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2003년 1월 6일 미션 임파서블!! 본문

머릿속 탐구/낙서

2003년 1월 6일 미션 임파서블!!

☜피터팬☞ 2003. 1. 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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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이번 주 토요일까지.. 동아리 후배가 제작하는 영화에.. 스탭으로 참여하게되었다..'-'
(아무래도 영화 동아리인지라..'-';; 별로 대단할 건 없다..)
스탭이라고 해봤자.. 내가 하는 일은..잡부..-ㅂ-;;;
허허허허~

아무튼...'-'
오늘 찍는 장면은
주변은 온통 암흑이고 살포시 눈은 오는데(당연히 스프레이)
주인공 여자는 무릎을 꿇고 한 줄기의 빛을 받으며 기도하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에서 중요한 암실을 만들기 위해서.. 자연과학관 대회의실을 빌렸다..
처음에 잘 몰라서.. 회의실만 빌리면 그 안에 있는 조명과 기계장치들을 모두 쓸 수 있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관리아저씨들한테 사정사정해서 겨우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불을 아무리 꺼도, 조명을 아무리 손봐도 영 분위기가 안 나서 결국 대회의실 무대 천막을 내리기로 했다..

아마도 연극이나 뮤지컬, 혹은 음악회등을 TV에서라도 구경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왜, 무대 위에 관객과 연주자 혹은 배우 들을 분리하는 천막이 있지않은가.
(일명 '막'이라고 불리는.. 대단원 후에 내려오는 거대한 커튼말이다..)

우리학교 대회의실에도 그게 있었다.
그리고 그걸 바닥까지 내린후에 나름대로 썩 괜찮은 상황에서 촬영을 끝마쳤다.
그리고 시간은 4시 40분 정도...
일단 내려진 막을 다시 올리기로 했다. 어차피 막이나 조명을 다룰 수 있는 기계실은 5시까지 밖에 빌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4 : 44 p.m.

천천히 막이 올라가는데.. 사건은 터지고 말았다..'-'

막을 유심히 보면 아주 예쁜(?) 물결 무늬로 접혀있다는 것을 모두들 알 것이다.
그렇게 만들 수 있는 이유는...
막에 일정한 간격으로 세로 방향으로 링이 죽 박혀있다.
그리고 도르레에 묶여있는 와이어가 그 링을 통과하고 그 와이어 끝에는 모래주머니가 달려있다.
막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모래주머니가 링을 하나씩 위로 올리고 그게 젤 꼭대기 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막은 와이어와 링으로 인해 일정한 간격으로 잘 접히게 되는 것이고..

그런데... 바로 그.. 모래주머니가 어딘가에 걸리면서 툭하고 와이어가 끊어졌다!!!;ㅁ;
허걱!!!
게다가 그 와이어가 통과했을 링들도 모두 산산히 흩어지고..'-';
잠시 후면 아저씨가 올 시간...-_-;;

5 : 04 p.m.

나와 상은형이 결국 무대 천정 위(!!)로 올라가기로 결정하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올라가보니 겨우 앉아서 허리를 세울 정도의 공간에...
무대의 막을 조절하는 와이어는 어쩐 일인지 완전히 뒤엉켜있었다..-_-;;;

나와 상은 형은 갖은 고생을 하며 그 와이어들을 전부 정리해줬고..
(덕분에 내 손은 아직도 아프다..-_-;; 모래주머니달린 와이어는.. 정말 살인 무기다..)
겨우겨우 끊어진 와이어를 찾아내어 아래로 내려뜨렸다.

그리고 아래쪽에선 또 아래쪽대로 흩어진 링들을 찾고,
그 링들을 막에 꿰매느라고 고생하고..-_-;; 모래주머니의 무게를 다시 맞추기 위해 별별짓을 다 하고 있었다.

결국 링을 다시 달고, 와이어가 링을 모두 통과했다!!

  5 : 32 p.m.

이제는 모래주머니만 다시 달면.. 누군가 모래주머니의 모양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기 전에는 완벽하게 작동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아아~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이냐...!!!!
(난 오늘에야 이 말을 진심으로 실감한다..-_-)
관리인 아저씨가 바로 그 순간 회의실로 들어온 것이다!!!
우리는 모두 흠칫! 놀랄 수 밖에 없었다..;ㅁ;
무대 천장에 있던 상은 형과 나는 숨을 죽이며 아래쪽의 상황을 주시할 수 밖에 없었고,
모래주머니를 달려고 준비하고 있던 효일이는 황급히 모래주머니를 감춰야했다..
게다가 무대 막을 내렸다고 성질내는 상황이라니..-_-;;

허허허허..-ㅂ-;;;;;

5 : 37 p.m.

아저씨는 막을 올린 후에 기계실을 잠그고 퇴근하신다고 하셨고...;ㅁ;
안 된다고도 할 수 없는 우리는...-_-;;;
그냥.. 그 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그 순간을...
무대의 막이 서서히 올라가는 그 순간을...
그러면서 애써 끼워넣은 와이어가 링에서 빠지는 그 순간을...
숨죽여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우리가 끊어먹은 와이어가 무대에 살짝 가려져서 관리인아저씨는 와이어가 끊어진 줄은 모르는 것 같았다..
-_-;;;;;
하지만 우리는 무대 막의 끝부분이 다른 부분과 함께 올라가지 않는 것을 숨죽여 바라보며..
효일은 무대의 사각지대에 숨어서 관리인 아저씨가 끝까지 눈치채지 못하도록 막을 들고 한참을 벌을 서야만 했다..-ㅂ-;;

5 : 40 p.m.

아무튼...'-';
결과적으로..-_-
결국 무대의 막은 올라가고..
막을 내릴 수 있는 기계실은 잠기고..
상은형과 나는 아저씨가 나갈 때까지 숨죽여 기다리고...
(아저씨가 무대 아래에 와서 화를 낼 때는 혹시나 우리가 보일까 가슴이 두근거렸다..'-')
기껏 내려뜨린 와이어는 다시금 올라와버렸다.

간단한 뒷처리를 하고 다시 내려올 수 밖에 없었긴 했지만..
정말이지 10분..아니 5분의 시간만 더 있었어도 그렇게 숨죽이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ㅁ;
아.. 운명의 장난이여..-_-;; 우리의 노력은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이었단 말이냐!!

쩝...
아무튼.. 덕분에..
촬영한 시간만큼 우리는 미션을 수행할 수 밖에 없었다...'-';;
ㅋㅋㅋ
첫날부터 사고많은 촬영이었지만.. 내일은 좀 나아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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