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2004년 4월 29일 목요일 날씨 맑음. 선원들이여. 본문

일기

2004년 4월 29일 목요일 날씨 맑음. 선원들이여.

☜피터팬☞ 2004. 4. 29. 23:26
반응형

그대들에게 무척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단지 나 혼자만의 욕심으로 그대들에게 편안한 휴식을 주지 못한 점.
흔들거리는 배 위가 아닌 푹신한 침대에서 잘 수 있는 기회를 빼앗은 점.
항구를 눈 앞에 두고 계속 앞바다에서 기항을 해 그대들의 아쉬움을 더 크게 한 점.
일일이 열거하면 전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안한 일이 많구나.

하지만.
그래도 그대들은 날 이해해주리라고 믿는다.
그런 찜찜한 상태에서 항해를 마무리지을 수는 없는 일 아니었겠는가!
그렇게 미련을 남겨버린 항해를 뒤로 하고 우리는 즐겁게 웃을 수 있었을까?
앞으로의 어느 한 날에서라도 우리는 그 일을 떠올리고 괴로워하진 않게 될까?
모든 것이 제대로 끝마쳐지는 경우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의 것을 잃은 채로 끝을 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잖은가!
게다가 그것이 이번 항해의 성공여부를 뒤집어 엎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을 때는 더더욱!!

허나.
이제는 더 기다릴 수 없다.
그대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지 못하고 다시 알 수 없는 미지의 바다로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무척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보라.
이번의 바다는 지금의 바다와는 틀리다.
적어도 이번의 바다는 계속되는 폭풍과 풍랑만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컴컴한 바다의 어둠 속에서 실낱같은 빛만을 의지하면서..
때로는 그것도 없어 단지 우리의 운을 하늘에 맡기고 키를 잡는 그런 일은 이제 더 이상 많지 않을 것이다.
지난 번의 항해를 통해 나 역시도 많은 것을 배웠으니..
이제 똑같은 과오로 그대들을 괴롭히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벌써부터 우리는 즐거운 징조를 몇 개나 발견하지 않았더냐.
이번 항해의 끝에서도 아무 수확도 없이 허탈한 기분으로 다시 항구로 돌아오게 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지난 번의 항해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서로에게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자. 닻을 올려라!!
돛을 내리고 바람을 받아 바다로 나아가자!
지금은 충분히 출항하기에 좋은 날씨다!
그대들의 심장이 미지의 바다가 부르는 소리에 맞추어 힘차게 고동치는 소리가 내게도 들리는 듯 하다.
나가자. 새로운 바다로. 이번의 바다에서는 더 많은 것을 찾아보자.
지난 번과 같은 악조건이 아닌 만큼,
더더욱 우리의 임무에 충실하자!
이번의 바다에도 아무것도 없다면, 또 다른 바다를 찾아가면 되는 것이다.
새로운 바다.
끝없는 항해.
그대들의 힘을, 역량을,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곳.

용기를 가져라.
끈기와 인내를 가져라.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말고, 최악의 상황이 될 때까지 절대 물러서지 말자.

새로운 바다로, 미지의 바다로.. 아직 아무것도 발견된 적이 없는 바다로 가자!!!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