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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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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인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본 소설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
일본 만화는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말이지..^^;;
그럼 이제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를 다 읽고난 후에는??
여전히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15세가 되는 생일날 주인공 다무라 카프카군은 가출을 한다.
그의 본명은 끝까지 등장하지 않았다.
그는 이 소설을 읽는 모든 이에게 자신이 지은 이름인 카프카로 기억되고 있다.
15세의 소년이 가출한 이유는 아마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소설에서 본인의 입을 통해 말해진 가장 큰 이유는 끔찍한 저주 때문이었다.
'오이디푸스의 저주'
오이디푸스라는 뛰어난 영웅도 결국은 자신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는 내용의 전설.
15세의 카프카 역시 자신의 운명을 거스르기 위해 스스로 부단히 노력했으나,
실제적이든 혹은 메타포적이든 간에 그 운명은 실현되었다.
그 후에 그에게 남겨진 것은??
...
그리고 이 소설에는 또 한 명의 중요한 인물이 등장한다.
나카타라는 할아버지가 등장하는데, 이 할아버지와 관련된 사건들은 기묘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카프카와 관련된 이야기들도 젼혀 사실적으로 보이진 않는다..-_-)
이 할아버지는 고양이 고마상을 찾다가 조니 워커상을 만나서 죽이게 되고, 어찌어찌해서 입구의 돌을 찾으러 가고...
나카타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그의 말투와 같이 인과관계가 무시되고, 우연적이며 사실 상당히 황당하다.
작위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아무튼, 이유나 원인같은 거 없이
"이 일이 일어나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깔고 그것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
그러나 결국 카프카나 나카타나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충실해야한다는 것.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저주일 수도 있고, 운명일 수도 있고, 임무일 수도 있다.
그것들은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지운다고 지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카프카가 이름을 바꾸고 자신의 집에서 떠났어도
자신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의 몸 속에 있는 아버지의 DNA를 어쩌지 못하는 것처럼,
나카타의 사건들이 말도 안 되게 일어나기는 하여도 초기에 자신이 하려고 했던 일들은 결국 다 일어나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것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것들을 제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그 무엇이 우리를 망칠 수도 있고, 우리를 바꾸어놓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우리 자신임을 버려서는 안 되며, 그 현실에서 도망쳐서도 안 된다.
카프카가 마지막에 그 생과 사의 경계를 넘어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다시 자신의 삶을 사는 것처럼,
우리 역시도 우리를 무너뜨리는 그 모든 일들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않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것이 해변의 카프카가 말하는 어떤 메시지가 아닐까?
....
상당히 길게 리뷰를 쓰긴 했는데....-_-
사실 저렇게 쓴 것은 커다란 줄기만을 가지고 억지로 끼워맞춘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어쨌든 이 소설은 별다른 인과관계도 없이 마구마구 이야기가 전개되고, 또한 너무 메타포를 많이 사용해서
어지간한 독서 수준을 가지고는 제대로 따라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들은 굉장히 상징적이며, 수많은 문학 영역들을 다루고 있다..-_-)
결국 남는 것은 뭔가 굉장한 것은 있어보이는데 대체 이 책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하는 물음 뿐..
이 책에 대한 평론가들의 글을 읽어보아도 뭔가 명쾌하게 다가오는 글은 없었다.
아마도 글 자체가 명쾌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초기에 마치 X-File을 떠올리게 하며 나를 흥분시켰던 이 책은 상권의 말미로 가면서 점점 흥미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면서 내가 느꼈던 거장 솔직한 심정은..
스티븐 킹의 소설을 재조명해봐야겠다는 것.. 그의 소설 역시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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