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꿈기록 - 2014년 2월 25일 아침에 기억난 꿈. 본문

머릿속 탐구/낙서

꿈기록 - 2014년 2월 25일 아침에 기억난 꿈.

☜피터팬☞ 2014. 2. 25. 14:20
반응형

보통 꿈을 잘 기억하는 편은 아니다.

고혜경의 나의 꿈 사용법이라는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꿈을 기억해보려고 자기 전에 다짐하고 자도 잘 기억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제는, 특별히 의식하지 않았는데도 꽤 생생한 꿈을 꿨다.

(저녁에 술을 좀 마셨는데 그게 원인인가..-_-;;)


꿈에서 나는 집이 생겼다. 내 집이라기보다는 우리집이라고 하는 편이 더 맞을 듯 하다.

내가 산 집이 아니고 부모님이 산 집이었으니까.

집은 아파트나 빌라가 아닌 1층짜리 단독 주택이었고, 요즘에는 보기 힘든 구식 주택이었다.

마루가 마당을 향해 틔여있었고, 안방은 마루와 마당으로 향하는 2개의 문이 있었다.

집의 전체적인 구조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집의 인상은 일일 드라마에 나오는 대가족이 사는 구식 집이라고 하면 비슷할 듯.

현실의 나는 집을 소유하는 것에 대해서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데, 꿈 속에서는 그렇게 기뻐하거나 하진 않았던 듯 하다.

내 집이 아니라 부모님 집이라서 그런 것일 지도 모르고, 집이 꽤나 오래된 느낌이라서 그런 것인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집이 생겼다는 사실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안정감과 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건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와 관련이 있으니 나중에 다시 설명하기로 하고...


현실에서는 부모님과 따로 떨어져 살고 있었는데 꿈에서는 다 같이 모여살고 있더라.

그런데 재미있는 건 나는 분명히 꿈속의 등장인물을 우리 가족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몇몇은 얼굴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고 생생하게 기억나는 가족들의 인상은 현실과는 차이가 많았다.

먼저 분명히 집에는 와이프가 있었는데 얼굴이 기억나질 않는다.

그리고 꿈의 마지막에 밥상에 둘러앉은 인물들 중 동생 내외로 짐작되는 인물들 또한 얼굴이 명확하질 않다.

그에 반해 조카 한결이는 훌쩍 커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처럼 보였다.

엄마는 지금보다 훨씬 둥글둥글한 인상에, 현실보다 훨~~~씬 더 통통했으며,

아버지는 좀 더 마르고 구부정한 자세에 별 인상없이 그저 웃고 계실 뿐이었는데,

지금 떠올려보면 현실의 아버지와 얼굴이 많이 달랐다. 하지만 꿈 속에서 난 그 분을 아버지라고 인식하고 있었지..-_-;


암튼, 꿈에서 나는 집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나와 와이프의 방 천장에서 물이 새고 있었다..;;

와이프는 방 안에 있었고 나는 밖에서 방을 보다가 물이 새는 것을 발견하고는 화가 나서 어머니를 찾아갔다.

어머니는 어딘가에 앉아계셨는데, 어머니를 발견하자 나는 집 천장에서 물이 새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듯이 '그러냐?'라고만 대꾸하셨고, 나는 계속해서 물이 샌다고만 이야기했다.

물이 새고 있으니 어떻게 해달라고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고 그냥 물이 샌다고 했던 것은,

물이 새는 이야기를 하면, 어머니가 무슨 조치를 취해주실 꺼라고 믿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머니는 당신이 앉아계신 자리에서 도무지 움직이실 생각이 없어보였고, 

나는 물이 새는 것과 그 사실에 별다른 행동을 보이시지 않는 어머니에게 짜증이 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어머니가 물이 새는 사실을 믿지 않으시는 걸로 생각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가전 제품이 다 망가져야 내가 말한 걸 알아들으시려나, 침대가 젖는데 어떻게 하나 등을 투덜댔다.

집에 다시 돌아오니 이제는 물이 새는 정도가 처음 봤을 때보다 훨씬 심해져 있었다.

처음에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숫제 천장에서 방바닥으로 물이 줄줄줄 흐르고 있었다.

마치 대야에 가득 찬 물이 대야 밖으로 흐르듯이 물은 그렇게 군데군데 천장에서 넘쳐 방바닥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물이 새는 이유가 그 때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집 바로 옆에, 파도 풀이라고 해야하나.. 어쨌든 물을 위에서 뿌리는 놀이 기구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집과 파도가 치기 시작하는 곳과는 거리는 좀 있었지만 그 사이엔 아무것도 없었고, 

파도치던 물이 끝나는 지점이 바로 우리 집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파도 풀에서 파도가 치면 물이 넘실대면서 우리집까지 밀려왔고, 그 때마다 물이 천정에서 흘러내렸다.

물은 계속 흐르고 있었는데 파도가 치면 물이 훨씬 더 많이 흘러내리는 것이다.

천장이 무슨 해안가인 마냥 파도에 따라서 물은 졸졸 떨어지다가 줄줄 떨어지다가를 반복했다.

도무지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다시 어머니를 찾아갔는데, 어머니는 처음 갔던 그 자리에 그대로 계셨다.

그런데 어머니는 그냥 앉아계셨던 것이 아니라 좌판을 벌리고 계신 것을 알게 됐다.

주변에 사람들이 둘러 있었는데 그 모습이 꼭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좌판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 의문이 생겼는데, 꿈 속에서도 난 어머니가 초등학교 교사라는 걸 알고 있었고,

초등학교 교사이신 어머니가 왜 좌판을 벌이신 것인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꿈 속에서는 막연하게 어머니가 정년 퇴임을 하시고 좌판을 하시는 건가.. 라고 생각만 하고 어머니께 직접 묻지는 않았다.

뭔가 어머니의 상황을 여쭙는게 어머니가 민망하실 것같다고 짐작했던 것 같다.

사람들 사이에 있는 어머니께 다가가 집에서 물이 철철 넘친다고 호들갑스럽게 이야기했고,

어머니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그깟 물이 새는 것에 뭐그러냐는 듯 시큰둥하시며 그제서야 마지못해 집으로 향하셨다.

그리고 집으로 가면서 나는 그 집을 얼마에 샀냐고 여쭈어봤는데 어머니는 덤덤하게 84억이라고 대답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난 후의 내 감정이 어땠더라..?

그런 구식 집 값이 터무니없어서 살짝 놀랐고, 그런 집을 84억에 판 집주인이 정말 매우 나쁜 놈이라고 욕을 좀 했던 것 같다.

막연히 아버지가 하셨건 어머니가 하셨건 잘 몰라서 사기를 당하셨다고 혼자 짐작을 하고는 부모님이 안쓰러웠다.

부모님께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기 위해서 집주인을 더 열심히 힐난했던 것 같다.

집을 산 84억이 어떻게 생긴 돈인지는 꿈에서 전혀 알지 못했는데, 

꿈 속에서도 난 우리집에 그런 큰 돈이 있을 꺼라고는 생각도 안 했고,

그래서 아마 퇴직금으로도 부족할 것이 분명한 그 돈을 메꾸기 위해 

어머니가 정년 퇴직 후에 좌판을 벌이신 것이라고 추측을 하게 됐다.

그런데 떠올려보면 그 때 감정이 그렇게 부정적이진 않았던 것 같다.

그냥 막연히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체념 비슷하지만 절망적이진 않은.. 

매우 긍정적인 느낌은 아니지만 부정적이지도 않은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천장에서 새는 물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천장 구조가 어떤 형태인지 고민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집 천장의 구조가 꽤 디테일하게 기억이 나는데, 나무 판자로 만들어진 천장과 지붕 기둥 구조가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렇게 집에 도착하니 안방에 식구들이 큰 상 주위에 밥을 먹을 것처럼 빙 둘러 앉아있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도 천장에서 물이 계속 흐르고 있었는지 어쨌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허름한 집은 그대로였으나 가족들이 다 모여있는 것이 무척 흐믓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 가족들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다.

대신 현실에서는 겨우 2살이 되어가는 조카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정도로 훌쩍 커서 앉아있었다.

그렇게 나이를 먹은 조카는 약간은 수줍어하고 예의를 차리며 나를 살짝 어색해하는 듯 했다.

가족들이 다 모이자 어서 아버지를 부르자고 가족들은 이야기했고, 나는 마당과 연결된 안방 문 앞에서 아버지를 불렀다.

아버지는 마당 한쪽에서 슥 하고 나타나셨는데.. 구부정한 자세에 숱이 좀 많은 회색빛 머리카락이 기억난다.

재미있는 건 현실의 아버지와 외모와 꿈 속의 아버지 외모가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나는 꿈 속에서 그 분을 아버지로 인식했다는 거다.

여튼 뭔가 조용한 미소를 띄우시며 뒷짐을 지고 구부정한 자세로 천천히 안방으로 향하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터무니없는 집값의 원인은 아버지 때문이고 그래서 의기소침해지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아버지에게 화가 나지는 않고 매우 안타깝고 안쓰러워서 기운차게 아버지께 안방으로 어서 들어오시라고 말했다.

마루에서 안방으로 들어가지 마시고 마당에서 안방으로 바로 들어가시라고 안방 문을 잡아 연 상태로 이야기를 했다.

다른 식구들은 모두 안방에 있었고, 나는 마당으로 통하는 안방 문을 잡고, 아버지는 마당에서 안방으로 향하고 계셨다.

그리고...

거기까지다. 내가 기억하는 꿈의 내용은.


고혜경의 나의 꿈 사용법에서 꿈은 내 정신적, 신체적 건강과 관련된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각각의 상징들은 내가 처한 상태에 대해서 암시하며 

꿈을 잘 들여다보면 내가 미처 몰랐던 내 심리 상태나 건강 상태 등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음.. 하지만 나는 아직 기초 지식이 많이 부족해서 이 꿈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해석하기엔 무리가 많은 듯 하다.

누군가에게 해석을 부탁하고 싶지만, 지금 내 주위에 이 꿈을 해석할 수 있는 분은 안 계신 것 같고..^^;;

그래도 혹시나 나중에라도 이 꿈의 내용을 잘 풀어줄 사람이 있으면 그 때 이야기하기 위해

어젯밤의 생생한 꿈을 열심히 생생하게 기록해봤다. 

최대한 가감없이, 남아있는 느낌 그대로.



그러고보니.. 예전에도 한번 생생한 꿈을 꾼 적이 있기는 한데... 그건 짧지만 강렬했지.

그 꿈도 나중에 시간나면 기록으로 남겨둬야지..ㅋ

반응형

'머릿속 탐구 > 낙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는 꿈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요.  (4) 2014.10.28
음... 일단 감사합니다.  (0) 2014.09.15
참 쉽지 않은 일.  (0) 2013.12.05
D+115  (2) 2013.08.20
건프라를 좋아한다면 방문해볼만한 사이트  (0) 2013.05.15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