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2009년 1월 10일 토요일 날씨 맑음. 글짓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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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10일 토요일 날씨 맑음. 글짓기.

☜피터팬☞ 2009. 1. 11.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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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은 아니지만, 언젠가부터 글쓰기가 상당히 귀찮아졌다..-ㅅ-;
아마도 생각하는 것을 귀찮아하는 버릇이 생긴 것이 아닌가 한다.
예전에 글을 쓸 때는 쓰기 전에 먼저 머릿속에서 반복적으로 글을 구성해보곤 했다.
어딘가에 적어놓고 하지는 않아서 막상 쓸 때는 처음 생각과는 다른 부분도 많았지만,
적어도 한 번 이상 고민해보기 때문에 글은 술술 잘 써지는 편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시작해놓고는 딴 짓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글이 써지지 않는다..-ㅅ-;
중간에 딴 짓을 하면서 내용을 생각하고 글을 정리하는 것이다. 젠장.
결국 거의 생각하지 않은 상태에서 글을 들어가다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마음에 드는 글도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메모장같은 것에 써놓고 몇 번이고 읽으면서 글을 쓰면 좋으련만...
메모장에 글을 쓰기 시작해도 아마 같은 과정이 반복될 것이다.
덕분에 글을 쓰는 것은 점점 더 힘든 일이 되어버렸다..;

그러고보니 쓰겠노라고 마음먹어놓고 계속 미뤄만 두고 있는 주제가 몇개가 있다..끙.
마음먹은 주제들은 모두 내가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들인데,
그러다보니 욕심도 생기고 치밀하게 하고싶은 마음도 있어서 더더욱 쉽게 손이 가질 않는다.
그 중 하나는 만화에 관한 것인데, 여기서 만화는 애니메이션이 아닌 서적을 말한다.
뭐, 좀 더 확장되어서 웹툰까지 다뤄보고 싶으니 꼭 서적이라고 말하기도 좀 애매하네.
박무직 선생님의 단편과 책, 그리고 스콧 맥클라우드의 만화 시리즈를 이용해서 나름대로 써보고 싶은 내용이 있다.
간단하게 표제어를 이야기하자면, "만화는 컷의 예술"이라는 것.
저 주제를 바탕으로 다른 매체와 만화와의 차이와 컷이 가진 가치와 연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왜 영화나 소설이 가진 형식적 가치에 대한 책은 많이 있어도 만화는 좀처럼 없지않은가.
만화에 관한 책들 중 압도적인 다수는 -만화책을 제외하고- 아마 만화 작법서일 것이다.
영화에 관한 책들은 비평서나 소개서, 혹은 제작에 관련된 책들도 많이 있고,
회화나 조각과 같은 미술 분야 역시 미학이니 역사니 해서 많은 책들이 있는데,
만화와 관련된 책들 중 작법서를 제외하고 만화의 가치나 예술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춘 책은 찾기 힘들지 않느냔 말이다.
물론 내가 모르는 책들이 있을 것이라는 건 분명하지만...;;
어쨌든, 내가 써보고 싶은 욕심이 나는 주제 중에 하나는 만화에 관한, 만화의 컷과 웹툰의 연출에 관한 글이다.
그런데 괜히 욕심만 많아가지고, 이것저것 인용하고 싶고, 좀 있어보이게 쓰고 싶다보니까 점점 더 미뤄지기만 하고 있다.-ㅅ-;
암튼 일단은 스콧 맥클라우드의 글부터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시작해봐야지.ㅋ

그 다음 주제는 사랑에 관한 글이다.
그런데 이건 정말 너무 막연하기도 하다..-ㅂ-;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같은 대작을 쓰려는 욕심이 아니라
그냥 내가 지금까지 고민해왔던 사랑에 대해서 나름의 정의를 내리는 기분으로 쓰고 싶은데 그것도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더라.
정리라고 생각한 만큼 나름의 체계는 있어야하지 않겠나라고 생각한 것이 화근인 지도 모르겠다.-ㅅ-;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보는 글인데 이해를 도우려면 아무래도 어느 정도 흐름은 있어야하니까...
여기서 툭, 저기서 툭하는 식으로 글을 쓸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내 다른 글들은 그런 식인 부분이 종종 보인다...=ㅂ=;;)
게다가 사랑이라는 주제를 딴에는 인생의 가장 큰 목표 중에 하나로 삼았기 때문에
쉽사리 손을 댔다가 괜히 나중에 후회하는 것 아닌가하는 괜한 두려움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다른 곳에 글을 적어놓았다가 옮기는 스타일이 아닌,
한번 마음먹으면 중간에 다른 짓을 하기는 해도 그 주제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면서 한방에 글을 마무리짓는 내 글쓰기 스타일상,
크고 중요한 주제인 사랑에 관한 글을 시작하면 하루가 몽창 지나갈 것 같은 느낌이 자꾸 든다.

암튼, 내게는 이래저래 쓰고 싶은 내용이지만 쉽게 손을 못대고 있는 주제들이다.
생각해보면 이런 느낌 때문에 쉽게 손을 못대고 있는 건 단순히 이런 글들만 있는 건 아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도 벌써 너댓번은 읽었지만, 단 한번도 리뷰를 올리진 못했다.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리뷰를 써본 후에 두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다..-ㅂ-;
가장 좋아하는 영화들인 '러브 레터'와 '로마의 휴일' 역시 마찬가지다.
DVD도 가지고 있건만 막상 리뷰를 쓰려고 하면 성에 안 차서 못 쓰겠더라.
이렇게 이야기하면 내가 리뷰를 써서 올린 나머지 작품들에 대한 가치가 떨어지는 건가..;;
하지만 솔직히 성에 차는 리뷰는 거의 없으니까..-ㅅ-;
다만 시도해서 끝을 봤느냐 못 봤느냐의 차이지.
게다가 좋아하는 것일 수록 조심스러워지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

.... 좋아하는데 리뷰 올라간 것들도 있다...... 젠둥.

...... 에고....
공대생이 글짓기 안 된다고 걱정이나 하고 있다니..-ㅅ-;
전공 문제 안 풀린다고 푸념하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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