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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분홍신 [김용균] 본문

감상과 비평/영화

영화 - 분홍신 [김용균]

☜피터팬☞ 2005. 7. 21.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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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이 드문 곳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분홍신...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주 예쁜 분홍신...
이 분홍신을 본 여자들은 누구나 이 신을 탐내고,
어떻게 해서든 이 신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욕망은 언제나 비극적인 결말을 가져오고..

영화는 욕망이라는 주제를 내세우며 우리의 모습을 비춰주고 있다.
욕망. 이것은 단순히 분홍신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자존심 강하고, 오히려 조용해보이기까지하는 선재가 사실은 욕망의 화신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우리의 일상에서 이 욕망이라는 것은 많은 부분에 작용하고 있다.
우리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순간순간, 이 욕망이 작용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그러진 욕망과 그 욕망의 잘못된 표출은 결국 파멸을 불러오고 말 것임을...

...사실 영화 전반에서 내가 느낀 것은 욕망보다는 불안정한 선재의 모습이었다..ㅋ 결국은 이게 영화의 포인트였지만..-_-


김용균 감독의 영화는 이게 처음인 듯 싶다.
와니와 준하는 본 기억이 없으니..ㅋㅋ
아마도 내 기억이 맞다면 첫번째 공포영화일텐데...'-'
이정도라면 꽤 좋은 점수를 주고 싶기도 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이 영화의 모든 부분이 다 좋은 것은 아니지.

일본판 링의 성공 이후...
그리고 여고괴담을 비롯한 여타의 한국 공포 영화들의 나름대로의 성공은,
이후 한국 공포 영화의 방향을 거의 잡아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비슷비슷한 분위기와 장면 연출이 계속되었다고 할까??
물론 이 영화도 그러한 한계점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나의 흥미를 끌었던 것은 꽤 간만에 나온 하드고어적 연출이었다.
기존의 영화들이 분위기적 연출을 이끌며 하드고어적인 연출을 자제한 반면...
이 영화는 튀어나온 눈동자며, 잘린 발목이 선명히 드러나며, 피로 화면을 가득 채우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양의 B급 호러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휘날리는 내장과 피범벅과는 차이가 있다.
하드고어적인 장면은 나오지만, 결코 남발하지는 않고 역시 기존의 공포 영화 속의 큰 틀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영상이나 연출에 있어서도 나름대로 신선한 시도와 장면들이 꽤 등장했다. 상징적인 면도 강조하려고 한 것 같고...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김혜수다.
영화의 스토리나 구성이 그렇게 짜여져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다르게 보면 김혜수이기 때문에 그런 스토리나 구성도 가능했을 것이다.
사실 이 영화의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김혜수가 혼자 다 만들어내고 다 연출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 결말이 나오면서 그녀의 모습과 그녀의 상황.. 그리고 영화의 모든 스토리에 대한 이해가 될 무렵에
그녀가 보여주는 그 모습들은 과연 아무나 그런 모습을 연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할 정도이다.
확실히 김혜수가 연기를 잘 하기는 한다.

공포 영화 처녀작치고는 상당히 괜찮다는 느낌이지만 역시 아쉬운 부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순 없다.
이 영화의 연출과 비주얼은 상당히 신선했다고 느꼈지만... 전체적인 구성은 기존의 영화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냥 이런저런 영화들을 짜깁기한 그런 느낌이랄까?
어떤 네티즌은 공포 영화는 비주얼이 전부다.. 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꼭 그렇지만도 않다..-_-
비주얼이 전부인 영화는 스플래터 영화들이나 그럴테지.. 이야기가 제대로 탄탄한 영화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무섭다.
이 영화는 세션 9이란 영화의 전체적인 구도를 빌려다놓고, 링과 샤이닝을 적절히 배합하고 있다.
(이 세 영화 모두 내가 본 영화들이다..-_- 그런데 정말 닮아도 이렇게 닮을 수가 없다..;;)
그리고 김혜수라는 인물이 마지막에 등장하는 순간 오히려 모순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 장면이 생겨버렸다..;;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깔끔하진 않다고 할까?? 그리고 의도적으로 관객을 놀래키려고 삽입한 듯한 장면도 보인다.
몇몇 장면은 이야기의 진행과는 전혀 무관한,-아무리 생각해도 앞뒤가 맞지않는다..- 정말 딱 놀래키기 위한 장면이었다.

암튼... 모든 영화가 그렇듯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고...
김혜수가 혼자서 이끌어나간 부실한(?) 스토리와 허술한 구성의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새로운 시도와 하드고어적 연출, 그리고 김혜수의 연기는 이 영화를 나름대로 괜찮은 영화로 만들었다.

추가로 한 마디만 더 하자면... 내가 요즘 허해지긴 했나보다... 생각보다 영화 초반에 많이 긴장한 거 보면..-_-
막판에는 점점 풀어지긴 했지만... 그치만 다시 말하면 나는 이제 공포 영화를 더 잘 즐기게 되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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