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자아성찰 #1 - 시작하는 말 본문
나는 '나 자신'이 궁금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또는 싫어하는지,
당황하는 상황은 어떤 경우고 즐기는 상황은 어떤 경우인지.
나는 '나'와 평생동안 1분 1초, 단 한순간도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나는 계속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아, 내가 이렇구나 하는 하나의 경험을 얻고 나면,
음, 나는 저렇구나 하는 반대의 경험이 생기곤 했다.
특히 어릴 때 그런 상황이 많았던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추구하는 '나의 모습'과 실제 '나의 모습' 사이의 간극을 인정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한다.
어쩌면 어릴 때에는 내 자신이 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어서 이상과 실제의 간극을 인정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이가 40이 넘어서야 그 간극을 인정하게 되면서 예전에 비해서 '나'에 대해 정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 정리도 결론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나'에 대한 탐구를 계속 하면서 어렴풋한 결론 중에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결론은,
"'나'라는 존재에 대한 절대 불변의 고정된 상을 얻는 것은 어렵다"로 귀결된다.
그래도 나름 정리를 하고 싶은 욕구를 계속 느끼고 있는데
그것은 결론을 내리고 내 모습을 고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나중의 변화를 좀 더 민감하게 검토해보기 위함이다.
내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고정된 상을 찾는 것에서 변화된 모습을 찾는 것으로 변하고 있다.
얼뜨기 철학일지는 몰라도, 나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 탐구이다.
아마도, 마지막 순간까지도 나는 이 탐구를 계속 하고 있을 것 같다.
"나는 나이어야 한다."는 내 오랜 명제의 의미가 이제야 좀 더 명확히 드러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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