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록키 산맥에 자리잡은 작은 마을 '도그빌' 그곳은 이웃집에 숫가락이 몇 개인지까지 알 정도로 아주 작고 작은 마을이었다. 그곳에 갱들에게 쫓기는 '그레이스'가 숨어들어오고,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2주간 지켜본 후에 그녀를 계속해서 숨겨주며 함께 살기로 한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모든 것은 조금씩 어그러지기 시작하고...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을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그의 영화 중에 내가 본 것이 '킹덤'과 '도그빌'밖에 없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그의 영화를 보기 위해서 나는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한 후배는 내게 이 영화는 결코 지루하지 않은 영화라고 했지만, 지루한 것과는 별개로 너무나 질질 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자, 이제 그것에 관해 하나씩 이야기해보자. ..
현대 작가들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를 말하라고 한다면, 아마 약간의 고민을 곁들인 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밀란 쿤데라, 주제 사라마구 정도가 아닐까?' 밀란 쿤데라가 사랑이라는 주제로 집요하게 나를 물고늘어졌다면, 주제 사라마구는 이 세상과 거기서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문제를 끊임없이 던져왔다. 시내의 중심가에서 떨어진 지역에 살고 있는 도공 시프리아노 알고르. 그는 딸 마르타와 함께 도자기를 구워서 센터에 납품하는 것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또한 그 센터에는 자신의 사위가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센터에서는 그에게 더 이상 소비자들이 그의 물건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센터에 도자기를 납품하는 것을 중지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3대에 걸쳐 도공으로 살아온 그는 큰 충격을 받지만, 딸과..
인간에 대해 탐구한 책은 많이 있다. 심리적으로, 생물학적으로, 화학적으로, 문학적으로, 철학적으로. 그토록 많은 이야기가 나와있어도, 우리는 이 이야기가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이라는 존재 하나를 파악하는 것은 그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너무 아쉬워하지는 말자. 아직 우리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을 지언정, 지금까지 인간에 대해 고찰하고 고뇌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 나름대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니까.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역시 그렇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단어가 있었다. '기만' 그렇다. 인간은 기만적인 존재이다. 인간은 자신의 기준으로 세상을 판단하고 바라보며, 살아가려한다. (그것은 신념..
어느 날 갑자기, 한 남자의 눈이 멀어버린다. 그것을 기점으로 하여, 이 정체불명의 '실명'은 전염병처럼 모든 사람에게 번져간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 우리의 일상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정상적'이라고 부르는 것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만들어진다. 우리가 가장 기본적이고 당연시하게 받아들이는 모든 '가치'들 역시도 우리가 '정상적'이라는 측면에서만 받아들여진다. '인간다움', '존엄', '희생', '사랑', '도덕성' 등등. -이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표현을 과연 써도 된다면)베푸는 자들의 기준에서 말하여지는 것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 침범될 수 없고, 침범해서도 안 되는 것이며, 너무 뻔해서 초등학생조차 이해할 수 있다고 믿어지는 모든 것들이 사실 기만이라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