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레고 MOC] AW-09 (자작) 본문
레고를 하게 된 최우선의 목적은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연히 몇몇 해외 창작 작품들과 국내 창작 작품들을 보고 가슴 속에 무엇이 확~!! 하고 타올랐던 것.
아주 길게 지속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당시 밥을 굶어가며 레고를 하나씩 구매해 나만의 창작물을 만들었었다.
(그런데 왜 이 홈피에 포스팅을 하지 않았던 걸까...-_-;)
그 열정에 대한 두번째 결과물이자, 최고의 결과물이 지금부터 보여줄 2009년 11월에 탄생한 AW-09이다.
당시 카페 창작사진방에 한달 정도 베스트로 걸려있게 해준 모델이기도 했고,
지금 다시 뜯어봐도 정말 약을 빨고 만들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그런 내 능력 이상의 작품이다...-ㅂ-;;
AW는 Advanced Worker의 약자로 어쩐지 패트레이버 식의 작명 센스를 발휘했던 듯.^^;;
그런데 왜 09였던 걸까... 01~08까지는 대체......... 창작자도 알 수 없는 설정이 되어버렸다...;;;
이래서 바로바로 기록을 해두는 습관을 들여야..;;
사진은 누르면 조금은 커진다.^^
어쨌든, 전신상을 필두로 리뷰 시작~!!
이 창작품의 여러 시도 중 하나는, 당시 슬슬 고개를 들기 시작하던 건프라를 대체할 수 있는 레고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기존 제품을 디자인적으로나 가동성적으로 내 마음에 드는 수준으로 개조할 실력은 되지 않았으니,
아예 레고로 내 마음에 드는 로봇을 만들어버리려는 것이 이 작업이 가지고 있던 하나의 지향점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 미리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다른 식의 제품으로 나오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
풀어서 설명하자면, 레고는 레고만의 장점이, 그리고 건프라는 건프라만의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지금 난 건프라는 건프라대로, 레고는 레고대로 즐기는... 잡식성의 오덕이 되어있...-ㅂ-;;)
크기 비교를 위해 100원 짜리 동전을 손에 들고서.
AW-09의 경우 내가 일반적으로 구입하는 MG 건프라들(18~20cm 정도)보다 훨씬 큰 사이즈이다.
어느 정도 디자인적인 부분도 살리면서 나름의 가동성도 확보하기 위해서 일정 정도의 크기는 필수다.
일단 전체적인 부분을 보기 위해 조금 지겹더라도(^^;;) 돌려가며 찍은 사진으로 정면부터 후면까지 감상.
전체적으로 흰색과 짙은 붉은 색으로 깔끔한 느낌을 내보려고 했다.
나름 내부 프레임이라고 부를 부분들도 존재하는데, 그 부분은 회색 계통의 부품을 사용했다.
레고에서는 꼭 필요하다고 할 수는 없는 내부프레임을 만든 건 건프라의 MG가 참고 모델이라는 걸 상기시켜준다.
몇몇 사진은 새로 안 찍고 이전에 카페에 올렸던 사진들로 채워넣었다.
(사실 사진을 찍고 보니 못찍은 부분들이 뒤늦게 떠올랐지만 귀찮아서 그냥 옛 사진들을 가져다 쓴 것 뿐..;;)
암튼 당시 약을 빨고 만들었던 것이 분명하다는 의심을 하게 만드는 부위 중 하나인 백팩과 라이플.
정말 몇 개 안 되는 부품들로 제법 그럴듯한 모양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지금 봐도 저걸 어떻게 구상해냈을까 싶은 다리 부분이다.
가운데 사진처럼 종아리 뒷부분에는 부스터를 전개할 수 있고 보통은 왼쪽 사진처럼 접어둔다.
왜 자꾸 약을 빨았다고 이야기하냐면, 이 이후로는 도무지 저런 건 만들어낼 수가 없기 때문..;;
아마 이걸 만들 때는 내가 내가 아니었던 것이 분명하다...;;
리뷰를 쓰면서 생각해보면, AW-09를 만들었던 시점이 반다이 MG 잉그램을 만들고 났던 이후인데,
디자인적인 부분에서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그 대표적인 부분 중 하나인 머리.
MG 잉그램의 사진을 달롱넷에서 퍼왔다. 전체적인 느낌이 거의 흡사하다..^^;;
머리 뿐만 아니라 위에서 흡족해하던 다리도 색 배치등은 전혀 다르지만 전체적인 형상은 잉그램과 많이 닮아있다.
어릴 때부터 나는 잉그램의 디자인이 꽤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
의도적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AW-09는 프로포션이 늘씬 할 뿐 잉그램과 비슷해보이는 구석이 많다.
형상에 대해서는 대충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이제 이 레고의 또다른 목적이었던 가동성을 살펴보자.
어깨는 회전을 시키지 않은 상태로 저 정도로 올라간다.
많이 올라간다고 할 수는 없는데, 어깨 장갑 디자인을 헤치지 않는 상태로는 저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어깨 고정 부품이 자유롭게 회전하기 때문에 어깨가 앞으로 조금은 나오게 할 수도 있다.
확실히 건프라의 가동성을 따라하기 위해 고민했던 흔적이 엿보인다..^^;;
설계상으로는 뒤로도 회전이 가능한데, 백팩에 걸려서 실제로 뒤로는 거의 회전이 안 된다는 것이 함정..-ㅂ-;;
팔을 구부려 본 모습.
역시 설계상의 문제로 90도 정도 꺾이는 것이 전부이다.
건프라의 경우 이중 관절로 팔의 가동성을 높이는데, 레고에서 이중 관절을 적용하기에는 AW-09가 그리 크지 않았다.
결국 디자인을 헤치지 않으면서 확보할 수 있는 최대의 가동성은 90도라고 생각하고 적용한 팔이다.
손의 경우, 손가락은 좌우 각각 4개로 인간의 5개 손가락과는 차이가 좀 있지만,
역시 레고 부품의 한계로 완전히 그럴듯하게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다만 가동성에 대해서는 나름 많이 고민을 했던 터라 꽤 풍부한 표정을 연출할 수 있다.
지금이야 MG 사이즈에서도 전마디 손가락 가동이 가능하지만,
2009년 기준으로 보면 건프라 수준의 손가락 가동을 보여주는 AW-09 되시겠다.
물론 저 설계는 나만의 독창적인 것은 아니고 이미 많은 사람이 보여줬던 손 설계.
잉그램과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은 아무래도 스커트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잉그램은 스커트가 없지만 AW-09의 경우에는 앞, 뒤, 옆 모든 방향에 스커트가 있는데....
이건 빈약한 고관절을 좀 감추기 위한 꼼수의 의미도 들어있다..^^;;;
고관절에 적용할 단 하나의 부품을 구하기 위해 스타워즈 제품을 몇 만원을 주고 구입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레고도 인터넷에서 부품 하나씩만 판다는 것을 몰랐던 터라 낭비가 좀 심했었다...ㅠㅜ
어쨌든 겨우 부품은 구했지만, 레고의 결합력의 한계로 인해, 고관절을 본드칠해서 결합하는 무리수를 뒀다.....ㅠㅜ
이 창작품의 비밀(이젠 아니지만..ㅋㅋ)이기도 한데.. 가동을 하지 않는다면 사실 본드칠까지는 필요없었다.
당시 내가 알던 레고 부품들로 수직 및 수평 회전이 가능하고 좌우로 고관절을 벌리려는 기믹을 넣기 위한 설계였는데,
가동성에 대한 설계 자체는 문제가 없었지만, 역시 크기로 인한 내구성과 고정성이에서 문제가 생겼다.
어쨌든 그렇게 확보한 가동성을 보면...
좌우로는 좍좍 벌어져주고...
무릎앉아도 나름 매우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는 꽤 마음에 드는 가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렇게 확보한 가동성으로 연출한 포즈는 이전에 카페에서 올렸던 사진을 위주로 해서 올려보았다.
선명하게 보이도록 보정을 했더니 노이즈가 좀 심해져서 보기가 힘든 부분이 많다는 것에 미리 양해를 구한다..ㅠㅜ
레고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만든 AW-09는 여러가지 면에서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레고 특유의 블록이 거의 보이지 않으면서 나름대로 세련되고 깔끔한 디자인과
당시의 프라모델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은 수준의 가동성을 확보한 설계는 내 나름의 자신감을 주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변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전성기가 오자마자 바로 슬럼프에 빠져들긴 했지만...;;
그 슬럼프는 아직도 이어져서 레고 부품을 가끔 뒤적거리지만 그다지 쓸만한 건 건져내지 못하고 있다..ㅠㅜ
덕분에 그 이후로는 다시 건프라에 푹 빠져들었고, 레고보다 건프라가 싸다는 걸 깨닳았다는 후문이... 쿨럭.
전부터 이 녀석과 관련된 포스팅을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미루고 있었는데, 뒤늦게 서둘러 포스팅을 하는 이유가 있다.
앞서도 말했듯이 내 스스로 생각해도 꽤 대견한 설계를 이루기도 했지만,
레고의 내고성과 고정성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 모델은 많은 부위가 낙지 관절이다.
특히 고관절과 발목 등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서 자세를 잡아줄 때면 위태위태한 것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심지어 큰 무게를 받지 않는 팔도 무기를 들려주기에는 그다지 적합한 강도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관절에 적용한 T형 부품의 고정성은 AW-09의 절반 정도 되는 크기의 로봇에 적합한 수준이었고,
디자인을 헤치지 않으면서 고정성을 확보할 방안을 가끔 떠올려보았지만, 슬럼프의 나에게 그런 건 생기기지 않았다.
그러던 중 레고 히어로 팩토리의 부품을 적용하면 충분한 가동성과 고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은 새로운 관절을 적용하기 위해서 부품을 확보해둔 상태이다.
하지만 가난한 콜렉터인만큼, AW-09를 그대로 두고 똑같은 걸 또 만들어서 업그레이드를 하는 건 불가능하고...
결국 두 번 다시 가능할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AW-09를 희생시켜서 AW-10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비싼 레고보다 훨씬 더 비싼 아이언맨 슈트를 전부 가지고 있는 토니 스타크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ㅠㅜ)
가능하다면 지금 모델의 곳곳에 숨어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전부 여기에 옮겨놓고 싶었지만...
귀찮기도 하고... 이 정도 리뷰만으로도 시간을 충분히 많이 잡아먹기도 하고... 마나님이 무서운 건 아니고...;;;
그리고 무엇보다 나머지 아이디어는....
LDD라고 하는 레고 디자인 캐드에 담아놓았기 때문에 리뷰로 설계의 모든 것을 남길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아직 발부분과 백팩을 만들어서 적용하진 않았지만, 큼지막한 부분은 다 옮겨두었다.
그런데 옮기면서 보니 내 창작에는 레고 설계자들도 생각하지 않은 방식의 사파적(?) 아이디어가 좀 들어갔던 듯...;;
덕분에 LDD로는 실제의 AW-09와 살짝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
어쨌든... 이제 AW-09를 넘어 AW-10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09 때만큼의 획기적이고 신선한 결과물보다 좀 더 안정적인 10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부담도 좀 적다.
그리고 그게 성공하면 그 때는 다시 새로운 창작물에 대한 도전도 좀 편안하게 시작할 수 있을 꺼라는 기대도 있다.
암튼.. 오랜만에 다시 레고 창작이다.
내 스스로에 대한 작은 만족을 위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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