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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30일 재보궐 선거가 세월호 사태에 대해 갖는 함의 본문

머릿속 탐구/칼럼

2014년 7월 30일 재보궐 선거가 세월호 사태에 대해 갖는 함의

☜피터팬☞ 2014. 7. 31.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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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11 대 4로 야권의 참패.

본전도 못 건졌다는 말은 이런 경우에 써먹어야할 것이다.


뉴시스 기사 사진


우선 이번 선거에서 의미있게 봐야할 곳은 순천인 듯 하다.

민주당 텃밭인 전남 순천에서 박근혜의 사람인 이정현 전 대변인이 당선된 것은 의미심장하다.

더 이상 호남에서 민주당 간판만 달면 당선될 꺼란 생각은 버리고 지역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라는 경고의 의미로 읽힌다.

이번 선거가 야권에 대한 심판이라는 언론의 기사들은 바로 이 때문이다.

모 커뮤니티에 들어가보니 순천 주민들이 민주당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불신과 실망이 얼마나 큰지 알겠더라.

정치사적으로도 호남에서 먼저 지역색을 깨고 나온 것은 박수를 받아야할 상황인 지도 모른다.


한겨레 기사 사진


전라도에서의 이정현 당선이라는 뉴스가 가져온 파급력이 워낙에 커서 약간 파묻힌 측면이 있는데,

선거가 시작되면서부터 가장 주목받던 곳은 바로 서울 동작을을 포함한 수도권이었다.

그리고 수도권에서는 수원의 1석을 제외하고는 모두 새누리당이 가져갔다.

나에겐 새누리당의 전라도 입성보다 수도권에서의 야권의 참패가 더욱 충격이었다.


이번에 여권은 경제 활성화를, 야권은 세월호 심판론을 들고 선거에 나왔다.

본격적인 선거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각 진영이 전면에 내세우고 있던 전략은 분명했다.

수도권의 여론은 현재 정치적 이슈에 민감한 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렇다면 수도권의 현재 여론은 세월호보다는 경제 활성화가 더 큰 관심이라는 결론이 내려진다.

현재 세월호 참사는 여야간의 입장 차이 때문에 특별법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유족들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을 하다 병원으로 실려가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이 상황이 되도록 야당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유족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그동안 국민의 대표라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정부와 청와대를 보호하기에 급급했었다.

세월호 참사가 중요했다면 세월호 참사의 진상 조사를 방해했던 새누리에 대한 지지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물론 야권이 공천과정에서부터 워낙에 지리멸렬해서 실망만을 안겨줬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야권이 실망스러워서 여권을 당선시켜줬다면 

결국 세월호 이슈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내야할 정도의 중요한 이슈는 아니라는 신호가 된다.

더군다나 현재 구도가 여대야소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서 야권보다 여권에 힘을 더 실어준 것은,

세월호라는 이슈에 대한 현재의 관심도가 어떠한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라는 생각이 든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의 소감을 말하면서 경제 활성화에 대해 언급했지만, 세월호는 하지 않았다.

몇몇 언론에서는 이제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서 새누리당이 탄력을 받게 되었다며 지금보다 대치가 더 길어질 것을 예상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만들어낸 것은 바로 재보궐 선거이다.

최근의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계속 우세한 원인 중에는 50대 이상의 노년층 인구가 많다는 부분이 클 것이다.

또한 야권이 선거 과정 중에 워낙에 많은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라는 원인도 분명히 작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새누리당은 못하지만 않으면 당선되고, 야권은 잘해야만 당선된다는 말이 된다.


이게 공평한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세월호 이슈가 야권이 밉다고 그냥 주도권을 넘겨줘도 되는 그 정도의 사건이었는지 난 잘 모르겠다.

아니면 이번 선거가 세월호 사태와는 상관없이 한발 떨어져서 봐야하는 선거였는가도 모르겠다.

그리고 선거에서 이토록 크게 이기고도 새누리가 세월호와 관련된 기존의 입장을 바꿀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프레시안 기사 사진


난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월호 참사라고 생각했다.

이번 선거에는 세월호 사태를 풀어가는 여권과 야권의 입장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건 아니었다.

세월호는 나에겐 중요한 이슈였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이슈였지만, 그게 다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아직 전혀 모르겠지만.

나는 여전히 가만히 있지는 못 하겠다.

이번 결과를 두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증거라고 해도.

나는 여전히 가만히 있지는 못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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