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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열정/완성품

[PALM TREASURE] 뷜라(Villa)

☜피터팬☞ 2021. 7. 3.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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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진짜 사람 같은 느낌의 피규어는 보통 1/6 스케일이다.

핫토이를 비롯한 1/6 스케일의 피규어는 리얼함을 목표로, 피규어의 옷들도 실제 천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1/6 스케일에서는 별도의 코스튬을 판매하는 것도 흔한 케이스.

 

내가 주로 구입하는 피규어 브랜드는 S.H.Figuarts다.

리볼텍으로 시작해서 피그마(figma)도 만져봤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군은 S.H.Figuarts였다.

(여기에는 S.H.Figuarts에서 어벤져스 멤버들이 대량으로 나왔다는 이유가 크긴 하지만.^^;)

리볼텍, 피그마, S.H.Figuarts는 대략 1/12 스케일로 간주되는데, 1/12 스케일은 아주 작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크다고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1/12 스케일은 1/6에 비해 좀 더 장난감 같은 느낌의 제품들이 대부분으로

1/12처럼 실제를 축소한 컨셉의 피규어를 내는 경우는 별로 없다.

 

별로 없는 것이지, 아예 없지는 않다.

 

이번에 리뷰할 피규어는 VERYCOOL사에서 나온 1/12 스케일의 뷜라(Villa).

빌라로 표기할까 하다가 V의 발음을 좀 더 살리기 위해서 뷜라로 표기했다.

빌라는 집이라고 해석될 것도 같다는 추가적인 이유도 있기는 한데, 스펠링은 동일하다는 것이 함정. ㅋ

 

제작사인 VERYCOOL은 중국 쪽으로 알고 있는데, 찾아보면 1/6 스케일의 제품들은 좀 더 다양하다.

주력은 1/6이고 실험적으로 1/12를 낸 것이 아닐까 추측하는 중.

1/12 스케일에서 이런 컨셉의 제품은 여기가 거의 유일하지 않나 싶다.

 

제품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가 실린 박스 사진과 브리스터 상태의 사진.

다른 1/12 스케일 제품들의 엑스트라 같은 느낌이 가능할까 싶은 호기심과

지금까지 한 번도 만져보지 못한 실제를 축소한 컨셉에 대한 기대로 구입을 해봤다.

 

박스 사진을 찍은 후에 디카의 화이트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수정했다...-_-;

덕분에 피규어 사진부터 사진의 색감이 달라졌다.

실제 색감은 이쪽에 가까운 편.

 

먼저, 리뷰를 위해서 박스에서 꺼내서 정면으로 세울 때 느낀 첫 감정은 당혹스러움.

 

당혹스러움의 이유는 지금까지 만진 피규어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 때문이었다.

기본적으로 전체가 플라스틱이던 피규어들과 달리 실제 천으로 된 옷을 입은 몸을 만지는 촉감부터 달랐다.

 

뭐랄까, 이 이질감에 대해 간단히 표현하자면 어릴 때 여자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마론인형을 만지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지금까지의 피규어들은 원래 주력이던 프라모델의 연장선에 있는 느낌으로 어색한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는데,

이 모델은 처음 꺼내는 순간부터 내가 수집해오던 제품들과는 완전히 다른 인상으로 시작하고 있었다.

 

얼굴부터 지금까지와는 다른 결을 가진 제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머리카락이 대표적이다.

내가 가장 많이 리뷰한 S.H.Figuarts의 어벤져스는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하지만, 머리카락까지 모두 플라스틱이었다.

그런데 이 모델은 머리카락이 인조 모발 같은 것으로 되어 있다...;;;

다만 스케일이 작아서인지 아니면 인조 모발의 상태가 좋지 않은지 좀 뻣뻣한 느낌이라 정리가 좀 필요했다.

내가 피규어의 머리카락을 다듬으면서 리뷰를 하게 될 줄이야...-ㅅ-;;;

 

몸도 옷이 따로 분리되지 않았던 지금까지의 피규어와는 달리 몸 따로, 옷 따로.

코스튬의 품질은 꽤 만족스럽긴 하다.

천의 재질 같은 건 잘 모르겠지만, 아주 두꺼운 편도 아니고 위장무늬 프린팅도 준수한 수준.

 

게다가 몸 위에 옷을 입고 있는 구조 덕분에 인간형 가동 피규어의 첫 진입장벽인 관절이 전혀 안 보인다!!

혹시 목의 가동을 위한 관절을 숨기기 위해 머플러를 착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했는데.... 아니었다.

머플러의 매는 방식이 간단하긴 하지만, 실제 머플러를 매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착용하고 있다.

사실 내가 겨울에 머플러 매는 방식이 저렇게 고리를 만들어서 끼워 넣는 방식.

 

게다가 벨트도 가능한 한 얇은 인조 가죽으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저 벨트 역시 그냥 장식이 아니라는 거...;;

벨트의 구조가 실제 벨트와 똑같아서 풀고 조이고가 가능하다. 옴마나.

물론 벨트가 너무 작아서 저걸 풀었다가 다시 착용시키려면 핀셋을 가지고 꽤 오래 싸워야겠지만...;;

 

무릎 보호대도 밴드를 사용해서 착용하고 있고, 신발의 디테일도 훌륭하다.

지금까지 내가 수집한 피규어들도 실제 모델을 정밀하게 축소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었지만,

좀 더 놀이성을 확보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쪽은 놀이성보다 사실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했다.

 

그런 인상을 강하게 받았던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이 신발 바닥으로, 접지보다는 형태에 포커스를 맞춘 디자인이다.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살짝 곡선이 있는 신발 바닥 덕분에 서있는 자세를 잡기 위해서는 무게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옷의 후드는 안에 연질의 철사 같은 것이 들어있어서 모양을 잡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런 기믹이 없었다면 옷의 뻣뻣함 때문에 아마 후드를 자연스럽게 눌러줄 수 없었을 것이다.

이건 옷이 필요 이상으로 두꺼워서가 아니라 스케일이 가지고 있는 한계일 뿐, 이 제품은 이런 한계에 잘 대처하고 있다.

 

당연히 후드는 씌워줄 수도 있다.

리뷰를 위해서 씌우다가 결심했는데, 두 번 다시 이 후드를 씌울 일은 없을 듯.

후드를 씌울 때 앞으로 쏠리는 머리카락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대략 난감하더라..-_-;;

저 사진을 찍기 위해 나름 이런저런 도구를 이용해서 머리를 예쁘게 잘 정리하느라 힘들었다.

 

스케일에 따른 옷 두께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팔, 다리의 가동성과 관절 강도는 아주 좋다.

다만 고관절은 충분한 강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가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신축성이 부족한 옷을 입었을 때 쪼그려 앉으려면 바지를 살짝 만져야 하는 것과 같은 이유.

 

비슷한 문제가 어깨에서도 발생하는데, 오른쪽 어깨와 같이 하기 위해서 옷을 움직임에 따라잡아줘야만 했다.

그냥 팔을 위로 들었을 때는 왼쪽 어깨 정도의 움직임만 가능하다.

활동성이 좋은 옷이라는 게 그냥 대충 해도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부가적인 학습까지...ㅋ

 

사족인데, 가슴 부위는 말랑하다.

그런데 가동이나 기타 다른 부분에 도움이 되는 기믹은 전혀 아니고, 그냥 실리콘 소체라는 걸 확인 가능한 정도.^^;;

하지만 팔, 다리의 관절은 실리콘으로 가리지 않은 것이 분명한 게, 옷 위로 관절이 만져진다.

 

루즈는 가방과 교체용 편손, M4 소총, 탄창, 주머니, 그리고 총에 탈착이 가능한 조준용 레이저.

손의 모양이 좀 더 다양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적어도 주먹 손 세트 정도는 있으면 아쉽지 않았을 듯.

 

소품들을 살펴보다 정말 눈이 띠용 하는 느낌을 받았던 가방.

가방의 버클도, 덮개도, 끈도, 전부 사이즈만 축소했지 진짜 가방과 똑같은 구성이다...;;

들고 있는 손의 크기를 보면, 저 끈의 매듭을 어떻게 묶었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ㅅ-;

 

게다가 가방 옆의 지퍼를 보고 한 번 더 놀랐는데, 처음에 보고는 설마 이건 그냥 모양만 흉내 낸 것이겠지 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이런 타입의 피규어에는 너무 문외한이네요...;;;

 

M4 소총은 탄창이 교환되지 않는 것은 아쉽지만, 디테일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정도의 수준이다.

1/12 스케일의 무기들이 프라모델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무기를 추가로 들게 할 수도 있는데...

그 프라모델들의 가격을 생각하면... 음... 그냥 그거 몇 개 살 돈으로 이거 하나 더 사는 게 더 나을 듯?^^;;

 

1/12 스케일이 결코 큰 사이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얼굴은 꽤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시선 방향이 특별히 이상하지도 않고, 입술이나 눈썹 부분의 도색 미스도 전혀 없다.

 

다만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저 머리카락은 도통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

사진에서도, 거슬릴 정도는 아니기는 해도, 머리카락 몇 가닥이 자꾸 정리가 안 되고 따로 노는 것이 확인된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싶어서 마론인형 머리카락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찾아봤더니 린스나 섬유유연제를 쓰라고 하는데,

머리카락 길이가 짧은 편이라 잘 되려나 모르겠고, 혹여 다른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도 자신 없고... -3-;

 

적당히 자세를 잡고 한 컷.

관절 강도, 가동성, 디테일 등등 여러모로 괜찮은 모델이라서 그런가 자세를 잡고 사진을 찍는 재미가 있었다.

(아니. 어쩌면 너무 오랜만에 이런 사진을 찍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리얼함을 추구한 신발 바닥 덕분에 무게 중심을 잡는 것이 까다롭기는 했는데,

바닥에 세워놓고 무게 중심에 따라 발목을 살짝 조정해주는 것으로 넘어지지 않게 할 수 있었다.

그만큼 각 부분의 관절 강도는 훌륭한 편.

 

옷의 탄성으로 인해 기껏 잡아놓은 자세가 무너지는 경우도 없었다.

하지만 관절 부위가 안 보이다 보니 직관적으로 관절의 접히는 방향을 알 수없어서 자세를 잡는 것이 훨씬 조심스러웠다.

이런 류의 피규어의 관절 구조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자세를 잡는 것이 수월할 듯하다.

뭐, 관절 구조가 복잡하진 않으니 금방 파악할 수는 있을 텐데, 여하튼 관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진입장벽이긴 하다.

 

다만 그 진입장벽을 넘고 나면, 저런 자연스러운 주름을 만날 수 있다...'-';

와... 진짜 옷이 만들어내는 진짜 주름이다....

실제 옷의 주름이 저렇게 생기느냐를 떠나서, 맨날 플라스틱으로 조형된 주름만 보다가 진짜 천의 주름을 보니 좀 감동.

 

바지의 주름도 역시 자연스럽다. 

내가 만들어내는 자세에 따라서, 옷의 정렬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주름이 다 달라진다. 호오.

 

이번에는 무릎 앉아 자세.

아무래도 서있는 자세보다는 균형을 잡기가 나름 수월하긴 한데... 이 자세를 잡으면서 고관절 가동이 영 아쉬웠다.

내가 관절에 대한 이해나 천으로 된 옷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자세를 못 잡는 것일 수도 있지만,

관절 가동 범위는 더 넓은데 옷 때문에 저거 이상으로 올릴 수가 없었다.

 

좀 더 역동적인 자세가 안 나오는 것이 아쉽지만 어떻게 저떻게 만지다 보면 자세는 훌륭하게 나온다.

공식 사진을 봐도 내가 취한 자세보다 더 높게 다리를 올린 사진은 없는 것으로 봐서 저게 최대 한계인 듯도 싶고.

 

분명히 옷이 없었다면 좀 더 역동적인 히어로 랜딩 자세도 가능할 것 같긴 한데...

옷을 벗기려면 재봉선을 다 뜯어야하고, 나는 재봉질을 할 여유도 실력도 없기 때문에 그냥 지금 상태로 만족.

 

이런 저런 이유로 가동에 제약이 있는 경우가 이 피규어에만 해당되는 것도 아니고...

일단 관절 강도가 훌륭해서 놀이성도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듯.

다만 무게 중심을 맞추는 것이 다른 피규어에 비해 까다로운 것은 계속해서 신경쓰이는 점이다.

 

얼굴도 미인이고, 자세가 잘 나오니 확실히 사진찍는 재미는 있었다.

아직도 헷갈리는게 이런 피규어 사진이 오랜만이라 재미가 있었던 것인지, 모델이 좋아서 재미가 있었던 것인지...^^;;

 

체형도 늘씬한 편이라 어떤 자세를 취해도 모델같은 느낌이 들어서 잡아본 포즈.

 

머리카락이 좀 뜬 느낌이라 머리가 크게 느껴지는 면도 없잖아 있는데, 아마 1/6 스케일이었다면 머리카락 정리가 훨씬 수월했을 듯.

 

참고로 같은 모델로 1/6 스케일 제품도 있다.

나는 공간과 수집 범위의 차이, 그리고 결정적으로 금전적인 이유 때문에 1/6 스케일은 고려해본 적이 거의 없지만.

 

1/12 스케일을 만져본 느낌으로 예상하자면 1/6 스케일은 이 모델보다 여러 면에서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일단 크기가 큰 만큼 옷에 의한 제약도 1/12 스케일보다는 좀 덜 할 것 같은 느낌.

게다가 1/12 스케일도 사진으로 보면 꽤 리얼한 편인데, 이보다 2배나 더 크다면... 

그래서 사진만 보면 영화 속 한 장면을 그래도 옮겨놓은 것 같은 핫토이의 주력 스케일이 1/6인 듯.

 

아쉬운 점이 있다면 1/12 스케일에서 이런 리얼리티 컨셉의 제품은 많지 않다는 것.

 

있다고 해도 열심히 수집할 생각은 없지만, 간혹 이렇게 하나씩 사 보면 재미는 있을 것 같다.

다만 애당초 시장이 그다지 크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1/12 스케일은 리얼한 컨셉을 추구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크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만들기도 어렵고, 작은 사이즈에서 오는 놀라움은 있지만, 작다는 것은 감상에는 그만큼 방해가 되니까.

 

그렇다고 가지고 놀기에는 차라리 S.H.Figuarts 같은 시리즈보다는 뭔가 부담되고...

놀이성을 추구하기 위해 이런저런 부분을 편의대로 바꾸면 최초의 컨셉인 리얼리티 추구가 무너지고.

 

자세를 잡고 사진을 찍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장식장의 한켠에 이렇게 자리잡은 Villa.

역시 생각대로 S.H.Figuarts 피규어들과 크기 면에서는 그다지 이질적이진 않았다.

그런데 확실히 컨셉이 다르다보니, 조금 튀는 면이 없잖아 있네... ㅎㅎ

지금이야 혼자만 다른 컨셉이니 튀겠지만, 계속 모으다보면 그런 느낌은 없어질 것 같은데,

해당 제품의 판매 성적이 좋지 않았는지 이후로 다른 제품 소식은 못 들어본 것 같다.

리뷰를 쓰면서 보니 가동성, 관절강도, 디테일 등등 퀄리티와 가성비는 확실히 좋은 축에 속하는 것 같은데...

 

묘하게 계속 모을 생각은 크지 않지만서도, 리뷰를 쓰면서 느낀 품질 때문에 후속작에 대한 기대는 오히려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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