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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6일 S.O.S 만화일기에 대한 스스로의 주석... 본문

머릿속 탐구/칼럼

2003년 10월 6일 S.O.S 만화일기에 대한 스스로의 주석...

☜피터팬☞ 2004. 1. 1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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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 일기에 대한 주석을 달아놓고 싶었다..
만화의 의미 자체가 상당히 모호하기 때문에(사실 모호한 채로 놓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내 스스로 의미를 명확하게 하고 싶은 것도 있고,
무엇보다 이 만화 일기는 그간에 내가 많이 생각하던 한 주제에 대한 표현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난 것이기 때문이다.

"진심은 전해지는가?"

꽤나 오래전부터 승렬군과 함께 이야기했던 주제이다.
대략의 결론은 언제나 진심은 전해지지않는다로 맺어지고 있었고, 나 역시도 이것에 동의하는 바였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이 바로 이 만화이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의 진심을 전하려고 노력한다.
누군가에 대한 심정을 솔직하게 전하고자 한다.
(물론 이것은 절대적인 건 아니다.. 그 사람에게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을 때는 오히려 감추고 전해지지않는 편이 더 좋을 테니까)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절대 직접적으로는 전달될 수 없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방법은 아직까지 확인되고 공인된 바는 없다.
단지 우리는 말을 통해서, 그리고 행동을 통해서 우리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뿐이다.

만화속의 내가 편지를 적어 담은 유리병을 바다에 띄우듯이 우리는 서로간에 놓인 바다라는 장애물을 넘어 마음을 전하고 싶어한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해서 결국에는 포기해버릴 지도 모르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인정받기를 바라며 계속해서 시도한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내가 극중에서 말하듯이.. '언젠가는..'

원래 이 만화의 마지막 컷은 바다에서 쓰레기를 줍는 아저씨가 툴툴대면서 유리병들을 모조리 건져올리는 것이었다.
그것은 우리의 마음은 바다라는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고 마음의 전달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해꾼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이 전달되지 못하고,
아주 운이 좋게 이 방해꾼을 피해가면 우리의 마음이 전달될 것이라는... 어느 정도는 희망을 담고 있는 의미였다.
나는 진심은 언젠가는.. 운이 좋으면 전달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마지막 컷에서 알 수 있듯이...
결국 나의 마음은, 우리의 마음은 이 만화처럼 극단적으로 '전혀' 전달되지 못한다.
마음의 직접적인 소통을 가로막고 있는 바다는 우리 서로에게 놓여있는 것이 아니다.
(방해꾼은 전혀 처음부터.. 있지도 않다.)
우리의 마음은 그 바다에 홀로 고립된 섬에 홀로 있을 뿐이다.
결코 도달할 수 없다. 우리의 진심이 전달되고 그 진심에 대한 대답이 왔다고 생각하는 것은..
언젠가 내가 떠내려보낸 또다른 유리병이 마음의 바다를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 돌아온 것 뿐..
마음이 전달되어졌다고 느껴지는 착각일 뿐...
실제적으로 마음이.. 진심이 전달되는 일은 참으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혹시 모르겠다.
언젠가는 마음이 전달된다고 느낄 지도...
그래서 이 만화를 부정하는 또 다른 만화를 그릴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길지않은 인생을 살아온 내가 겪은 그간의 사건들...
특히 이 무렵 나에게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이 만화의 콘티를 이렇게 홈피에 올릴 수 있을 확신을 주었다.

그 당시의 모든 분들께 감사를 올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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