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영화 - The Thing(괴물) [존 카펜터] 본문

감상과 비평/영화

영화 - The Thing(괴물) [존 카펜터]

☜피터팬☞ 2008. 3. 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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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대륙. 눈과 얼음으로 덮인 그 곳.
그곳에 상주하던 미국 연구소 직원들은
어느 날 한 마리의 개를 쫓는 노르웨이인들과 마주친다.
그 노르웨이인은 개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품고 있었다.
노르웨이인의 어이없는 죽음과 함께 시작된 의문.
그것이 바로 지옥의 시작이었다.

1982년 작품인 이 영화를 보면서 제일 처음 내 머리를 스친 생각은
X-File 시즌 1에 있었던 에피소드랑 무척 닮았다는 것이었다.
남극. 외계인. 신체로의 침입. 외형은 같지만 다른 사람.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X-File의 에피소드에서 나왔던 대사 중 하나는
"I'm not I."였고, 그 대사는 이 영화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외계인이 인간의 몸 속에 침투하여 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설정은
지금 이야기한 X-File외에도 참으로 많은 곳에서 사용되었다.
우리의 상식으로 접근할 수 없는 미지의 공간에 존재하는 생물에게
우리는 많은 권한을 주고 우리가 설정한 권한을 통해 우리 스스로를 공포 속에 몰아넣는다.
최근에 개봉한 리메이크 영화인 Invasion은 전 세계를 이러한 공포 속에 몰아넣었다.
(물론 영화 속에서의 말이다. 실제로 그 영화를 본 관객이 공포를 느꼈는 지는 별개.^^;)
그러나 그 영화가 거대한 스케일을 통해 우리에게 어필하려고 했다면,
존 카펜터의 The thing은 B급스러운 재치로 우리에게 호소하고 있다.

영화의 재미는 바로 그 B급스러움에 있다고 생각한다.
오래 전에 이 영화를 접했다면 신선한 소재와 긴장감을 좀 더 즐겼을 지 모르지만,
원조격인 영화를 뒤늦게 접했을 때는 그 영화의 리메이크판들 덕에 흥미는 더 떨어진다.
13일 밤의 금요일과 나이트 메어를 한참 보고 할로윈을 봤을 때의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빛을 발한 것은 외계인이었다.
몸의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흡수된 생물의 그로테스크한 모습과 연신 흔들어대는 촉수는
그것 자체로 충분히 재미있는 볼꺼리였다.
그 중의 백미는 역시 중간에 죽은 동료의 머리가 떨어져서 생겨난 거미 모양의 외계인.
타오르는 몸에서 떨어져나와 전혀 새로운 객체로 진화(?)하는 모습은
아마 외계 생명체의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데에는 최고의 소재였을 것이다.

존 카펜터라는 감독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기도 했을테고,
너무 오래된 영화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고전 영화에 대한 나의 존경심의 문제겠지만,
이 영화가 생각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는 것이 솔직한 평이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이런 B급스러운 재미는 솔직히 유사한 다른 영화에서는 찾기 힘들었다.
다만 나는 이블 데드보다는 매드니스를 더 좋아한다는 정도의 취향 차이가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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