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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 - 폭력에 대항한 양심 : 칼뱅에 맞선 카스텔리오 [슈테판 츠바이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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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 - 폭력에 대항한 양심 : 칼뱅에 맞선 카스텔리오 [슈테판 츠바이크]

☜피터팬☞ 2005. 3. 1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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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칼뱅이라고 하면 아마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루터와 더불어 종교 개혁에 있어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한 사람이며, 또한 그만큼 그 이름이 빛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독교라는 종교의 특성상 그 사람이 성인으로 받들어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 대한 존경심에 관해서는 아마 천주교의 성인들과 비교해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면,
이 책을 읽고 칼뱅의 종교 개혁과 관련된 역사적 위업에 대해서 존경할 지는 모르지만, 인간적인 존경심은 사라질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유명하고 뛰어난 전기 작가인 슈테판 츠바이크라고 책 소개에 나와있었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판단으로 그는 그렇게 뛰어난 전기 작가는 아닌 듯 하다.
무엇보다 이 저자는 역사적 사실을 다룸에 있어서 썩 객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지는 않고, 무엇보다 인물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는 마치 웅변가와 같은 어조를 띄기 때문이다.
칼뱅에 대한 묘사는 사실 상당히 감정적이고 악의적이로 표현을 해서, 그 때문에 이 책이 가진 전체적인 주제가 퇴색할 정도이다.
반대로 카스텔리오에 대한 묘사는 종교적 순교자와 비슷할 정도로 찬양 그 자체이다.
그러나 이러한 글 자체의 문장력이 가진 약점은 뒤로 하고 책 내용상의 사실 부분에만 치중하여도, 칼뱅에 대한 비판은 무리가 없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구교의 핍박과 폭력에 저항하여 종교의 자유를 찾으려고 했던 칼뱅의 이면을 볼 수 있다.
교회에서 목사님들께서 설교하실 때 등장하는 하나님의 은총을 가득 받은 칼뱅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잔인하고 잔악하며 독선적이고 일방적인데다가 역사상 그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않을 정도의 폭력적인 모습까지 볼 수 있다.

칼뱅에 대항한 카스텔리오라는 인물은 누구인가?
그는 보편적인 진리와 진정한 종교의 자유를 갈구했던 인물이며, 권력에 의한 사상의 탄압에 반대했던 인물이다.
우리가 사회시간에 배운 루소나 볼테르보다도 더 빨리, 무려 16세기에 보편적인 인간 정신의 자유에 대해 부르짖은 인물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카스텔리오와 칼뱅의 대결의 핵심이 무엇이고, 그 대결의 과정이 어떠했는가를 자세하게 볼 수 있다.

어느 시대, 어느 지역에서나 독재자의 모습은 항상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우리는 항상 인간의 자유와 가치는 존중되어야하며, 모든 가치에서 우선이 되어야한다고 배워오지만,
막상 현실적인 상황에서는 권력에 의해 가장 쉽게 유린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그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이 세상의 모든 자유는 여러가지 이유-정서상의 이유, 국가 안전의 이유등-로 인해 얼마나 쉽게 제약받고 억압받는가.
이런 모순적인 모습들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가를 깨닫게 된다면, 16세기에 일어났던 카스텔리오의 저항이 새삼스럽게 다가오진 않을 것이다.
언제나 현실 속에서는 개인의 자유보다는 권력이 더 큰 힘을 갖기 때문에, 우리의 자유는 항상 억압받고 통제당할 수 밖에 없다.
카스텔리오의 모습은 16세기에만 남아있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의 역사 속에서 계속해서 나타날 우리의 모습일 것이다.



글을 쓰면서 내내 고민했는데, 이 책은 사실 몇 가지 논쟁점을 가지고 있다.
(사실 책 자체에 대한 리뷰를 쓰기 위해 상당히 고민했다. 계속해서 이야기가 옆으로 세지않도록 어찌나 애썼던 지..^^;;)

그 논쟁점 중에 하나는, 바로 칼뱅과 기독교를 따로 떨어뜨려놓고 이야기해야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무척 당연한 명제지만, 바로 이 때문에 몇몇 기독교인들은 상당히 민감한 듯하게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전적으로 기독교의 입장에서 본다면, 하나님의 은총을 받아 기독교의 첫번째 역사적 사명을 수행한 인물의 과오를 인간적인 과오로 치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의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사상과 교리의 근거가 그로부터 나온 것일텐데, 그런 인물의 약점을 인정하는 것 역시 쉽지않을 것임엔 분명하다.

그러나 그의 교리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그가 한 행동, 즉 권력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을 통제한 것은 독재자의 모습 그대로이고 그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 역시 도덕적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만약 그가 진정한 하나님의 말씀과 성경의 말씀, 그리고 사랑의 기독교라는 종교의 진정한 실천자였다면 그렇게 비열한 함정과 권력으로 누군가를 핍박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순수하게 하나님의 힘을 통해서 그의 역사를 실천하지 못하였다고 말하면서 기독교 자체에 대한 논쟁으로까지 번질 지 모른다.)

나는 이 부분을 독단적인 선이 권력과 결합할 때 흔히 나타나는 폐해로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역사에서 흔히 나타나는 일이었으며, 아주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폭력적이었다.
또한 이 경우에 보여졌던 칼뱅의 폭력적인 모습은 그의 교리를 강압적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생긴 것이지, 이것 자체가 기독교의 모습 그 자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물론, 이부분을 가지고 기독교 자체를 부정하는 것에 대한 근거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래서 수많은 목사님들은 여전히 칼뱅의 이런 모습을 인정하지 않고-혹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고-
이 책에 대한 반박서로 '최근의 칼빈 연구'라는 책까지 나오지 않았겠는가.
(참고로 그 책에 대한 차례를 통해 살펴본 바에 의하면, 이 책은 칼빈의 연구와 그의 교리에 대한 연구서이다. 카스텔리오에게 행한 그의 도덕적 책임을 묻고 있는 책은 아닌 것 같다. 물론 그 책을 읽지는 않았으니 내가 틀렸을 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칼뱅이 자신의 종교에 권력을 실어주고 그것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핍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종교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그 교리의 창시자이며, 청렴한 기독교 정신을 가장 충실히 수행한 칼뱅에게 근거를 두고 있는 개신교의 장로교의 근거에 대한 의심이 생길 수는 있지만, 어느 경우에도 오용과 악용은 있을 수 있는 법이다.
(이 오용과 악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기독교의 존재에 대해 엄청난 논쟁이 가능하다.. 다만 난 지금은 보류..^^;)

이 부분에 있어서, 그리고 이 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권력과 결합한 파시즘의 무서움과 어느 경우에도 지켜져야할 인간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에 대한 것이다.
....

내 자신이 종교에 관해 민감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글쓰기가 쉽지 않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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