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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탐구/낙서

관계에 있어서.

☜피터팬☞ 2007. 11. 3.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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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아도 몇가지가 순식간에 떠오른다.
꿈을 이루는 것도 어렵고, 자기 자신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고, 하여간에 어려운 것은 엄청나게 많지만,
그 어려운 것들 중에 하나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들과 맺어가는 '관계'다.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관계'가 어려운 것은 그것이 단순히 나 하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른 힘든 것들에 비해서 내가 노력해야할 몫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이 '관계'라는 것은 나의 행동을 상대방이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무척 중요하기 때문에
단순히 내가 잘한다고 해서 모든 '관계'가 좋아지거나 원만해 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중요한 원칙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상대방의 반응이다.
상대방의 반응이야말로, 내 행동이 상대에게 어떤 식으로 해석되고 있나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래서 나는-물론 내가 맨 처음 생각해낸 것은 아니지만- '관계는 피드백'이라는 말을 즐겨쓴다.
상대가 반응이 없다면 나의 행동에 대한 판단을 내릴 근거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돌에게 아무리 이야기하고 걷어찬다고 해서 그 돌이 내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 판단할 수 없다.

물론 '상대방의 반응'이라는 것이 언제나 우리에게 옳은 판단을 내리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문명화된' 사회에 살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는 사람들에게 지켜야할 수많은 규칙과 규범을 배워왔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실수나 불쾌한 일도 상대방과 나의 관계에 따라서 그 '반응'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또한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의 반응은 때로 호의적으로, 때로 적대적으로 비출 수 있는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한다.
상대방의 '반응'을 어떻게 해석하느냐하는 것도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 중에 하나이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반응'이다.
'반응'이 없다면, 나의 행동은 공허한 울림이고 헛짓거리가 될 뿐이다.
짝사랑이 힘든 이유 중에 하나는, 짝사랑을 받는 상대가 짝사랑을 하는 상대를 상대해주지 않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짝사랑을 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하는 충고 중에 하나는 자신의 속마음을 함부로 드러내지 말라는 것이다.
짝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 부담을 느낀 상대가 '반응'을 차단하는 순간 그 사람의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반응이 없는 상대에게 계속해서 어떤 행동을 시도하는 것은 시도하는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많은 인내심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짝사랑은 일방적이기 때문에 짝사랑을 하는 사람이 포기해버리면 보통은 그것으로 끝이다.
'사랑'의 반대는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말도 같은 맥락으로 읽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응'이라는 것은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그것은 사소한 제스쳐나 스쳐지나가는 미소와 같이 은유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말이나 선물과 같이 극히 구체적 형태를 띄고 나타날 수도 있다.
흔히 '관계'를 잘 풀어가고 맺어가며 유지시켜 나가는 사람들은 보통 이런 '반응'을 잘 캐치하는 사람들이다.
상대방의 '반응'을 상대방의 의도와 비슷하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관계'에 있어서 유리한 고지에 있게 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반응'을 통해서 행동에 대한 근거가 마련되고 이것을 토대로
앞으로 그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하는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나의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특정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을 잘 캐치하지 못하는 편이다.
전에도 이런 비슷한 내용의 일기를 쓴 적이 있는데, 그 이유 중에 하나는 나의 과도한 고민과 환상때문이다.^^;;
과도한 고민과 환상으로 인해 상대방의 의도보다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고 이것은 종종 '관계'를 어색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자신감이 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몇몇 사람들과는 이런 어려움을 느껴야만 했다.

내가 특히 어려움을 느끼는 '관계' 중에 하나는 '연애'에 있어서다.
'연애'를 꽤 오랫동안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연애'라는 특수한 상황에 대해서 나는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평생을 통해서도 이 '연애'라는 것에는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연애'는 나의 환상과 상대방의 환상이 차지하고 있는 영역이 일반적인 관계에 비해서 무척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관계에서 오고가는 반응들은 '연애'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같은 행동도 그 사람과 내가 보통의 '친구'사이인 지 '연인'사이인 지에 따라서 다른 해석을 해야한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특수한 해석을 하는 것에 있어서 서투르다.
경험이 없어서라고 변명은 하지만, 그렇지않은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보아 나라는 사람의 문제점일 지도 모른다.

아무튼, 서투른 해석은 '오해'라는 것을 만들어내고, 그것은 '관계'를 엉뚱하게 만들어버린다.
'관계는 피드백'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고, 이 '커뮤니케이션'은 언제나 '오해'의 소지를 지니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나의 '반응'과 상대방의 '반응'이다.
구체적인 형태를 띄지않는 커뮤니케이션일 수록 이러한 오해는 커질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나는 보통 이러한 오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으로 '대화'를 찾곤 한다.
'대화'는 가장 구체적인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중에 하나이며, 가장 쉬우면서도 많이 사용하는 '반응'이다.
물론 그렇다고 가장 효과적이지는 않다.^^;
때로는 오히려 '오해'만 더 키우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도구는 무한정있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선택을 해야만한다.

'대화'는 우리가 쉽게 할 수 있는 '반응' 중에 하나이며 꽤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이다.
또한 구체적인 형태를 띄고 있어서 서로에게 제대로된 공감대만 형성되어 있다면 오해의 여지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제대로된 공감대가 존재한다면 '대화'는 가장 불필요한 방법이 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대화를 시도하고, 글을 쓰고, 사람들의 반응을 듣고, 읽어내는 것이다.
관계를 맺어가고 유지시키는 방법 중에 하나인 '대화'에 아주 많은 비중을 두고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방법에도 좀 더 촉각을 곤두세워야할 것 같다.
단순한 '대화'는 때로 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은 상대방이 보여주는 모든 '반응'을 캐치하는 것이다.
'대화'와 함께 상대의 '표정', '제스쳐', '분위기' 등을 파악할 수 있다면 제대로된 해석을 내릴 수 있겠지.
다만 아쉬운 것은 이러한 능력을 기르는 것은 많은 경우 그리 쉽지않다는 점이다.
쉽지않기 때문에 더더욱 노력해야하는 것이지만,  특히 나는 많은 경험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적어도 나에게 있어 '관계'라는 것은 내 삶에 있어서 그리 가벼운 위치에 놓여있지않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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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일기장에 쓰려고 했던 내용이다.
그런데 쓰다보니 여기가 더 나을 것 같았다.
관계라는 것은 좀 더 깊게 고민해보고 생각해볼 문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가 나의 기본 생각을 담아두기에는 더 적당한 장소로 생각되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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