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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 - 국가*政體 [플라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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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 - 국가*政體 [플라톤]

☜피터팬☞ 2004. 12. 28.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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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작년에 읽다가 포기하고 올 해 여름방학부터 시작해서 기말고사가 시작되기 전 즘에 끝났다.
고전적인 문체에 나름대로 자신있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그게 아니면, 이 번역가가 엉망이었던 지.-_-
솔직히 번역이 엉망은 아니었다. 다만 나는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이런 식의 대화 문장을 접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내가 접한 그리스 로마 신화나, 일리아드 오딧세이아는 정말이지 너무 현대적이었다.

어쨌든, 지금 다 읽었다.

서양철학은 니체가 나타나기 전까지 플라톤에서 시작해서 플라톤으로 끝난다고 했다.
크리스트교의 신학 교리 또한 플라톤의 사상을 그 바탕에 깔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읽어봤다. 서양철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그리고 때마침 찾아온 정치에 대한 그 무언가를 얻기 위해.

플라톤은 이 책에서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어서 말을 한다.
이 책 속에서 소크라테스(플라톤)는 올바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우리는 그의 말을 통해 이야기의 흐름을 잡아간다.
그 당시 소크라테스가 했던 방식대로 질문을 하고 그 질문의 답에 대해 또다시 질문을 하는 형식으로 결과를 찾아간다.
많은 경우에서 이 책은 삼단논법을 사용한다. 삼단논법의 커다란 단점 중에 하나는 명제가 잘못되어 있을 경우 그 결과 또한 잘못된다는 것이다.
논리상의 하자는 없다. 단지 명제 자체가 잘못되어 있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명제 자체의 진실성 또한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당연한가?)

시작은 인간의 올바름에 관한 것에서 시작된다. 인간이 올바르게 사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올바름에 관한 것을 찾기 위해 소크라테스는 더 커다란 예, 즉 국가의 경우에 있어서 올바름에 대해 알아보고, 그것을 인간에게 적용함으로 인간의 올바름 또한 찾아내기로 하고 길고 긴 논의를 시작한다.

... 자, 이제부터 사실 책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서 올리는 것이 순서이다.
다만 나는 하지 못하겠다.
그러기에 이 책은 너무나 많은 양을 담고 있다. 솔직히 내가 다 읽기는 했지만, 과연 다 읽었는지 조차도 의심스럽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지 글자를 눈으로 좇아가면서 책의 마지막 단어를 읽어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의미와 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이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했냐고 한다면 했다고는 말하겠다. 이유인 즉, 이 책의 내용은 사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배워온 도덕책의 기본과도 너무나도 흡사하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어릴적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것에 대해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이유와 배경, 그리고 그 나름의 증명이 덧붙여진 것일 뿐.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올바름이란, 인간의 각 부분, 즉 숭고함을 원하는 혼과 격정적인 신체와 그리고 본능적인 욕구가 각각의 위치에서 상하의 완벽한 관계를 이루고 있을 때 생겨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인간의 올바름을 추구하는 혼이 주인으로 존재하고 그 혼을 격정적인 신체가 따르고 도우며, 욕구는 가장 천한 것으로 꼭 필요한 정도로만 쓰일 것을 주장한다.
또한 각각이 자신의 위치에서 벗어나게 될 때 인간은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를 것이고, 이것은 그 결과나 그 자체로도 나쁜 것이라는 걸 "증명한다."
(실로 "증명한다."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자신의 논리 안에서 정연하게 전개해나간다. 이 이야기를 그냥 죽 따라가다보면, 과연 이 말이 모두 진리인양 느껴진다.)

그러나 이 책의 제목은 국가*政體이다. 단순히 인간에 관한 이야기만은 아닌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인간의 올바름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가를 사용하는데, 이 국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소크라테스는 법, 교육, 철학, 정치, 윤리, 사상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다.
우리가 중고등학교에서 윤리 시간에 배워왔던 플라톤 국가에 관한 전면이 이 책에서는 모두 나온다.
처자를 공유한다거나,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등, 지금의 우리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도, 그리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모두 우리가 그 결론만을 들었기 때문이며,
이 책을 통해서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서 이야기를 듣다보면 과연 어떤 식의 반박이 가능할 것인가하는 의심마저 생긴다.
철학에 관해 잘 모르는 내가 이 부분만을 따로 생각해도 논문이 수십 편은 나올 것 같다.
후반부에 가서는 국가의 변질과정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그의 이론에 따르면, 최초의 가장 훌륭한 정치 체제에서 최악의 정치인 참주정까지의 전개가 된다.
이 참주정의 바로 전 단계가 민주정인데, 가만 생각해보면 지금의 우리 사회가 종국에는 참주정으로 가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플라톤의 정치 체제에 대한 예언은 틀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정치 체제의 변질은 단지 그의 논리 속에서만 가능했던 듯.)

또한 철학 자체와 관련하여, 인식론, 그 유명한 형이상학 등을 다루고 있으며, 예술론이나 심리학까지도 다루고 있다.
각 부분은 각각의 부분만이 독립적으로 존재하여도 훌륭한 하나의 증명이고, 주장이며 이 각각이 모여서 전체의 하나 즉 올바름을 이야기하고 있다.

각각에 대한 결론을 열거하는 것도 버겁다.

단지, 지금에 와서 내가 이 사람의 사상에 대해 하나의 반론을 제시하자면,
실제로 이 세상은 이런 식으로 완벽하게 돌아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논리에 기본적으로 깔린 명제 하나는 A는 A이다. 절대 B나 C는 아니다.
또다른 하나는 A는 A만을 만들어내며 결코 B나 C는 만들지 않는다.
이 정도의 두가지인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믿는다.
세상에는 "반드시"라는 말이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우연에 의해서일지라도 예외는 항상 존재한다.
그리고 이 예외의 존재를 가볍게 무시할 수만은 없다.
이것은 이 세상이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는 앞서의 논리를 통해 이데아를 이야기하고, 이 이데아를 근거로 해서 절대적인 올바름을 이야기했지만,
포스트 모던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올바름이란 상대적이고 유동적인 것일 뿐, 절대적인 것은 이미 아니다.
이것은 역으로 이데아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것이며, 현대 인간의 가치는 절대적인 것이 아닌 다양함에서 찾고 있다.

...
글이 너무 횡설수설이다..@_@;;;
읽은 지 오래되기도 했고.. 내 내공이 많이 부족하기도 했고..
하지만, 소크라테스식 대화를 접할 수 있었다는 것과 그의 논박술과 산파술을 엿볼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서양 철학의 근간이라는 플라톤에 대한 이야기를 무리하게나마 접해봤다는 것이 이 책을 읽은 것에 대한 최대 수확일 것이다.
앞으로 시간이 되면 다시금 읽어보고 싶지만..
...
두렵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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