의 문제로 읽어보려고 했지만 그렇게 만드는 것은 비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감정이 없고, 질서정연해진 사람들에게는
그 어떤 혼란도, 동요도, 갈등도 존재하지 않았고,
니콜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그러한 모습이 되지 않기 위해 애쓰지만
그것은 그들의 비인간적인 모습과 약간의 자유도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저항이라기보나는
감염된 사람들의 너무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었을 뿐이다.
인간적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질서와 자유의 공존은 어떻게 추구할 수 있는가? 우리는 자유라는 미명 아래 얼마나 많은 악을 행하고 있는가?
따위의 질문은 영화에 있어서는 곁가지에 불과했고, 이야기의 주된 흐름은 그게 아니었다는 느낌이다.
(이야기의 주된 흐름은 지금까지와 같은 모습으로 아들과 살아가기 위한 어머니의 잠과의 사투랄까..ㅋ)
영화에서 그러한 문제에 대한 암시나 혹은 상징은 지엽적이거나 호소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좀 더 고차원적인 문제로 승화시키기에는 말하는 내가 민망할 정도이다.
차라리 질서와 자유의 문제에 대한 암시를 전혀 하지 않는 편이 영화에 집중하기가 훨씬 쉬웠을 것 같다.
어쩌면 감독이 이야기가 너무 심각해지거나 스케일이 너무 커져버려리는 것을 피했는 지도 모르겠다.

뭐, 영화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려고 하는 나의 고질적인(?) 버릇을 제쳐두고 보자면,
아주 만족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꽤 즐거운 영화감상이 되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오랜만에 극장을 찾은 것도 이유라면 이유였고, 내가 좋아하는 니콜 키드먼을 디지털 영상으로 볼 수 있던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영화를 보면서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 영화를 즐기는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뒤통수를 맞는 즐거움(?)은 없었지만,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으니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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