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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9월 12일 일요일 날씨 흐리고 비. 바쁜가? 본문

일기

2004년 9월 12일 일요일 날씨 흐리고 비. 바쁜가?

☜피터팬☞ 2004. 9. 1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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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를 바라보면서 자주 던지는 질문이다.
바쁜가?
나는 정말 바쁜가?

나는 대꾸할 말이 없다.

실상 바쁜 건 없다.
지난 학기처럼 해야할 일이 마구 밀려들어서 그것들을 방어해내기만으로 정신없는 것도 아니다.
지금의 나를 옥죄고 있는 것은 나 자신이다.
스스로 마음의 여유를 지우며 불안하게 내몬다.
빠듯하고 알차게 생활하는 모습은 보기 좋을 지 몰라도, 여유가 없어 허둥대는 모습은 절대 보기 싫다.

하지만, 마음의 여유가 쉽사리 돌아오진 않는다.
목표가 조금 멀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결과가 확실하지도, 그리고 그 결과를 받아보게 될 날도 아직 한참이기 때문에..
한 번에 깔끔하게 끝내고 푹 쉬어야지.. 하는 느낌을 좀처럼 가질 수가 없다.
생각해보면, 나란 인간 아직까지 장기전을 대비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물론 고등학교 때 수능 준비를 하긴 했지만.. 사실 그 때는 어인 일인 지 별다른 부담이 되진 않았다.
공부하는게 싫고, 대학엔 가야한다는 심적인 부담은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확실한 목표따위 없어서, 그냥 적당한 곳 들어가도 괜찮아라는 마음이었기 때문일까?
하나에 올인해볼 생각을 미처 가져보지 못한 나로서는 지금의 상황이 무척 새롭고도 어렵더군.

오랜만에 친구들 싸이를 대충 둘러봤다.
한동안 그렇게도 뻔질나게 들락거리며 글남기던 내가..
지금에 와서 뭐가 그리 바쁘다고 이렇게 사소한 여유마저 갖지 못하게 된 걸까.
바뀌긴 많이 바뀌었지. 내가. 그리고 내 상황이.
하지만.. 자꾸 핑계라는 생각이 고개를 쳐드는 걸.

2004년.
이 한 해는 결코 나의 지난 그 어떤 해와도 다르다. 다르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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