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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뇌 [베르나르 베르베르] 본문

감상과 비평/책

소설 - 뇌 [베르나르 베르베르]

☜피터팬☞ 2004. 1. 2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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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그냥 지어낸 이야기일 지도 모른다.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이 빚어낸 현실에서는 전혀 실현불가능한 이야기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간혹 몇몇 소설은 작가의 뛰어난 통찰력 덕분에 예언서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SF소설의 경우에도 오히려 소설이 과학의 발견을 이끈 몇몇 사례들이 있다고 한다면.
이런 소설을 접하는 우리의 자세는 사뭇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영역을 건드리는 그의 상상력은 이번에는 인간의 뇌에 이르고 있다.
인간의 뇌를 연구할 수 없는 이유는 인간의 뇌를 연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뇌이기 때문이라는 말처럼,
아직 인간에게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이 뇌에 대해 작가는 엄청난 상상력을 동원하여
(물론 여기에는 충분한 의학적 근거들도 들어있을 테지만,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 상상인 지 구분할 능력이 내게는 없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덧붙여서 작가 자신의 생각, 즉 인류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언급 또한 빼놓지않는다.

인간의 진화, 미래의 인류와 그 인류가 가져야할 여러가지 덕목들에 대해서 작가는 항상 많은 고민을 하는 것 같다.
이것은 그의 전 작품 '나무'에서도 드러나며 그 '나무'에 나왔던 수많은 생각들이 이 '뇌'에서도 완전히 똑같은 형태로 드러난다.
자연스럽고 너무 급하지않으며 충분한 고려를 통한 진화,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충분히 바람직한 미래를 꿈꾸고 있음을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었다.
(어쩌면 이것은 수많은 사상가들, 소설가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해보이는 미래인 지도..)
게다가 컴퓨터의 엄청난 발전과 인간의 조화도 중요시여기는 것같았고
어떻게 보면 컴퓨터를 인간 미래의 동반자 내지는 가장 커다란 조력자로 생각하는 듯한 인상도 받았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때문에 인간과 컴퓨터의 관계가 역전되는.. 이를테면 메트릭스나 터미네이터와 같은 위험성에 대한 고려는 부족한 듯.)

뭐.. 어쨌든, 무척 흥미진진하게 읽기는 했지만..
여전히 내 취향의 소설은 아니다.
무엇보다... 내가 생각하는 이 작가의 약점(? 감히 내가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걸까?) 중에 하나는...
이야기가 초반에 비해 끝으로 갈수록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너무 거대해져버린 이야기에 압도당한 독자들은 이것을 잘 깨닫지 못하는 지도 모른다.
그리고 무척이나 전문적인 묘사... 이번 작품에서는 우리의 활동과 뇌의 상관관계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많았는데..
그런 것들은 은근히 이야기의 흐름이 어설픈 것을 감춰주는 듯 했다.
(사실.. 첨에는 꽤 그런 부분도 재미있었는데.. 뒤로 갈수록.. 불필요한 부분에서까지 이야기의 빈약함을 감춰주는 수단으로 쓰이는 듯한 느낌이..;)
어쩌면 일반적인 소설의 그 화려한 묘사들은 이야기의 빈약함을 감춰주는 수단이 될 수도 있겠군.
소설을 많이 읽지않는 내가 이렇게 말하면 건방지겠지만... 그의 소설이 내게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타나토노트도 그랬다... 어쩌면 너무 커져버린 이야기를 작가가 감당하지 못하는 지도..;;)


하지만... 충분히 나의 흥미를 자극시키는 소설이었다.
나 역시도,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버리지 못하는 모험가적 기질을 가지고 있는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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