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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보상이 아니라 진실이다 -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하여 본문

머릿속 탐구/칼럼

중요한 것은 보상이 아니라 진실이다 -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하여

☜피터팬☞ 2014. 7. 18.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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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벌써 3달이 지났다. 처음 사고 소식의 무덤덤함이 충격으로 바뀌고, 충격에서 절망으로 바뀐 후 3달이다. 그러나 아직도 세월호와 관련된 많은 것들은 한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이제는 지지부진한 상태를 넘어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마저 나타나고 있다. 그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을 이야기해보고자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사회적 문제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사고 발생 원인부터 사고의 수습까지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특별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지금 인터넷과 언론에서는 세월호 특별법에 관한 이야기들이 한참이다. 세월호 이후로 이런저런 일들로 조금씩 뉴스 전면에서 밀려나던 세월호 소식이 다시금 들려오는 것이 어째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특별법이 시작부터 많은 난항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특별법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눈에 많이 띈다. 도대체 왜? 무엇을 반대하는가?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된 내용은 크게 세가지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1. 세월호 희생자의 의사상자 지정

2.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의 모교인 단원고 학생들의 대학 특례 입학

3. 세월호 진상 조사와 관련된 조사권, 수사권, 기소권


 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중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고 세월호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키는 내용은 1.과 2.이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자신을 6.25 참전 용사의 자손이라고 밝힌 사람이 1.과 2.와 관련해서 세월호 특별법을 반대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 1. 과 2.의 내용은 형평성에서 어긋난다는 것이 반대의 이유이다. 나는 아고라의 반대 서명에서 밝힌 모든 반대의 이유에 동의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에는 동의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희생자의 의사상자 지정과 대학특례 입학과 관련해서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성토의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된 인터넷 기사의 댓글이나 블로그를 보면 세월호 유족에게 너무나 과한 보상이 주어지는 것에 대한 불만과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세월호 유족에 대한 공격이나 조롱으로 종종 이어진다. 세월호 유족이 벼슬도 아닌데 다수의 국민에게 너무나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도 밝힌 것처럼 나 역시도 과도한 보상은 여러모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지만, 이 부분과 관련해서 비판을 받아야할 대상은 세월호 유족이 아니라 정치권이다.

 


 세월호 희생자의 의사사상자 지정과 관련해서 유가족들을 비판하는 주된 근거 중에 하나는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의 발언에서 비롯된다. 전해철 의원의 발언을 정리한 내용 중에 유가족들이 의사상자 지정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말이 바로 세월호 유족을 비판하고 심지어 조롱하는 사람들의 근거다. 나는 개인적으로 세월호 유족 중에 의사상자 요청을 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유가족이 한 사람도 아니고 각각의 입장이 있을 터인데 의사상자 지정을 요구한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족 개인의 주장이 유족의 대표되는 주장이 되는 것은 아니며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모든 유족들을 비판하고 조롱할 근거 역시 될 수 없다. 세월호 유족은 언론을 통해서도 의사상자와 특례입학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밝히기까지 했다. (관련내용 클릭 -> [한수진의 SBS 전망대] "특례자 입학이나 의사사장 지정 요구한 적 없다." 설익은 '세월호 의사자·특례입학', 유가족 진심 발목잡나) 세월호 유족들의 뜻을 대표해서 그런 적이 없다고 언론을 통해서도 이야기했는데 1.과 2.의 내용으로 세월호 유족을 욕보이는 행태는 대체 어떤 정당성이 있는 건가. 유족들의 입장이 언론을 통해서도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의사상자와 특례입학 요구를 근거로 비판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선동을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정치권에 있다. 이번 일을 보더라도 정치권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발의한 법안 때문에 유족들이 또다시 상처를 받게 되지 않았는가.(전해철 의원은 안산시를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이다.)


 의사상자와 특례입학과 관련된 과도한 보상으로 욕을 먹고 조롱을 당해야할 대상은 유족들이 아닌 정부와 국회를 포함한 정치권이 되어야 한다. 진실을 밝히고 유족들을 보듬으면서 참사 이후의 대책을 준비해야할 위치에 있는 정부와 국회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보상으로 대표되는 수습 뿐이다. 심지어 단원고를 외고로 전환하는 것을 세월호 참사의 대책으로 내놓기까지 했다(관련내용 클릭 -> '단원고 외고 전환'이 세월호 참사 대책?). 이런 식의 실효성없는 보여주기 대책보다 정작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수습 중 가장 핵심적이어야 할 국정조사는 오히려 졸속으로 치뤄졌다(관련내용 클릭 -> 세월호 유가족 앞 與野 '막말 싸움'..국정조사 파행(종)). 특히 국민의 편에서 진실을 밝혀야할 새누리당의 태도는 일말의 희망을 안겨줘야할 유족에게 되려 상처만 줬을 뿐이다(관련내용 클릭 ->'유가족 강제 퇴장' 세월호 국조 특위 파행"새누리 이완영, 세월호 유가족이 화내자 '경... 국조 위원들 불성실 지적). 이런 것들이 바로 세월호 유족이 조사권, 수사권, 기소권을 요구한 배경인 것이다. 처음부터 도무지 제대로 된 것이 없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할 가장 큰 책임이 있던 국회가, 국정조사에서 성실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임했다면 세월호 유족들이 전국을 돌며서 서명을 받고 단식 투쟁을 하면서까지 유족들이 원하는 방식의 특별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했을까? 지금의 세월호 참사가 전국적인 파행으로 치닫는 것에 있어서 정치권은 얼마만큼의 책임의식을 느끼고 있는지, 세월호 유족들의 요구가 과연 부당한 것인지 묻고싶다. 더불어 세월호 유족들의 요구가 터무니없다며 반대하고 조롱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태도에 다시 한번 어처구니없음을 느낀다. 이 부분을 좀 더 명확히 하기 위해 세월호 유족의 특별법안에 대해서 링크를 걸어둔다.


관련내용 클릭 -> 세월호 유족의 특별법 내용


 3.과 관련된 논란 중에는 수사권, 기소권에 대한 법률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법률적 부분에 있어서는 문외한이고 내용을 모두 파악하고 공부해서 지금의 논의를 이끌어가기에는 물리적인 여건이 부족하다. 하지만 유족들이 특별법에서 제안한 수사권과 기소권은 전혀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수사권과 기소권의 요구는 의문사 조사위와 같이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놓은 내용이다(관련내용 클릭 -> "수사권 없던 과거사위 무력..세월호사위 되풀이 말아야"). 링크를 걸어놓은 관련 내용에 나온 것처럼 수사권, 기소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런 내용이 법이 정한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법이라는 것이 절대불변의 진리는 아니다. 법은 필요에 의해서 상황에 따라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법에 미비한 점이 있거나 문제를 해결하기에 부족하다면 충분히 바꿀 수 있는 것이 법이고, 입법부의 역할이 바로 그런 것이다. 더군다나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후에 국가개조를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던가(관련내용 클릭 -> 박근혜 대통령, '국가 개조' 거듭 약속). 근래에 국가개조에서 국가혁신으로 용어를 바꾸었지만, 국가개조든 혁신이든 사건에 대한 진상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는 모두 말장난일 뿐이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유병언 하나 못 잡는 검찰과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던 국무총리를 다시 그 자리에 앉히는 정부를 보면서 과연 유족들이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리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을까. 아니, 믿음이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일이 제대로 처리될 수 있을까. 법을 바꾸는 것은 국가개조나 국가혁신의 범위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일까. 이번 일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기 위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법을 새롭게 제정할 필요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도입하고 실행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


 세월호는 여러모로 씁쓸한 인상만을 남기고 있다. 그것은 상처입은 사람들에 대한 조롱과 멸시의 시선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이고, 정작 필요한 부분은 소홀히 하면서 보상으로 생색만 내려는 정치권이 있다. 그 중에서 정치권이 보여준 태도는 제일 처음 말했던 것처럼 절망을 느끼기에 충분할 정도였다. 진실을 밝히려고 하는 노력과는 동떨어져서 그들만의 논리로 이번 참사를 수습하려는 정부와 국회에게 과연 우리는 어떤 기대를 할 수 있을까. 국민을 보호해야하는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야하는 국회가 이번 참사에서 보여준 태도 속에서 과연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나는, 국민은, 그리고 세월호 유족은 그저 말뿐인 위로와 허울뿐인 대책이 아니라 진실을 원한다.


덧 : 아침 기사들 중 유족들의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된 글이 있어 링크를 남긴다.

관련내용 클릭 -> 세월호 특별법이 '유족 뜻대로' 제정돼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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