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 스트레이(Stray) [Nintendo Switch]
게임이라는 장르가 주는 즐거움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에게 가장 크게 와닿는 부분은 문학적인 측면이다.
문학적 즐거움이라고 하니까 뭔가 굉장히 거창해 보이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그냥 내가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말이다.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과거로 가기도, 미래를 경험하기도 하는 등, 현실의 제약을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야기를 제공하는 장르는 소설을 비롯해서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는데,
다른 장르와 비교해서 게임이 이야기적인 측면에서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직접적으로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
게임 속에서 우리는 전설 속의 기사가 되기도 하고, 전쟁 영웅이나, 무술의 고수가 되는 등 다양한 인물이 될 수 있는데...
응??
고양이?? 고양이??? 고우앵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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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스위치] 스트레이(Stray): 사이버펑크 고양이는 전기쥐를 꿈꾸는가
여기 한 마리 작은 고양이가 있습니다. 폐허가 된 거대한 구조물 한편에서 친구들과 함께 사는 이 고양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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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이런저런 이슈들에 대해 신세를 지고 있는(?) 블로거 유리달님의 블로그에서 덜컥 이 포스팅을 보고 말았고,
2월 할인을 하루 남겨두고 나는 인생 최초로 고양이가 될 기회를 얻었다.

완전 아기 고양이는 아니지만, 아직 앳된 모습이 남아있는 귀여운 고양이.
배경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에서 이미 눈치챈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게임의 이야기는 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게임의 배경은 인간이 모두 사라지고, 로봇만이 존재하는 세상.

고양이가 된 덕분에 현실의 나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위치에서 세상을 볼 수 있었다.
이 게임이 처음으로 경험하는 오픈 월드 게임은 결코 아니지만, 생소한 뷰가 주는 묘한 불편함(?)이 있다.
게임의 완성도에서 오는 불편함이라기보다는, 뷰가 달라졌기 때문에 경험하게 되는 이질감 혹은 어색함이 있더라.
그래서 더욱 고양이가 되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다.

고양이가 된 만큼 여기저기에서 고양이가 할 법한 행동도 할 수 있다.
벽에 스크래치를 내기도 하고...

양탄자도 긁어주고...

사람... 아니 로봇들이 하는 놀이에 난입(?) 하기도 하고. ㅋㅋㅋ
아무도 날 막을 수 없다냥!!!
다행히 이 게임 속에 등장하는 로봇들은 모두 착하고 친절해서 이런 깽판에도 화를 내진 않는다.^^;;

하지만 시뮬레이터가 아닌 게임인 만큼(!), 고양이로 빙의해서 신세계를 관찰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고양이는, 아니 나는, 나름의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위해 여러 퍼즐들을 풀어야만 한다.

기본적으로 고양이다운 방법과 루트를 통해서 이동을 하고,


고양이스러운 방식 + 게임이기에 가능한 방식으로 다양한 길을 개척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앞서 소개한 고양이다운 행동들을 통해서 퍼즐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고양이스러운 사고(?)를 요구한다.

그렇게 하나씩 퍼즐을 풀어가면서 곳곳을 탐험하고, 이 세계에 대한 이해를 높여간다.
이 고우앵이는 똑똑하답니다. 나만큼요.


게임 속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장소들은 섬세하고 꼼꼼하게 디자인되어 있어서 단순히 돌아다니는 재미도 상당했다.
생소한 장소를 구경하는 여행자가 되는 기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게임 속 세계를 탐구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도?

그 와중에 여기저기 숨겨져 있는 상호작용을 통해서 힐링도 가능하고,
스팀판이었으면 업적이 되는 소소한 미션들도, 많지는 않지만, 즐길 수 있다.

그렇게 사이버펑크 장르의, 살짝(?) 어두컴컴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 잔잔한 분위기의 게임이냐 하면...

...
무슨 말씀을. ㅋ

스테이지 미션의 종류에 따라서는 이렇게 시뻘건 화면을 보게 된다.
화면의 글자를 뭐라고 읽는지는 모르겠지만, 의미는 분명하다. 게임 오버.-_-;

...
은근히 게임 피지컬을 요구한다.
이젠 이 정도 컨트롤도 쉽게 극복 못하는 나이가 되었구나...ㅠㅜ

뭐, 죽으면 다시 하면 되지...-ㅅ-;
기본적으로 퍼즐이 목적인 어드벤처 게임인 만큼, 그렇게 높은 수준의 컨트롤을 요구하는 건 아니다.
그냥 퍼즐만 풀면 너무 지루하니까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더 넣었다는 느낌?

아무튼 기본은 퍼즐이다.

퍼즐을 풀면서 게임 속 캐릭터들의 문제도 해결해주고...

덕분에 소소한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다양한 장소를 탐험하고...

위기를 극복하고...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게임이다.

퍼즐을 기본으로 하면서 스테이지마다 요구하는 능력치가 조금씩 다른데...

마지막에 다가가자 잠입 액션까지 수행해야 했다.

...
물론 내 경우에는 몇 번이고 다시 도전해야 했다...;;;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최후의 관문까지 모두 해결했고...

게임을 시작하면서 목표했던 마지막 지점에는 어떻게 다다를 수 있었다.^^;;
이 게임은 처음에 소개한 것처럼 고양이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지점이 가장 독특한 게임이다.
게임의 난이도는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닌 듯.
숨겨진 미션들이 몇 개 있지만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고,
게임 속 세계를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메모리를 수집하는 것에서 시간이 약간 소요되지만 어려운 편은 아니다.
나는 게임 속 등장인물들에게 모두 말을 걸고, 메모리 수집 때문에 같은 챕터를 몇 번이고 반복했음에도 11시간 정도에 클리어할 수 있었다.
나무 위키에서는 플레이 타임을 4~7시간, 앞의 유리달님 포스팅에는 10시간 정도라고 한 걸로 봐서 확실히 볼륨이 큰 게임은 아니다.
길지 않은 플레이 시간이 아쉬운 사람도 있겠지만, 예전만큼 게임에 투자할 시간이 부족한 내게는 오히려 적절한 볼륨이었다.^^;
고양이라는 생물과 그 생물의 특성을 너무나도 잘 구현한 게임 방식,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는 배경과 귀엽고 다양한 로봇 디자인까지 모두 만족스러웠던 게임.
개인적으로 아쉬운 지점은 이야기적인 측면이었는데,
이야기 측면에서 이 게임 만의 독특한 지점이나 깊이 있는 주제 의식은 없었다.
딱히 반전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거나 복잡한 구조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내 취향 때문인 듯.
골치 아픈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이 지점도 오히려 장점이 될 것 같다.
총평은 앨런 웨이크 이후에 정말 재미있게 즐긴 게임이다. ㅎㅎㅎ
엇... 앨런 웨이크...
당장 시작할 게임이 없으니... 이번에는 앨런 웨이크 2회 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