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현대 작가들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를 말하라고 한다면, 아마 약간의 고민을 곁들인 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밀란 쿤데라, 주제 사라마구 정도가 아닐까?' 밀란 쿤데라가 사랑이라는 주제로 집요하게 나를 물고늘어졌다면, 주제 사라마구는 이 세상과 거기서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문제를 끊임없이 던져왔다. 시내의 중심가에서 떨어진 지역에 살고 있는 도공 시프리아노 알고르. 그는 딸 마르타와 함께 도자기를 구워서 센터에 납품하는 것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또한 그 센터에는 자신의 사위가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센터에서는 그에게 더 이상 소비자들이 그의 물건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센터에 도자기를 납품하는 것을 중지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3대에 걸쳐 도공으로 살아온 그는 큰 충격을 받지만, 딸과..
'눈먼 자들의 도시' 이후에 내가 푹 빠져버린 작가 주제 사라마구.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눈먼 자들의 도시' 내가 친한 친구에게 '눈먼 자들의 도시'를 추천해주었다. 그 친구가 그 책을 다 읽고 나에게 해준 말은 이 사람 어쩐지 평범하지 않다라는 것이었다. 조금은 편집증적인 느낌이라고 할까? 어쨌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이 그리 평범하진 않다는 것. 나는 그 느낌을 이 소설을 읽으면서 참 많이도 느꼈다. 확실히 평범하지 않은 소설을 쓰는 사람이다.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왼쪽 팔을 잃은 발따자르와 종교재판소의 횡포로 어머니를 잃은 블리문다. 그리고 수도사의 신분이면서도 하늘을 나르는 것을 꿈꾸는 바르똘로메우 신부. 그들 셋은 하늘을 날기위해 빠사롤라를 만들고, 결국 하늘을 난다. 그러나 그것은 이 이..
등기소 보조직원인 쥬제씨. 그는 50세가 넘은 결혼도 안 한, 평범하다 못해 존재감조차 없을 정도의 인물이다. 그의 유일한 취미는 유명한 사람들에 관한 신문 기사 등을 스크랩하는 것. 그러던 그가 어느 날 우연하게도 전혀 알지 못하는 한 여인의 호적등기본을 보게 된다. 그 후로 그는 그 여인의 행방을 추적한다. 왜 만나려는 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도 없이... '눈먼 자들의 도시'라는 작품으로 나에게 다가온 주제 사라마구의 또다른 작품. 이 책은 확실히 '눈먼 자들의 도시'와는 다른 느낌이지만, 여전히 작가는 내게 물음을 던져주고 있다. 삶의 의미란 무엇인가. 좀 더 명확하게 존재란 무엇일까? 작가는 과연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었다. 주인공 쥬제씨는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그 질문에 대..
어느 날 갑자기, 한 남자의 눈이 멀어버린다. 그것을 기점으로 하여, 이 정체불명의 '실명'은 전염병처럼 모든 사람에게 번져간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 우리의 일상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정상적'이라고 부르는 것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만들어진다. 우리가 가장 기본적이고 당연시하게 받아들이는 모든 '가치'들 역시도 우리가 '정상적'이라는 측면에서만 받아들여진다. '인간다움', '존엄', '희생', '사랑', '도덕성' 등등. -이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표현을 과연 써도 된다면)베푸는 자들의 기준에서 말하여지는 것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 침범될 수 없고, 침범해서도 안 되는 것이며, 너무 뻔해서 초등학생조차 이해할 수 있다고 믿어지는 모든 것들이 사실 기만이라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