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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25일에 쓰는 26일 서울 시장 재선거 흐름. 본문

머릿속 탐구/칼럼

2011년 10월 25일에 쓰는 26일 서울 시장 재선거 흐름.

☜피터팬☞ 2011. 10. 2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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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내일이면 서울 시장이 가려지는군요.
 언제나 그렇지만 이번 선거판도 흥미진진합니다.
 
 이야기를 풀어가려면 2010년부터 봐야합니다.
 시기는 바야흐로 서울시장 선거.
 야권은 나름대로 연합도 시도하고 MB의 실정을 부각하면서 고군분투하지만
 아주 아쉽게 2%도 아니고 0.6%가 모자라서 패배합니다.
 오세훈이가 강남 3구를 등에 엎고 간발의 차이로 시장으로 재선하죠.
 강남시장이니 뭐니 비아냥을 듣긴 하지만 어쨌든 부정할 수 없는 서울 시민의 뜻입니다.
 그렇게 서울시장은 MB를 못 따라가서 안달난 오세훈이가 다시 고수하나 싶었는데....
 
 우리의 땡강쟁이 오세훈이가 셀프탄핵을 시도합니다.ㅋㅋ
 강남3구에서만 지지받아 당선된 것에 자존심이 상해서 좀 더 확실한 지지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인지...
 팀킬이라는 주변의 수많은 충고에도 불구하고 시장직을 걸면서까지 무상급식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합니다.
 결국 국회의원 재보선으로 새로 대표직을 맡은 홍준표의 얼굴에 똥칠하면서 오세훈이는 시장직에서 물러나죠.
 
 자, 여기서부터 서울시장 재선거의 진정한 시작입니다.
 사실 이때까지의 흐름으로만 놓고 보면 반한나라당의 야권 압승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우리의 위대한 각하에 대한 여론은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다가
 물가도 올라서 가뜩이나 생활까지 팍팍한 마당에, 애들 밥그릇을 빌미로
 주민투표에다 재선거까지 해야하는 바람에 백몇억씩 써야하는데 시민 여론이 한나라당쪽으로 좋을리가 없겠죠?
 이건 야권 대표로 누가 나오느냐하는 결정이 곧 서울시장 선거 본선이고 결승이 될만한 흐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한 흐름은 재미가 없다고 누군가 생각했던 걸까요?
 오세훈이 물러나자마자 곽노현 교육감과 관련한 사건이 크게 한방 터집니다.
 사법적 판단이야 기다려야될 문제지만, 팩트만 놓고 보면 반대쪽에서 물어뜯기 좋은 돈문제로 말이죠.
 여기서부터 한나라당의 노련함이 발휘되고, 야권의 무력함이 빛(?)을 발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정치적인 구도에서 계속 야권이 유리한 위치를 잡아가기 위해서는
 검찰 수사의 정치적 의도를 부각시키면서 오세훈의 자살골로 잡은 공세적 우위를 놓쳐서는 안 되었습니다.
 하지만 야권은 곽노현 교육감을 서둘러 꼬리자르기하면서 주춤해버렸고,
 한나라당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하면서 주도권 싸움에서 완패할 위기를 벗어나고 맙니다.
 
 그렇게 그냥 서울시장 재선거로 넘어가나 싶었는데 흐름이 다시 야권쪽으로 넘어가는 기회가 찾아옵니다.
 바로 안철수 교수의 등장으로 국민적 관심을 주~욱 끌어올려놓고는
 기존 정치권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통 큰 자세로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하는 형식으로 후보자리를 양보한 거죠.
 사실 야권이라고 하기는 애매하지만 한나라당의 반대 세력을 퉁쳐서 야권이라고 한다면 그렇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현재 정치 구도는 한나라당 대 반한나라당으로 프레임이 잡혀가니 시민세력을 야권으로 봐도 무리는 없을 듯.
 여튼 한나라당의 패악질과 기존 야당들의 무력함 등 기존 정치에 환멸을 느끼던 국민들은 열열한 지지를 보냅니다.
 높아진 시민 의식을 기존 정당들이 소화하지 못했다는 측면에서 시민세력의 정치참여는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봅니다.
 뭐, 이 부분은 여러각도에서 할 이야기는 많지만 일단 넘어가고..^^;
 
 이 무렵만 해도 서울시장 재선거는 야권에 충분히 유리한 흐름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박원순 변호사의 경선까지만 해도 여러모로 흥미진진한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었고,
 한나라당은 별다른 경선도 없이 그냥 나경원으로 압축되어 버린..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아주 재미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더군다나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나경원 후보를 그다지 탐탁치않아하는 데다
 나경원은 시장직을 걸고 땡깡부린 오세훈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인물.
 게다가 야권은 바로 전 선거에서의 연합 경험을 밑천삼아 문제점을 줄여서 야권의 압승으로 선거가 끝나나 했는데...
 역시 막상 시작된 선거전에서 강자는 한나라당이었습니다.
 한나라당은 막강한 언론의 힘과 일사분란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오세훈의 실정으로 시작된 서울시장 재선거라는 프레임을 순식간에 박원순 후보의 검증 프레임으로 바꿔버립니다.
 
 아.. 이건 정말 그들의 능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_-;
 그 좋은 능력 지들 배채우는데만 쓰지말고 국민을 위해서 쓰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ㅋ
 한나라당은 기대를 저버리지않고 박원순 후보를 검증한다는 걸 핑계로
 박원순 후보측의 반론과 해명은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는 신공을 바뤼하면서
 갖은 분탕질에 똥칠에... 참 보다보다 이런 지저분한 짓거리는 정말 처음 봤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전혀 효과가 없느냐라고 하면 그게 또 아니었어요. 사람들 관심갖습니다.
 사람들도 정책이나 비젼같은 것보다 가십거리같은 뒷담화식 폭로에 더 관심을 갖는 부분도 한몫 한 것 같습니다.
 오래전에 끝난 "아내의 OO"같은 드라마를 모두들 욕하지만 시청률은 1위나오는 거나 마찬가지죠.ㅋ
 
 선거 경험이 없는 시민사회 단체의 대표 박원순과 선거에서 유리해도 항상 불리한 위치를 점하는 능력을 가진 야권은
 이러한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거일 전까지 왔습니다.
 뭐 애당초 두 진영이 가지고 있는 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도 인정해줘야 합니다. 한나라당 힘이 원래 훨씬 쎕니다.
 SNS나 시민의식 향상으로 세력간 차이는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한나라당이 더 쎄다고 보고 있습니다.
 야권은 곽교육감 사건으로 끊긴 진보 진영의 공격 자세를 찾아오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자기들이 주도하려고 했던 정책 선거 흐름으로 끌고 가지도 못하죠.
 한나라당이 네거티브해도 우리는 안 해하다가 하루만에 나도 이젠 못 참아하고 태도를 바꾸고..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첨부터 한나라당과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성토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공세적으로 나왔으면...
 선거판이 그냥 지저분해지기만 하고 사람들의 관심은 더 멀어지기만 했겠죠..ㅋㅋㅋㅋㅋ
 관심이 더 멀어졌을 꺼라는 건 농담이고, 이번 선거가 오세훈의 실정 때문세 발생한 선거이고
 대통령을 필두로 하는 한나라당의 실정을 심판하는 선거라는 걸 강조해야만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여간 유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도 도무지 야권은 그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이 답답함...
 
 각설하고... 여튼 한나라당의 선거 분위기가 많이 유리해졌다는 건 박근혜 전대표의 선거지원에서도 나타납니다.
 박근혜 전대표는 초반에는 지지를 하는지 마는지 애매한 태도.. 아니, 태도 자체를 안 보여주죠.
 심지어 보수 신문이 박근혜 대표가 나와야한다고 압박을 넣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안 도와줄 것처럼 이야기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서울시장 선거에 전폭적인 지원을 나서기 시작합니다.
 한나라당 선거이고 당 내에서 박근혜 전대표가 차지하는 정치적 위상 등등을 보면 지원 안할 수가 없기도 했겠지만..
 지난 재보선 때 박근혜의 행보를 보면, 박근혜 전대표는 가능성이 없어보이는 일에 그렇게 나서는 타입이 아닙니다.
 지난 선거에서는 아예 지지 유세를 한 번도 안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 예로 재보선 때 여론조사 헛발질이 제일 심했던 곳 중에 하나가 강원도였습니다.
 강원도는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가 먹는다고 신문에서 그렇게 광고했지만, 박근혜 전대표는 나서서 지원 안 했습니다.
 대신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강원도를 몇번 방문했죠. 순전히 올림픽을 위해서만 강원도를 갔을까요??
 강원도지사를 엄기영이 먹었다면 나중에 자신의 은밀한 지원을 드러낼 수도 있는 것이고,
 지금처럼 떨어진다고 해도 박근혜 전대표는 그저 올림픽을 위해 다녀갔다고 쉴드를 칠 수도 있도록 행동한 겁니다.
 각종 언론에서 강원도는 유리하다고 유리하다고 눈에 핏대를 올리면서 이야기했지만,
 박근혜 측에서 파악하기에는 가망이 별로 없어보였기 때문에 눈에 띄는 행동을 안 한 거죠.
 그런데 대선구도에도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일단 전면에 나섰습니다.
 각종 언론에서도 잠재적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박근혜 전대표의 유세에 큰 의미를 둡고 있습니다.
 결국 박근혜가 전면으로 나섰다는 건 어느 정도 자신있는 흐름이 되었다는 계산이 다 끝났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야권.. 슬슬 불안해지는 상황이었는데 또다시 변수가 발생합니다.
 바로 박원순 후보에 대한 안철수 교수의 직접적인 지지 선언이죠.
 그런데... 안철수 교수의 막판 지지로 얼마나 많은 변수가 생길지.. 저는 좀 회의적인 편입니다.
 안철수 교수가 박원순 후보를 지지해야할 충분한 이유는 많은데 너무 늦게 나오지 않았나 싶거든요.
 조금만 더 서둘러줬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아마 그 경우엔 한나라당의 무자비한 칼질을 견뎌야했겠죠.
 안철수 교수의 지지 선언은 나름대로 파장은 충분해서 각종 언론은 자신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각종 해석을 쏟아냅니다.
 진보 성향 언론은 안철수 교수의 등장으로 박원순이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하고,
 보수 언론들은 그다지 효과가 없을 꺼라며 애써 태연한 척을 하지만,
 사실 한나라당을 비롯해서 보수 진영이 유쾌할 리는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안철수 교수의 등장을 가장 떨떠름하게 바라보는 건 한나라당보다는 민주당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박원순을 잘 지원해서 이기게 하면서 자신들의 위상도 좀 높이고 했어야했는데...
 애쓰지않은 건 아니지만 능력이 부족한 건지, 한나라당의 공세에 제대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다지 눈에 띄는 존재감을 보여줬다고 할 수가 없어요..;;
 박근혜의 유세가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에 비해, 손학규를 비롯한 민주당의 움직임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죠.
 더군다나 막판에 안철수 교수의 등장으로 이겨도 그 공이 안철수 교수에게 돌아가지 민주당에게는 그닥...
 만약 지게 된다고 해도 박원순 변호사는 다시 시민사회단체로 돌아가면 되고,
 안철수 교수 역시 정치적 위상은 많이 실추되겠지만 원래 정치인이 아닌 이상 실질적인 타격은 없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민주당은 서울시장 자리를 다시 한나라당에게 내어주는 것 뿐만 아니라 정치적 입지도 큰 손실을 입을 겁니다.
 그리고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은 앞으로도 한동안 희망없는 현실에 더욱 힘들어질테구요.
 
 
 후아.. 간단히 정리될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 간단히 정리는 안 되는군요.^^;
 더군다나 재미도 없어..ㅋㅋㅋ
 여튼 저는 내일 누가될 지 잘 모르겠습니다...;
 흐름을 정리해보면 생각보다 양진영이 팽팽하다고 느껴지네요.
 한나라당은 그렇게 헛발질을 해대도 생각보다 (나쁜 쪽으로) 능력이 확실하고,
 민주당 및 야권은 상대방이 그렇게 밥을 차려줘도 제대로 챙겨먹지도 못합니다.
 결론은 누가 되던 박빙!!!이 되지 않을까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제 예상이 별 신뢰가 없다는 거죠.ㅋㅋ
 무슨 제가 정치평론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분석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정보가 확실한 것도 아니고...
 그냥 제 맘대로 끄적여봤습니다.ㅋㅋㅋㅋ
 
 마지막으로 제 희망은요... 제 예상이 무참히 깨지면서 박원순 후보가 압승하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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