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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he Fog [루퍼트 웨인라이트] 본문

감상과 비평/영화

영화 - The Fog [루퍼트 웨인라이트]

☜피터팬☞ 2006. 7. 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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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존 카펜터 영화인 줄 알았다.
2005년 작에 등장인물들이 눈에 익을 때부터 알아봤어야한다.
(남자 주인공은 '스몰 빌'의 젊은 슈퍼맨, 여자 주인공은 '로스트'의 쉐넌이다.)
내가 보고 싶었던 영화는 1980년의 The Fog였다.

이렇게 되면 원작을 볼 때의 재미가 떨어지는데...-_-;
어쨌든 본 영화니까 한 마디 거들긴 해야겠다.

한 마디로 아쉽다.

안개가 가지는 공포라는 것은 새로웠다.
이미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것들이 공포 영화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었지만,
안개만큼 그 자체로 으스스한 기분을 들게 하는 것은 많지 않다.
(하지만 잘 찾아보면 또 엄청나게 많기도 하다.)
어릴적 보았던 목없는 유령도 밤안개가 끼는 날 나타난다고 했다.
언젠가 보았던 '다크니스'의 어둠처럼,
안개 역시도 인간을 묶어두고,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을 감춤으로써 두려움을 유발시킨다.
소재는 참 좋았다. 하지만, 전개가 어정쩡한 것은 사실이다.
등장 인물들의 행동 패턴은 부자연스러웠고, 이야기는 의문점들을 너무 많이 남겨두었다.
무엇보다, 왜 '엘리자베스'인가가 그랬다.
그녀는 극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컸음에도, 영화는 그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그런 아쉬운 점들이 자꾸 눈에 띄어서,
2005년판 '더 포그'는 내게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할 듯 하다.-_-
(이미 그렇게 되어버린 건가...;;ㅋ)

나중에 1980년판 '더 포그'를 보고나서 다시 한 번 쓸 생각이지만,
추가적으로 한 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내 홈피 링크란에 링크되어있다.)에서 알게 된 것인데,
이 리메이크판의 원작자인 카펜터 감독은 미국을 싫어한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 역시 미국이라는 코드와 연결시켜서 볼 수 있을 듯 하다.
그 점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나를 지탱해주던 한 가지 위안이었다.
미국은 자신들의 독립 역사에 대해서 자랑스러워하고,
짧은 역사지만 그토록 큰 번영을 이룬 것에 대해 긍지를 가지지만,
사실 그들의 역사는 피의 역사이며, 다른 사람들을 짓밟고 올라선 것이라는것.
언제나 번영의 그늘에는 차마 보지 못할 잔혹한 일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것은 감출 수 없는 것이다.
(웬지 자꾸 일본의 역사 왜곡이 떠올랐다. 우리 나라도 이런 내용의 영화가 있던 것도 같던데..)

P.S : 내가 기억하는 카펜터 감독의 매력은 '할로윈'의 B급 매력보다는 '매드니스'에서 보여줬던 말세관이었다.
그리고 단순히 보여주기나 놀래키는 것이 아닌 공포에 대한 근원적인 탐구였다.
보면서 무섭다기보다는 보고 나서 더 무서운 영화가 그의 영화였다.
1980년판 '더 포그'는 이런 내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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