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2006년 8월 17일 목요일 날씨 조금 흐림. 늙은이애. 본문

일상의 모습

2006년 8월 17일 목요일 날씨 조금 흐림. 늙은이애.

☜피터팬☞ 2006. 8. 18.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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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아무도 안 믿을 것 같지만
어릴적 많이 듣던 말 중에 하나가 바로 '애어른'이었다.
나는 비교적 모범적이고 점잖은 축에 속하는 아이였다.
장남이라는 것을 꽤 인식하고 있었고, 어머니가 선생님이었기 때문인 지는 몰라도
주변에서 나는 듬직하고 의젓한 어른스러운 아이로 취급당했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초등학교 반창회에서도 한 친구가 내게 했던 말이
"어릴 땐 그렇게 어른스러운 척 하더니...."였다.
분명히, 어릴적 이미지는 아이같지않은 '애늙은이'에 가까웠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기억하던 사람들은 지금의 나를 보고 적잖이 놀란다.
그렇게 어른스러운척 하고 점잖던 내 모습은 간데없고,
나이를 거꾸로 먹은 양 장난꾸러기에 어리버리한 모습 속에서 약간의 혼란도 느끼는 것 같다.
나도 가끔은 어린 시절의 내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좀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어른의 모습은 어린 시절의 그 수준에서 더 크지않았는 지도 모른다.
나이에 어울리지않던 어른스러움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성장하지 못하고 그 때 상태로 고착되어버린 지도.
그래서 어린 시절의 내가 '애늙은이'였다면, 지금의 나는 '늙은이애'인 것만 같다.
다른 말로 한다면 나이값 못하고 주책맞은 거겠지..^^;

나는 아직 덜 된 어른인 것만 같다.
다 된 어른이 세상에 어디있겠느냐마는, 나는 내 나이 수준에 맞는 어른스러움을 갖추지 못한 것 같다.
나이에 걸맞는 책임감, 의무감, 행동 등에서 수준미달의 모습을 스스로 볼 때마다 부끄럽기도 하다.
뭐... 나의 어린 성격이 항상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앞으로 살아가려면 좀 더 어른스러워지는 편이 좋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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