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삶에 커다란 의미가 하나 더 생겼다. 본문
어떻게 보면 중2병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나는 삶의 것들에 하나씩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간다.
그런 것들은 평범하고 특별할 것 없는 내 삶을, 내 나름대로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남들은 알 수 없는 나만의 의미들로 채워가던 삶에, 남들도 알 수 있는 아주 확실한 의미가 생겼다.
4월 16일.
사회적으로도 평범하지 않은 날이 되었고, 개인적으로도 결코 가볍다고 생각하지 않던 날,
나는 아빠가 되었고, 마나님은 엄마가 되었다.
아이를 낳는 고생은 온전히 마나님의 몫이었기에 그저 나는 안쓰러워하고, 고마워할 뿐.
(지금도 그 날을 생각하면 그저 손을 잡아주는 것 뿐이 할 수 없었던 것이 참 안타깝다..ㅠㅜ)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마나님과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며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내가 태어나고 1년 후에 광주에서 민주화 운동이 있었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매년 생일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상기하게 됐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아빠와 같은 운명(?)을 타고나서 매년 생일마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야하는 것 아닌가.
(아이의 예정일은 4월 14일이었다.)
그리고 이 말은 정말 사실이 되어버렸다.
2015년 4월 16일 오후 10시 52분.
우리 별이가 세상에 나와 한율이라는 이름을 얻은 때이고,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유가족과 시민들이 귀막은 정부에게 책임있는 자세를 좀 보여줄 것을 요구하던 때이다.
생일이 1년 후에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날이 되어버린 덕에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라도 더 가진 아빠처럼,
참사 1년 후에 생일을 맞이한 우리 아이는 생명의 소중함과 타인에 대한 배려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중2병처럼 자잘한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던 내 모습이 조금은 덜 부끄러울 수도 있을 것 같아.
우연이지만, 그래도 이건 정말 아이에게 좋은 의미가 되어줄테니까.
하지만 모쪼록, 우선,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아이가 되어주었으면 한다.
무엇보다 그게 제일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순위인 듯..^^;
P.S : 왜 아이만 태어나면 그렇게 블로그나 SNS에 아이 사진을 올리게 되는지... 이제 나도 절감한다.
솔직히 그 전에는 머리로만 이해했지, 마음으로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었던 듯..ㅋㅋ
'머릿속 탐구 > 낙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아성찰 #1 - 시작하는 말 (0) | 2019.07.21 |
---|---|
너의 이름은, 드로리안 (0) | 2017.06.07 |
우리는 꿈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요. (4) | 2014.10.28 |
음... 일단 감사합니다. (0) | 2014.09.15 |
꿈기록 - 2014년 2월 25일 아침에 기억난 꿈. (0) | 2014.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