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2006년 8월 29일 화요일 날씨 흐리고 비. 이사. 본문

일상의 모습

2006년 8월 29일 화요일 날씨 흐리고 비. 이사.

☜피터팬☞ 2006. 8. 30.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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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사를 했어요.
이사를 한 것은 지난 토요일이지만, 그간 이런 저런 일이 있어서 제대로 일기를 쓰지 못했어요.
토요일, 일요일은 이사를 하고 책과 제 물건들을 정리하느라 시간이 다 지나버렸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휴가, 그 중에서 수요일과 목요일엔 잠시 여행을 다녀왔죠.

대충 세어보니 기억에 있는 것만으로도 벌써 8번째더군요.
어린 시절에 이사를 한 적이 있다고 들은 것까지 포함하면 10번은 족히 되는 것 같네요.
이 홈피를 만들고 나서도 벌써 이사를 3번이나 한 것 같군요.
이 정도면 이사에 이골이 날 것도 같지만, 역시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란 존재합니다.

새로 살게 된 집은 방들이 꽤 넓어서 제대로 된 제 방을 가질 수 있게 되었어요.
컴퓨터 책상과 책장과 옷장, 그리고 옷걸이까지 넣어도 잠 잘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는 집은 이번이 유일하네요.
그래서 지난 집에서 마루의 책장에 쌓아두었던 제 책들을 방에 차곡 정리해보았죠.
그런데 이게 장난이 아닌 거예요! 책들이 엄청나게 많더라구요.
철학서는 제가 좋아하는 몇 권이 있을 뿐이고,
소설도 대부분 다른 사람 책을 빌려보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것이 많아서 별로 많진 않았어요.
보통 사람들보다는 신화에 관한 책들이 많은 것은 분명할 것 같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만으로도 책장 한 칸의 반이 찰 정도이고 그 외의 신화 관련 책들도 꽤 있으니까요.
하지만, 정말 문제가 된 것은 만화책과 잡지들이었습니다.
특히 10여년을 모았던 챔프는 정말 엄청났죠.
무려 96년에 발행된 책이 남아있었으니 말 다했죠..-_-;
(하지만, 그건 제가 미처 정리하지 못한 책이고 나머지는 97년부터 2001년까지 입니다.ㅋㅋ)
그 외에도 어릴 적에 모았던 게임 잡지들도 많더군요.
당시엔 일본 만화같은 것들이 제대로 개방되지 않아서
게임 잡지를 사는 것은 만화책을 모으는 것과는 다른 의미로 제게 가치가 있었죠.
자료를 모은답시고 모았던 것인데, 이번 이사를 끝내면서 재미있는 기사가 있는 몇권을 빼고는 다 버렸습니다.
그 외에도 단행본이 꽤 많은 줄 알았는데, 다행스럽게도 그리 많진 않았습니다.
물론 대략 20권 정도는 버리긴 했지만요....ㅠ.ㅠ
책이 많긴 했지만, 생각보다 많진 않아서 조금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방을 정리하다 느낀 것인데, 저는 소위 말하는 '여신님 매니아'였습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긴 하지만, 여기저기서 나오는 잡동사니들을 보니 '오! 나의 여신님'과 관련된 것들이 많더라구요.
그 중에는 영챔프인가에서 부록으로 줬던 여신님 애니메이션 포스터도 있었는데,
저는 분명히 잡지는 챔프만을 정기적으로 봤으니까, 영챔프는 그 포스터를 얻기 위해 샀음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용산 등지에서 구할 수 있었던 여신님 포스터들 다수....
버리기는 아깝고 그대로 썩혀두기도 뭐해서 코팅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어요..^^;

책 정리와 더불어 오랜만에 프라모델들도 바깥으로 꺼내놨습니다.
이전에는 자리가 없다는 핑계로 박스에 넣어서 구석에 모셔두었더니(?) 곰팡이가 피었더군요..-_-
플라스틱이라서 물걸레로 빡빡 문지르니까 얼룩은 다 사라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청소를 하는데만 반나절이 걸려버렸으니 정말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해버린 거죠.
꺼내서 어릴적 추억을 더듬다가 다시금 아카데미와 반다이의 질적 차이를 실감해버렸습니다.
반다이 제품들을 아카데미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카데미는 결국 스스로 로봇 프라 시장을 버린 거죠.
뭐, 수입 개방을 막을 수는 없고 자신들이 그들의 기술을 쫓아갈 수 없다는 걸 알았으니 궁여지책으로 백기를 든 것이겠지만,
어쨌든 이제 아카데미 건담은 정말 골동품이 되어버린 거예요.
제가 남겨놓은 V건담만 해도 1995년에 만들어진 거더라구요.
크헐..-ㅂ-;
암튼 도색과 모델이 예쁘지 않은 건 교회 꼬맹이들에게 주려고 빼놓고 보니,
남은 것은 아카데미에서 나온 프라모델 2개와 반다이 제품 5개.
하지만, 아직 조립을 기다리는 제품들이 다수 있으니... 조만간 다시 저의 전시 공간은 부족해질 전망입니다.
물론 피규어들은 아직 건재합니다.
책상에 늘어놓았던 것들을 옷장 위로 장소를 옮겨서 정리해두어서 자리가 많을 줄 알았지만,
프라모델까지 전시해놓으니 자리가 부족한 건 전혀 해결되지 않더군요..-_-
앞으로 늘려나갈 것이 걱정입니다...허허...

이사를 한 덕분에 다시금 예전의 제 취미와 좋아하던 것들을 들춰볼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이사란 그런 것 같아요.
예전의 제 모습을 들춰보는 것.
지금은 잊고 있던 저의 예전 모습들이 자꾸만 떠오르게 만들어주거든요.
그리고 예전의 모습에 대한 향수와 그 때의 취미들을 다시 향유하고 싶은 욕망을 남겨놓지요.
남은 건....
예전 취미를 즐기기 위한 엄청난 액수의 지출......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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