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나의 현재, 너의 과거 - #6 덕질의 시작(데이터 주의!!) 본문
지금도 가끔 궁금하다. 내 인생 처음의 덕질은 무엇이었을까? 내가 덕질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지금의 내 취미는 아주 어릴 적에 시작되어서 콘텐츠만 바뀐 걸까, 아니면 그 전에는 덕질이랄 것은 없었는데 지금의 취미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이 된 걸까? 이건 기억을 한참 더듬어 봐야 할 문제인 듯싶다.
이런 사소하지만 애매한 기억의 문제를 별이는 겪지 않아도 된다.
내가 지금부터 확실히 기록해줄테니 말이다.
별이의 경우는 기차다.
기차의 어떤 점이 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차는 별이가 제일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콘텐츠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별이도 여느 아이들처럼 기차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마치 때가 되면 이가 나고 걸음마를 하는 것처럼.
별이가 기차에 대한 애정을 특별히 갖게 된 계기가 굳이 있다면, 아마도 2017년 4월에 갔던 해외여행과 관련이 되었을 것 같다. 당시 여행은 결혼 기념 여행으로 일본의 오사카가 목적지였다. 떠나기 전에 기차를 좋아하던 별이에게 그 지역 관광물이기도 한 '라피트'라는 기차에 대해 유튜브를 통해 보여준 것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
영상을 통해 본 기차를 곧이어 실제로 보고 장난감으로도 갖게 된 경험이 강하게 각인되었던 것인지,
혹은 그저 어떤 것에 빠지는 정도가 좀 강한 것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별이는 기차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장난감류에 한없이 너그러운 아빠의 비호(?) 아래, 별이는 기차놀이를 즐기고 또 즐겼다.
기차와 관련된 장난감 시리즈만 3종류로,
브리오 류의 나무 기찻길로 된 토마스 기차 시리즈와
일본의 프라레일 기차 시리즈,
그리고 레고 시티 기차 시리즈까지, 별이는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각종 기차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레고 기찻길은 결합하는 방식과 공간의 제약으로 6살인 지금도 혼자서 만들어 놀고 있지는 못하지만(ㅠㅜ),
지금은 중고로 넘긴 프라레일과 나무 기차길은 손이 가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고 다양하게 기찻길을 만들곤 했다.
한 가지 확실히 못 박고 싶은 것은, 전에도 어디에선가 이야기했지만, 내 취향은 절대 기차가 아니다.
나는 로봇, 그리고 인간. 자동차나 기차는 저 둘의 연장선상에 있어야만 약간 관심을 갖는 정도로,
아빠의 취향 때문에 별이가 기차에 억지로, 다수 노출이 된 것이 아니라는 것.
다만 로봇이건 기차이건 간에 장난감 등의 취미 영역에 돈을 쓰는 것에는 상대적으로 너그러웠던 것은 사실.
덕분에 모르긴 몰라도, 요 근방에서라면 기차 장난감을 많이 가지고 있는 아이로 열 손가락 안에는 들지 않았을까..^^;
아무튼, 별이는 눈을 뜨고부터 잠이 들 때까지,
거실이 너저분해서 기찻길을 한번 싹 다 정리하면 지치지도 않고 다시 만들었고...
그 사이에도 조금씩 늘어난 레일 수와 함께 별이의 기차길 만드는 실력도 함께 늘어났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기차를 좋아해서 기찻길만 만든 것이 아니다.
나무 블록을 통해서 만들어진 모형 중에 별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의심할 필요도 없이 기차였다.
집에서 본격적으로 레고를 시작하기 전에 키즈카페에서 만져본 레고로 만든 것도 기차였고...
제법 독창적인 형태의 기차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키즈카페에서도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기차부터 만들고 봤다.
심지어 기차가 아니더라도 일단 기차로 만들어야 흡족했던 별이.^^;
음... 정확히는 뭔가 만들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내가 기차부터 만들어줬다고 해야겠지만...^^;;
내가 만드는 방식을 잘 봐 두었다가 나중에는 비슷하게, 자신의 색깔을 추가해서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듀플러를 가지고도 기차를 만들고,
나무 블록을 이용해서도 기차를 만들고
매우 당연하게도(?) 레고를 이용해서 기차를 만들었다.
뭔가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일단 기차는 한번 거쳐하는 것이 인지상정!
기차만 만든 것이 아니라 기차 관련 시설들도 만들어가며 자신의 기차 세계를 만들어가는 별이.
어린이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1호선 역이 있어서 가끔 기차를 타고 집에 오기도 했다..^^;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기차 타는 것은 장난감 기차보다는 덜 좋아했던 듯...ㅋ
별이의 기차 사랑에 발맞추어 의왕 기차 박물관에도 가보고...
(집과 멀어서 자주 갈 수는 없었다...;;;)
기차놀이 기구는 꼭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정도의 정성은 들였다.
지금도 별이에게 커서 뭐가 되고 싶냐고 물으면 기관사가 되고 싶다고 대답한다.^^
장난감의 비중을 봐도 아직 기차가 압도적으로 많기는 한데...
최근 별이의 애정이 기차에서 다른 것(무려 게임..;;)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고 있다.
내 경우에는 7살 무렵에 제일 좋아하던 콘텐츠가 무엇인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기차는 분명히 아니었다.
내 기억 속의 장난감 중에 기차는 거의 없었기 때문.
다만 별이는 내가 기차에 관심 없는 정도로 기차에서 멀어진 것은 아니다.
게임에도 확실히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기차에 대한 미련은 남아있다.
과연 별이가 기차에서 마음이 떠나게 될 때는 언제일까?
아니, 뭐... 그대로 기차를 계속 좋아한다고 해도 상관없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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