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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 - 지식의 역사 [찰스 반 도렌]

☜피터팬☞ 2005. 7. 1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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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논문을 대신해서 읽게 된 책... A History of Knowledge...
원래대로였다면... 아마 영어로 된 원문을 읽었어야 했겠지만..
시간에 쫓기고 실력이 딸리다보니...-ㅂ-;;;
우여곡절 끝에 번역본을 찾아내어 읽게 되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생활을 이루는 것들은 그 어느 하나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없다.
우리가 밥을 먹는 것부터 이 사회를 조직하고 있는 정치 체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우리의 앞선 세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고,
그 안에서 치열한 도전과 노력을 통해서 일궈낸 것들이다.
그러한 것들을 우리는 우리의 지식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고,
이 지식을 이루고 있는 것들의 면면은 다른 종들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인간만의 독특한 것이다.
특히나 그 지식의 축적과 발전에 있어서 말이지.

이 책은 현대 사회를 이루고 있는 많은 부분의 문화와 제도, 과학이나 기술 등에 대한 역사를 다루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문화, 제도, 과학, 기술 등등을 모두 포괄적 의미에서 지식이라고 칭할 때
우리는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지식의 발전 과정과 그 속에 담겨있는 인간의 치열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과학과 철학은 르네상스를 거쳐 근대의 형성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고,
고대부터 고민된 인간의 통치 체제에 대한 여러 시도는 중세의 신정 정치를 거쳐 근대의 시민 혁명을 통해 많은 부분을 이뤄냈다.
또한 근대부터 폭발적으로 발전된 과학은 이제 앞으로 오게 될 시대에 많은 것을 결정하게 될 정도의 힘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내 스스로 판단하기에 이 책이 가진 한계는 20세기 후반부의 저작이라는 것으로 정의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이 씌여진 것이 실제로 1990년.
지금의 2005년이라는 것과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것이 변하고 바뀌었으며, 수많은 사건들이 있었나를 고려해본다면
이 책이 가진 한계는 아마 굳이 이 책을 읽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저자의 생각은 1990년 즈음의 사고와 사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을 뿐, 그 이상의 기지를 발휘하지는 못한다.
(물론 역사라는 것이 그리 예측하기 쉽지 않은 것임을 고려한다면 그래도 대단한 책이라고 할 수는 있겠다.)
과학의 위대함에 초점을 맞추어 과학에 의한 미래를 예측하고, 서양 중심의 세계관을 가진 저자에게는,
현대 사회가 가지고 있는 철학의 부재와 과학적 발전이 인류에게 던지고 있는 새로운 위협과 인간성 상실, 그리고 아시아의 부상과 그 역할에 대해서는 생각할 수 없는 영역이었던 것 같다.
이것은 이 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약점이 될 것이다. 단편적인, 혹은 맹목적인 시선을 가진 저자의 문제점이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현대 사회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부분에 대한 그 발자취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되려 씁쓸함을 안겨주기도 하는데, 그것은 이 책이 철저하게 서양 중심의 역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흐름은 유럽 대륙을 중심으로 서술되고 있고, 그 이외의 지역은 철저하게 무시되고 있다고 봐도 좋다.
그러나 그런 저자의 관점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현대 사회의 지식에 대해서 설명이 가능하다.
(물론 똑같은 이유로 저자는 미래에 대해 제대로 된 예측을 할 수 없었지만....)
그것은 그만큼 아시아는 현대라는 시대의 구성에 있어서 주도적이지 못하였으며, 그 흐름에 편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유럽의 흐름에 아시아와 제 3세계가 미친 영향이 완전히 없을 수는 없을 것이며,
단지 저자의 관점과 주된 초점이 유럽에 맞춰져있었기에 그만큼 다른 세계가 배제된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기는 하다.
그러나 우리가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부분에 있어서 서양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뭐, 시간은 흐르고 역사는 움직인다.
서양 중심과 과학 중심의 저자의 예측은 점점 더 틀어지고 있으며, 인류는 지금 방향을 잃고 방황 중이다.
지식의 역사라는 책이 서양 중심의 책이 되었음에도 전혀 이질적이지 않은 이 시대의 아시아인, 그리고 한국인.
우리가 해야할 일은 이러한 지식의 흐름의 중심을 아시아와 우리 쪽으로 돌려놓는 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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