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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영웅 삼국지 1-13 [기타가타 겐조] 본문

감상과 비평/책

소설 - 영웅 삼국지 1-13 [기타가타 겐조]

☜피터팬☞ 2003. 11. 2.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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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권의 마지막을 다 읽었을 때 무언가 뒷 내용이 더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끝이 아닌 듯 했는데... 아마 번역을 더 하지 않았던 지, 아님 도서관에 들여놓질 않았던 지...
쳇... 덕분에 제갈공명 죽은 뒤의 이야기를 시원스레 알 수가 없었다.

삼국지라는 것이.. 워낙에 방대한 이야기이고, 수많이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각자의 삶을 펼치기 때문에
확실히 작가가 중요하고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전개하느냐에 따라 양상이 많이 틀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 책으로 말할 것 같으면...-_- 상당히, 아주, 심히, 너무너무 맘에 안 든다.

무엇보다 맘에 안 들었던 것은, 일본의 천황식의 사상을 가지고 있는 국가관...-_-
유비, 조조, 손권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가를 냉철하게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확실히 유비 쪽에 비중이 더 실려있었음은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유비가 가지고 있는 국가관이.. 패자는 바뀌어도 상관없지만, 질서의 중심으로 있는 것이 황제다.
황제는 단지 백성들이 기대고 의지할 수 있고, 정신적인 안식처가 되는 존재이고,
국가에 대한 통치는 패자가 하면 된다....
바로 이것이 일본식의 황제관. 게다가 역사적으로도 일본은 천황이 존재한 상태에서 쇼군이 통치를 하는 정치를 해왔지않은가.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의 황제는 정말 상징뿐인 존재였다. 그리고 그 때의 역사는 쇼군과 천황의 정치주도권 쟁탈전이기도 했고.)

아무튼..
그런 것 뿐만이 아니라, 마치 닌자와도 같은 그들의 첩보원들이라니..;;
삼국지연의에도 안 나온 인물들이다.... 물론 다른 나라의 사정을 어느정도 알게 되는 수단으로 첩자라는 것을 쓰는 것은 작가 나름의 현실성을 부여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 첩자라는 작자들이 등장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를테면.."고개를 돌리니 어느 사이에 첩자가 들어와있었다. 언제 들어왔는 지 전혀 알 수 없었다"라는 식의 묘사..;;)
조직적인 단체를 갖고, 아랫사람들을 육성하는 일, 대물림해서 첩자를 하는 일 등..;;
이건 뭐 완전히 닌자지...-_-
하나하나 따지고 들면 안 걸고 넘어질 것이 없긴 하지만...

일단 되도록 이야기스러운 것은 시원스럽게 빼버린 책이었다.
일기토라고 부를만한 것도 이 책에서는 몇번등장하지 않는다. 도원의 결의같은 것은 있지도 않다.
인물들 역시 되도록이면 현실적인 모습을 강조하려고 했다. 쉽사리 흥분하거나, 웬지 너무 우화스러운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관우가 죽을 때 끝까지 싸우다 화살에 온 몸을 맞아죽고,
장비는 술먹고 행패부리다 부하들에게 죽은 것이 아니라, 아마 그대로 갔으면 오나라를 물리칠 수도 있었는데, 오나라의 암살범들에게 독으로 죽은 것이고
유비 역시 아주아주 잘 싸워서 오나라를 다 밀어붙였는데, 장비의 후임으로 임명된 녀석이 실수해서 죽은 것이고,
....-_-
인물에 대한 기본 평가가 무지막지하게 틀리다...;;;
마초가 젤 심한 듯 하다..;;
그는 일족이 몰상당한 후에 조조와 싸우다가 난세에 염증을 느껴서, 유비를 위해 살짝 봉사하다 어느 산골로 들어가 조용히 산다.
-_- 게다가 그의 마누라는 원술의 딸인 원림이라나, 뭐라나....-_-
앗.. 쓰다보니 또 험담이군...;;

아무튼.. 원전에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들도 꽤 나온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풍기는 분위기가 그리 딱딱하지 않다.
고전이라는 느낌은 없고 무협지라는 느낌이 상당히 강하다. 등장인물들의 대화 역시 그런 느낌이다.
그리고 쉽게 읽힌다. 전투의 대부분도 실제를 염두하고 쓴 듯, 비교적 전술 위주의 묘사이다.
삼국지를 지루하게 느낀 사람이라면, 또다른 흥미진진한 면을 접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무협지같은 만큼 읽는 데도 전혀 부담없고, 어렵거나 딱딱하지도 않다.

그리고 더불어 책이 무게가 없다.-_-
삼국지가 가지고있는 깊이가 빠진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이 책은 별로였다..;;
읽기 시작해서 끝까지 다 보긴 했지만.. 쩝...-_-a

P.S : 하지만 주유를 좋아한 나로써는 주유와 제갈량을 똑같은 수준에 놓고 본 것은 맘에 들었다.
게다가 주유가 죽은 것도 제갈량이 쓴 편지따위가 아니라(그 편지는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ㅂ-;;) 그냥 상처가 악화되어 죽은 것이고..
쩝.. 하지만 조운은 그리 멋지게 나온 것 같지않아서 실망...-_-
아... 생각해보니 정말 원래의 삼국지연의와 많이 틀리구나.. 정사에 입각하여 쓴 삼국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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