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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대화, 글 - 무형의 생각을 유형으로 바꾸는 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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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대화, 글 - 무형의 생각을 유형으로 바꾸는 힘

☜피터팬☞ 2011. 7. 2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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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 한강의 노랑무늬영원 중 일부



 어릴적 내가 좋아하던 교과서는 국어책과 도덕책이었다.
 다른 교과서는 받아도 진도가 나가기 전까지 특별히 들춰본 적이 없지만 국어책과 도덕책은 예외였다.
 내가 딱히 그 두 과목을 좋아해서 미리 예습을 하기 위해 봤던 것은 전혀 아니다.
 그저 두 책에는 다른 교과서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나는 꽤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었군.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국어 교과서에 실린 글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말이란 이루는 힘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함부로 하면 안되고, 자기 결심은 내뱉어야하며.. 어쩌구 하는 내용이었는데..
 여튼 지금도 공감하는 내용은 확실히 말이란 이루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그 이루는 힘을 가진 말의 형태를 세가지로 분류해보면 대충 혼잣말, 대화, 그리고 글이 있는 것 같다.
 말을 던지는 대상을 자기자신으로 설정한 혼잣말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상대하는 대화,
 그리고 비슷한 형태지만 말이라는 음성이 아닌 글자라는 기호로 소통하는 글.
 글의 경우는 혼잣말과 대화의 특성을 모두 아우를 수 있기도 하다.

 나는 이 세가지 형태의 표현방식을 꽤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생각은 아무리 구체화가 되어 있더라도 지속성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명확하기 힘든 약점이 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생각은 큰 밑그림과 시점은 될 지언정 구체적이고 세밀한 부분까지는 정해주지 못한다.
 말과 글은 이러한 두루뭉술함에 명료함과 의지를 불어넣어 행동으로 이끄는 매체다.
 생각을 구체화하고 자신의 생각에 의지를 불어넣고 그 의지를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것은 바로 앞서 말한 세가지이다.

 나는 그 중에 특히 말과 대화보다 글에 더 중요하게 여기는 편.
 혼잣말은 스스로에게 말을 하면서 생각을 구체화해서 다음 단계의 생각으로 넘어가게 해주는 힘이 있지만
 지속성과 추진력 면에서 생각이 가지고 있는 힘과 그다지 큰 차이가 없어보인다.
 대화는 내가 아닌 다른 상대가 나의 말을 담아주기 때문에 조금 더 낫지만 그래도 역시 기록의 면에서는 약하다.
 행동이 지속적인 의지의 연속이라고 한다면 역시 글은 앞의 두 방법에 비해 월등하지 않나하는 것이 나의 생각.

 종종 생각이 정리되지 않고 마음이 답답할 때..
 문제의 해결에 대한 의지가 생기지 않거나 해결을 위해 의지를 발휘해야할 때,
 나는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남긴다.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을 해주진 않지만 - 언제나 해결은 행동에 의해서만 가능할 뿐 -
 적어도 근본적인 해결을 향해 나아가는 추진력이 되어준다.
 언제고 다시 찾아보고 들춰보면서 나의 생각을 확인하고 내 방향을 가늠해보는 방법.
 나의 내면을 가장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방법은 내겐 아무래도 글이다.

 지금의 나는 글쓰기가 좀 더 필요한 듯.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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