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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데로이드] M2 Exceed Rhino Ver. Weathering (feat. 붓도색) 본문
2025.12.06 - [즐기는 것/조립모형] - [모데로이드] M2 Exceed Rhino (feat. 붓도색)
[모데로이드] M2 Exceed Rhino (feat. 붓도색)
작품 방영일 기준으로, 그렌라간 이후에 나를 매혹시킨 '새로운' 작품이 없었다.익숙한 작품들에서 벗어나 새로운 로봇물을 언제나 기다리고 있건만, 메카의 디자인이 아니라 작품 자체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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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리노 포스팅의 마지막에 살짝 이야기했듯이 이번 작업은 그냥 깔끔(?) 도색만으로 끝낼 생각이 아니었다.
사실 작업 자체는 진작에 끝났는데, 1월에 포스팅할 거리가 없어서 미루다가 너무 미뤄져 버렸다는 것이 학계의 점심!! 우걱우걱

후속 작업은 쉐이드 AGRAX EARTHSHADE와 NULN OIL만 사용하면 된다.
주로 AGRAX EARTHSHADE를 사용할 예정이고, NULN OIL은 거들뿐.

본격적으로 쉐이드를 이용한 작업은 처음이라서 기대보다 긴장이 더 앞서지만... 그래도 눈 딱 감고 시작.

제목에 쓰여 있지만, 이번 후속 작업은 웨더링 Weathering!!!

웨더링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풍화작용으로 물체가 외부에 노출되어 변하거나 닳는다는 뜻이 있다.
그리고 프라모델에서는 대충 지저분하게 만든다(?)는 의미로 통한다.

다만, 대충 지저분하게 만든다는 말은 정말 대충 설명한 것으로...
대상이 되는 모델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고, 운용되던 환경은 어땠느냐 등에 따라서 꽤나 섬세한 접근이 필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 웨더링에 처음 도전하는 입장이므로, 가볍게 그냥 킷에 악센트를 준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작업 자체는 쉐이드를 붓에 묻히고, 적당한 농도로 남을 때까지 붓에 묻은 물감을 닦고, (물감이 완전히 마르기 전에) 킷에 바른 것이 전부다.

킷에 쉐이드를 바를 때는 전체적으로 바르는 것이 아니라 풍화작용이 '일어날 것 같은' 부위 위주로 발랐다.

결과적으로는... 뭔가 중구난방으로 지저분해졌을 뿐으로 보이지만...^^;;

웨더링 작업을 하면서 배우게 된 지점 중 하나는, 웨더링 작업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탱크나 비행기처럼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로봇의 경우에는, 실제로 어떤 부분이 닳고 낡게 되는지 실제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정답이라는 것이 없고, 대부분의 경우 상상력에 의존해서 칠해야 한다.

결국 엄밀히 말해서 풍화작용이 일어나는 부위에 대해서도 상상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인데,
사실 풍화작용이 잘 일어날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기본적으로는 모서리 등 각이 변하는 곳이나 꺾여있는 곳은 웨더링이 발생하기 쉽고, 평평한 면은 웨더링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작업이 다 끝난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난 웨더링을 처음 하는 만큼 모서리에 아주 약간의 웨더링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을 텐데...
첫 붓질이 끝났을 때 생각보다 많은 면을 작업했을 뿐이고... 난 결국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춰야 했을 뿐이고...;;;

사실 처음 붓질을 시작했을 때부터, 이번 웨더링은 전장에서 열심히 구른 느낌을 만들어 보자는 의도였다. -ㅂ-;;

그래서 단순히 웨더링만 할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피탄 흔적도 만들어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클립을 불에 달궈서 찍어주는 방법과 쇠줄을 이용하여 갈아주는 것으로 총알 자국도 만들어 주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웨더링은 AGRAX EARTHSHADE으로 표현하고, 총알의 흔적에만 NULN OIL을 사용해서 작업했다.

피탄 흔적이 뭔가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인데... 처음부터 계획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전체적으로 보면, 더럽히자라는 의도는 있었지만, 그 더럽히는 과정에 있어서 즉흥성이 많이 작용했다.


그러다 보니, 부분 부분은 괜찮은데 전체적으로는 어딘가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뭐가 어색한지 콕 집어서 말하긴 어렵지만, 뭔가 어색하다.^^;;)

어색한 느낌에 대한 아쉬움과는 별개로 작업 자체는 꽤나 신선한 재미가 있었다. ㅎㅎㅎ

처음 하는 작업이다 보니, 부분 부분 웨더링 효과를 주면서 더 자연스럽게 보이려면 어디에 효과를 더 주고,
어디에 준 효과를 닦아내야 할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이 과정에서 킷을 더 열심히 자세하게 해석해야 했다.

피탄 흔적도, 어디서 총알이 날아와서 어떻게 흔적을 남겼는지를 상상하면서 만들었는데,
그 모든 과정이 완성된 킷을 두고 계속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했고, 어떤 상황이 펼쳐졌는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아무런 서사가 없던 작품에 내 나름의 서사를 자연스럽게 부여하게 되었다고 할까.

이러한 서사의 부여를 통해서 그냥 완성했을 때는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방식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나는 로봇이 막 완성되었을 때의 모습, 흔히 이야기하는 롤 아웃(Roll Out) 상태의 모습으로 작업해 왔다.
이러한 스타일이 주는 장점은, 작품에 가능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롤 아웃 상태의 로봇은, 말 그대로 이제 막 조립이 완성되고 작전에 투입되기 전의 상태다.
그래서 그 로봇은 우주로 출격할 수도 있고, 지구 표면에서의 작전에 투입될 수도 있고, 바닷속 기지에 파견될 수도 있다.

깔끔한 롤 아웃 상태로 완성된 로봇은 이러한 다양한(어쩌면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에
나는 이런 작품을 보면서 앞으로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고,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를 상상하는 것이 즐거웠다.

하지만 웨더링 작업을 한 작품은 지금까지와는 반대의 상황을 만들어 냈다.

이 효과를 통해서 로봇은 다양한 가능성 중 어느 특정한 상황을 경험한 혹은 경험하고 있는 로봇이 된다.

하지만, 의외로, 특정한 상황에 처한 로봇이라고 해서 롤 아웃 상태보다 상상력을 제한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이, 이 로봇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과정이 내게 상상력을 요구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그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흔적들은 다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 총알 흔적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다른 곳보다 더 지저분한 이 부분은 왜 그런 걸까, 이 로봇이 투입된 전장은 어디일까...

웨더링 효과는 작품의 상상력을 제한하지 않았다.

그저 상상력의 방향이 반대였을 뿐이다.

이번 작업은 순전히 앞서 설명한 것처럼, 그냥 기본 상식에 근거하고, 내 감각에 의존해서, 상황을 상상해서 만들었다.
그런데 다음에는 웨더링 효과가 잘 표현된 '로봇 작품'을 좀 찾아보고 꼼꼼히 연구한 다음에 해봐야겠다. ㅋ

이러한 연구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조금 더 그럴듯한, 조금 더 자연스러운 웨더링 효과를 주고 싶기 때문이다.
비록 어깨너머긴 하지만, 나름대로 모형 잡지도 꽤 보고 웨더링이나 치핑 효과가 들어간 킷들 구경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구경을 하는 것과 실제로 그것을 표현하는 건 확실히 다른 문제였다. ㅋㅋ
어쩌면 너무나 자명한 그 사실을 깨달은 것은 붓을 들고 붓질을 시작한 후였다.-ㅂ-;

물론 어차피 그 레퍼런스도 상상을 기반으로 해서 작업된 것이겠지만,
같은 상상이라도, 현실을 잘 관찰하고 이해하고 상상하는 것과 그냥 단순히 상상하는 것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상상한 상황을 똑같이 상상하며 만들어진 작품은 아마도 없겠지만,
상황에 대한 상상과는 별개로 그럴듯한 웨더링 효과를 넣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법과 사례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실존하는 메카들, 탱크, 전투기, 자동차 등에 어떤 식으로 웨더링 효과가 나타나는지 살펴보고,
로봇의 비슷한 부위와 비슷한 작동을 하는 곳에 그 관찰을 바탕으로 한 효과를 넣는다면,
이번보다 더 자연스러운 웨더링 효과를 줄 수 있지 않을까??
뭐, 이런저런 아쉬움이 없지는 않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있을까. ㅎㅎㅎ
그런데 그동안 많이 먹어 온(?) 깔끔 도색은 왜 아직도 안 배부른 걸까...ㅠㅜ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업의 결과물은 마음에 드는 편!!
다시 깔끔한 상태가 될 수 없다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가장 중요한 지점은 다음에도 적당한 킷을 골라서 웨더링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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