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소설 - 부활 [톨스토이] 본문

감상과 비평/책

소설 - 부활 [톨스토이]

☜피터팬☞ 2002. 11. 1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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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책을 선택했을까?
글쎄 꼭 꼬집어서 말할 수는 없다.
언젠가부터 네임벨류를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나로써는.. 어느정도 이름이 있는 작가의 작품을 읽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러시아의 두 거장,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를 사이에 두고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톨스토이의 부활인지는 지금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명작이라는 것은 지금도 변함없는 생각이다.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것이라고 했다.
네플류도프는 순수했던 젊은 시절 고모댁에서 일하던 카츄샤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그 후에 다시 고모댁을 방문했을 때 그는 더 이상 순수한 젊은이가 아니었다.
호화롭고 방탕한 생활에 물들어있던 그는 결국 카츄샤를 범하고 그냥 떠난다.
그 후로 카츄샤는 여러곳을 전전하다 결국 창녀가 되고, 그러던 중 살인사건에 휘말려 누명을 쓰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 배심원으로 참석하게 된 네플류도프는 그녀를 알아보고 그녀를 도와주려 성심성의껏 돕는다.
하지만 여전히 네플류도프를 사랑하던 카츄샤는 그를 자유롭게 놓아주고,
한편 네플류도프는 그녀로 인해 감옥에 대한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일들을 알게되면서 이 일에 대해 심히 고뇌하다가 종교를 통해 그 해결책을 찾는다.....
계략적인 줄거리이다. 내가 이 책에서 꼭 말하고 싶은 것들은 다 말했다.

이 이야기는 그냥 겉만 훑어본다면 사실 한 남자가 잊었던 자신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시 찾고자 하는 과정이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로맨스인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은 그렇지않다.
이것이 내가 최근에 소위 거장이라는 사람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다.
그는 한가지의 이야기속에서 다른 몇가지의 이야기를 동시에 펼친다.
그리고 그것은 때로 오히려 주제에 더 가깝기도 하다.
작가는 로맨스라는 형식을 빌려서 그 당시의 사회를 까발리고 있는 것이다.

그 작품 속에서는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그들의 묘사는 생생해서 정말 있는 인물인양 느껴지며,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인간상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것은 작품을 더욱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실로 작가의 엄청난 능력에 경의를 표할 뿐이다.

처음에 난 네플류도프와 카츄샤의 사랑 이야기에 더 관심이 쏠렸다.
사실 초반부에는 그 이야기만이 나온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작가가 말하는 사회의 부조리가 더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귀족들의 향락적인 생활.
쾌락과 유희만을 즐기며,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 작품 속에서 그런 것들은 너무나도 잘 묘사가 되어진다.
내가 이것에 대해 몸서리를 쳤던 것은,
판사들이 카츄샤에 대해 재판을 할 때 그들은 재판보다는,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그 중요한 재판보다는 자신의 사적인 일에 마음을 쓰면서 정작 재판에는 소홀했던 모습이었다.
겉으로는 절대 그렇게 보이지 않았겠지만..-_-;;
뭐, 인간이라면 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런 생각 자체가 이미 부조리한 사회를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니..
특히나 다른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그 중요한 자리에서!!

관료들이라 불리는 이들은 지배체제라는 구조 속에서 아무 도덕적 갈등이나 양심의 가책없이 다른 인간들을 무자비하게 다룬다.
그들의 지성이나, 감성이 메말라서라기 보다는 그 구조 자체가, 그들이 몸 담고 있는 그 직책에 더 충실하면 할 수록 더욱 그 사람을 인정머리 없게 만드는 것이며,
그들은 단지 자신의 소임을 충실히 한다는 생각만을 할 뿐 그것이 가지는 비인간적 행위에서는 사회구조을 통해 책임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감옥의 소장은 감옥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일한다.
이것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질서를 유지한다는 명목하에서 죄없는 딸과 어머니의 면회시간은 한정되어 그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떨어지지 않는 손을 놓고,
이송되어지는 죄수들은 뙤약볕 아래에서 걷다가 몸이 약한 이들은 일사병으로 죽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통제하는 이들은 단지 규칙에 의해서, 명령에 의해서 그렇게 한 것일 뿐, 당하는 사람들의 그 어떤 피해에도 도덕적, 법적 책임은 없는 것이다.
위에서의 명령에 의해서 우리는 행했을 뿐이고, 그로 인한 어쩔 수 없는 피해는 우리가 의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에게 직접적인 책임은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계신 분들은 자신의 모든 명령은 나라를 위해, 조국을 위해 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 갈등도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그들은 그런 것들로 훈장을 달고 나라에서 녹읍을 받으며 살고 있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일이란 말인가!!!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우리에게 묻는다.
과연 누가 누구의 죄를 추궁할 수 있고, 사할 수 있단 말인가!
결국 결론은 종교, 신에게로의 귀의라는 별로 맘에 들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났지만,
작가는 사회주의에 대해서도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사실 그 당신의 러시아 사회가 가지고 있는 부조리를 타파하는 데 사회주의는 좋은 방법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도.. 지금도 그런 사회라면.. 지배구조자체를 없애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을 정도니깐.

네플류도프는 이런 사회의 부조리를 조금이라도 고치기 위해 자신의 힘을 모두 발휘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갈등하는 그의 모습들..
젊은 혈기와 이상을 바라는 마음과 아직 향락에 물들어있는 그의 몸이 빚어내는 갈등들..
그것은 지금의 내 모습과 그렇게 다르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소기의 목적은 이루어냈으며, 그것을 향해 살기로 했다.

나도.. 그의 사람을 본받고 싶다.
그처럼 순수한 사랑에 모든 것을 바치고, 자신의 정의라고 하는 것이 혹 자신에게 어떤 불이익을 준다 할 지라도 그것을 향해 매진하고 싶다.
나의 정의.. 그것은 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루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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