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담배를 피우러 나가기 위해 문을 연다. 밖에 나가서야 담배가 점퍼가 아닌 웃옷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점퍼 지퍼를 닫은 걸 후회한다. 담배를 한 대 물고서 하늘을 보니 캄캄한 밤에 달 하나만 덩그마니 놓여있다는 걸 안다. 아직 이른 밤이라서 일까. 왜 하늘엔 별 하나 없이 달만 보일까. 그것도 달빛조차 보이지않아 초라해 보이기까지한 달만. 많은 친구들이 온 것은 아니었다. 연중 행사 중에 하나로 언제나 그래왔듯 만난 대학 동기녀석들. 언젠가부터 대학 동기 모임에는 곧 결혼할 여자친구나 동기들 사이에서 익숙한 여자친구를 데려오는 것이 당연해져 버렸다. 오늘은 세 커플. 그 중 한 커플은 내년에 결혼한다고 동기 모임을 통해 청첩장을 돌리기 시작했다. 나는 진심으로 그들을 축하했다. 내 친구와 그의 아내가 ..
최근까지 나는 일본 괴담 작가인 쿄고쿠 나츠히코의 '우부메의 여름'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고, 그 탄력을 받아서 리차드 매이슨의 '나는 전설이다'에 접근했지만, 생각만큼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책 후반의 단편을 스킵하고 넘어갔다. 그리고 오늘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을 집어들었는데... 아직 그다지 큰 흡입력을 찾아내지 못하고 뜻뜨미지근한 상태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부메의 여름'이 가진 분위기에 너무 심취해있었던 것 같다. 그 책의 경우 불가해한 일들을 현상학적,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면서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나름의 기준을 제시하는 추리 소설 형식의 책이었는데, 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해야했다. 그러다가 리차드 매이슨의 생각보다 가벼운 공포..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아도 몇가지가 순식간에 떠오른다. 꿈을 이루는 것도 어렵고, 자기 자신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고, 하여간에 어려운 것은 엄청나게 많지만, 그 어려운 것들 중에 하나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들과 맺어가는 '관계'다.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관계'가 어려운 것은 그것이 단순히 나 하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른 힘든 것들에 비해서 내가 노력해야할 몫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이 '관계'라는 것은 나의 행동을 상대방이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무척 중요하기 때문에 단순히 내가 잘한다고 해서 모든 '관계'가 좋아지거나 원만해 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중요한 원칙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상..
대학 동기 중에 별난 녀석들은 꼭 하나씩 있기 마련이다. 그게 어떤 식으로든 별난 녀석들말이다. 뭐, 누군가의 눈에는 나도 별난 녀석 중에 하나일런 지도 모르겠다. 암튼, 그런 별난 대학 동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녀석의 별난 부분에 대해 말해보자면 대충 이렇다. 토목과를 다니면서 사시를 준비하는 친구.'-' 나름대로 이 친구와 이야기할 일이 많았는데, 생각하는게 참 멋지다. 외국의 경우에는 다른 전공을 가지면서 사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사람들은 자신의 전공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가지고 그 분야의 법적 자문을 하거나 법적인 처리를 맡아준단다. 그 분야에 대해 전혀 문외한인 사람보다 매리트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 친구는 여기까지 생각하고 사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 동기들이 집행부를 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