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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아는 여자 [장 진] 본문

감상과 비평/영화

영화 - 아는 여자 [장 진]

☜피터팬☞ 2005. 10. 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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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남들에겐 다 있지만, 나에게는 없는 것 세가지를 알았다.
 나는 내년이 없고, 첫사랑이 없고, 주사가 없다...."

프로 야구 선수인 동치성은 여자 친구에게 실연을 당한 후 설상가상으로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그는 자신이 자주 가던 바에 가서 미친듯이 술을 마시고,
그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바텐더 한이연 덕에 여관으로 옮겨지고 자신에게 없는 것 세가지를 알게된다.


영화 속에서 동치성은 언제나 자신에게는 첫사랑이 없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그가 결코 여자를 못 사귀어본 것은 아니란 것을 알게된다.
어째서 여러 사람을 사귀어본 동치성이 자신에게는 첫사랑이 없었다고 말을 하는 걸까?
물론 사랑을 해야 사귀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면 자신도 그 여자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일까?
아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그는 사랑하는 법을 몰랐을 것이다.
동치성은 언제나 사랑을 필요로 하고 있었으며, 사랑할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그는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 만큼의 로맨티스트였지만 무엇이 사랑인 지는 몰랐다.

영화가 시작하면서 동치성은 한이연이라는 독특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녀로부터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 지를 배운다.

여기서 한이연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를 빼놓고는 영화에서 말하는 사랑이 무엇인 지 도저히 알 수 없으니까.
하지만 그녀가 영화 포스터에서 묘사된 것처럼 스토커는 아닌 것 같다...-_-a
그녀를 스토커라고 소개하는게 더 재미있겠지만, 그건 좀 억지다..;;
아무튼, 그녀는 동치성과 자신 사이의 사소한 추억들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여자이다.
그가 처음으로 그녀의 집에 왔던 날.
그의 집과 자신의 집이 몇발자욱 떨어져있는 지.
그가 고등학교 때 즐겨듣던 노래.
부모님이 사고를 당하시던 날.
동치성과 그녀는 수많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었지만, 동치성은 그러한 기억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녀가 그 이야기를 해주고나서야, 그와 그녀가 얼마나 많은 사건을 함께 했는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배워가고 그녀를 알아간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그가 이제 사랑하기 시작했음을 말한다.

동치성은 한이연을 영화가 끝나는 무렵까지 '아는 여자'로만 알고 있다.
사랑은 언제나 거기서부터 출발한다.
'안다는 것'
서로가 서로의 존재에 대해 느낄 때부터 사랑은 시작되는 것이다.
복잡한 공식이나 머리 아픈 고민 혹은 감동스러운 말 한 마디가 아닌,
그저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에서 사랑은 시작된다.
영화 속에서 동치성은 한이연을 알아가게 되는 것으로 사랑을 배워간다.
사랑의 시작은 영화 제목처럼 '아는 사람'에서 출발하는게 아닐 지.

사랑에 관한 또 하나의 즐거운 영화.

이 영화는 즐겁다. 너무나 사랑스럽다.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것은 이 영화가 코미디 영화라서가 아니라,
사랑을 시작하게 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풋풋하게 그렸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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