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시작하며


2018년 6월 6일 현재, 우리 나이로 4세, 만 37개월을 지나서 38월을 향해가는 아이. 한율이.

그리고 나는 아빠다.


아이를 가지기 전부터, 아이가 태어나고서 복직하기 전까지, 아내는 육아 관련 웹툰과 블로그를 많이 봤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내 핸드폰으로 보내주면서, (주로 웹툰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끔,


 "오빠도 한번 해보면 어때? 난 이런 거 귀찮아서 못하니까."


하고 넌지시 던지고는 했다. 솔직히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나 역시도 못지 않게 게으르고 귀찮은 거 못하는 성향에, 막상 아이가 태어나고서는 육아 일기는 무슨. 아이의 존재는 (당연히) 안중에도 없는 회사 업무에 매진하고 돌아오면, 하루종일 아이를 돌보느라 예민해지고 지친 아내의 눈치를 보면서 남은 집안 일을 하고, 그러는 중에도 내 욕구와 스트레스를 다스려야하는 날들의 연속. 잠시라도 짬이 나면 잠을 자거나 멍 때리는 것으로 휴식을 취하기 바빴다. 도대체 아이를 키우면서 육아 관련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분신술이라도 쓸 줄 아는 것인가하는 의심이 생길 정도로, 육아는 우리 부부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그래도 행복하다고 진심 반, 다짐 반을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아이는 어린이집도 다니고, 혼자서도 한동안 놀 수 있을 정도로 크더라. 엄마, 아빠를 찾지않고 자신만의 놀이에 빠져있는 것을 처음 봤을 때 감격.ㅠㅜ 그 사이 아내는 복직을 했고 나는 쌓아뒀던 내 취미 생활을, 비록 아이가 잠들고 내가 잠들기까지의 잠깐이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조금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을 때 아내가 내게 권한 책 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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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연 PD님(작가라고 해야할까?)의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어".(이 책,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두번 권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육아를 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에서의 비율을 굳이 따지자면 나보다는 아내가 역시 메인이긴 하지만, 아빠의 입장에서, 남편의 입장에서도 하고 싶은 말들이 있지 않겠는가. 단순히 육아 자체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육아를 하게 되면서 생겨나는 주변 이야기는 또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나보다 더)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아내를 대신해서, 아이의 커가는 모습을 남겨주고 싶다는 욕심도 조금 있었다. 나중에 아이가 자신의 자아를 찾는 나이가 되었을 때 이런 기록들이 아이에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도 살짝 첨가.^^;; 


사실 이런 이유들 속에 감춰진 가장 큰 이유는, 이제 아빠라는 정체성을 갖게 된 내 자신을 위해서일 것이다. 내가 성장하는 모습을 기록하는 이 블로그에, 지금 내 삶에서 가장 크고 중요하고 의미있는 이 아빠라는 역할과 관련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 이상하잖아. 


그래서 일단 무작정 던지고 본다.

그다지 섬세하지 못하고, 그리 재미있지도 않고, 두서없고, 뭘로 여기를 채워갈지 감도 안 잡히지만.

시작은 했다. 아이가 4살이 되어서야 겨우 시작하는 육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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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글을 맺으면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 땅에서 아이를 기르는 엄마, 아빠, 모두 화이팅!!^^


우리는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 겁니다.


용기를 잃지말고, 희망을 버리지말고, 사랑으로 함께.

Posted by ☜피터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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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율이가 너를 많이 닮았구나.

    너의 육아일기를 기대한다.

    나도 모든 부모님들 화이팅!





    2018.06.06 09: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감사합니다..^^

      요즘 한율이는 엄마 얼굴을 점점 더 많이 닮아가고 있어요.
      이모도 잘 지내시죠?? 건강 잘 챙기세요!!

      2018.06.06 09:53 신고 [ ADDR : EDIT/ DEL ]
  2. 다이나비

    첫 시작을 응원합니다 ㅎㅎ

    2018.06.06 22: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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