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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불량공주 모모코 [나카시마 테츠야] 본문

감상과 비평/영화

영화 - 불량공주 모모코 [나카시마 테츠야]

☜피터팬☞ 2005. 9. 2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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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한적한 시골마을 시모츠마에 사는 모모코.
그녀는 베이비드레스만(!!)입는 좀 별난 여자아이다.
그녀는 세상 모든 것에 관심없이 오로지 자신의 드레스에만 사랑을 쏟는 냉소적인 아이.
아버지가 실직한 후, 그녀는 자신의 드레스를 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아버지가 팔던 짝퉁 상품을 팔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런 짝퉁 상품에 재대로 꽂힌 사람이 있으니 바로 폭주족 이치고이다.
이 묘한 관계는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이 되어 카메라는 이 두 소녀를 시종일관 담아낸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 이 영화만큼 유쾌한 영화는 없었다!!
이 영화는 정말이지 정신없을 정도로 유쾌하다.
지금까지의 영화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과감한 만화적 연출이라던가, 전개는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폭주족과의 싸움을 할 때 모모코의 대사가 끝날 때마다 배경음으로 깔리는 댕~하는 소리는 압권이다..ㅋㅋ)
유치하고 어이없는 개그들이 난무하지만, 절대 어이없지않다.
그것은 순수하고 즐거운 상황과 개그가 되어서 내게 참을 수 없는 폭소를 유발했다.

그런데 이 웃기고 재미있고 신나고 유쾌한 영화는 그리 단순한 영화는 아닌 것 같다.
가벼움 속에 나름의 깊이가 숨어있다고 할까?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성장 영화이지만, 그 성장 영화의 진부한 주제를 둘러싸고 있는 배경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주인공인 모모코는 로코코 시대를 좋아하며 로리타풍의 옷만을 입는 아이.
친구 이치고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다가 거칠고 폭력적인 폭주족이 된 아이.
이 두 사람의 겉은 모두 가짜다. 아니, 이 시대 자체가 가짜라고 해야할 것이다.
현대를 살지만 로코코식으로 사고하고, 아마 실제로 본다면 엽기라고 밖에 생각할 옷을 천연덕스럽게 입는 모모코나,
속은 한없이 여리고 순진하면서도 겉으로는 강한 척하는 이치코는 모두 거짓된 모습을 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나오는 이야기들 역시 이러한 거짓이 가득찬 우리의 세계를 보여준다.
베르사체와 유니버셜 짝퉁 상품으로 큰 돈을 버는 아버지나,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전설적인 여자 폭주족 히미코의 이야기를 숭배하는 폭주족들의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허구와 실제를 구분하지 못하고, 또한 구분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럼 우리는 이 허구를 들춰내고 진짜 모습을 찾아내야할 것인가?
아니. 감독은 감히 그런 과감한 훈계를 하려고 들지 않는다.
감독은 이러한 허구를, 이러한 껍데기를 그저 수용하고 받아들인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그런 껍데기들이 아닌 그 껍데기에 담겨있는 내용이며, 진실이다.
세상에 대해 한없이 냉소적이고, 무관심했던 모모코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고,
폭주족으로부터 흥미를 잃은 이치고가 폭주족을 탈퇴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오토바이 상점을 운영하는 것은,
허구와 짝퉁으로 가득찬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중요한 것은 내용이며, 그것만은 진짜이길 바라고 있다고 말하는 듯 하다.
모모코와 이치고는 자신들의 스타일을 바꾸지 않는다.
(모모코는 여전히 베이비풍의 옷을. 이치고는 여전히 껄렁하다.)
단지 그녀들이 하고싶은 일을 찾아내고 그것을 한다.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여기까지 읽고 나니까 이 영화의 주제가 너무 진부한 듯이 느껴지는가?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서는 절대 그런 말을 할 수 없다.
이 영화는 이런 진부한 주제를 너무 즐겁고 재미있고, 신선하게 그려내고 있으니까.
이런 주제는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이 주제를 어떻게 바라봐야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신나고 재미있다.
빈약한 스토리를 덮어줄 정도로 말이지..ㅋㅋㅋ


P.S : 난 영화에서 모모코 역을 맡은 후쿠다 쿄코보다 이치고 역을 맡은 츠치야 안나가 훨씬 이쁘더라. 영화 속 그녀의 발차기는 정말 원츄~>ㅂ<)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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