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2021년 7월 8일 목요일 날씨 구름 적당히. 아아 님은 갔습니다. 본문

일상의 모습

2021년 7월 8일 목요일 날씨 구름 적당히. 아아 님은 갔습니다.

☜피터팬☞ 2021. 7. 9.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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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이 일기장은 생일날에 내가 나를 격려하기 위해 쓰는 용도 외에는 쓰질 않았는데...

아...

최근 이런저런 악재(?)들이 좀 있어서 기록 차원에서 일기를 남긴다.

생각해보니 이런 류의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곳이 일기장뿐이더라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굳이 악재라고 할 것은 없고, 이것도 그저 순리의 일부라고 볼 수도 있긴 하겠다.

 

첫 번째 악재는 에어브러쉬 작동 오류.

사용하고 있던 에어브러쉬는 미스터 하비 프로콘 보이 PS289.

저가형 에어브러쉬 2개를 한 달도 안 되어서 고장으로 날리고 홧김에 질렀던 모델이다.

그리고는 왜 사람들이 돈이 좀 들더라도 좋은 에어브러쉬를 쓰라고 하는지 바로 이해했던 모델.

2011년 생일 즈음 샀으니 만 10년은 사용했네..;; 오래 쓰긴 했구나..^^;;

하지만 10년 내내 쉬지도 않고 사용한 건 아니니 실 사용기간으로 치면 한 반의 반 정도? ㅋ

암튼 이 녀석이 갑자기 고장 났다.

청소를 위해 분해를 하고서 다시 조립했는데, 그 후부터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조립이 잘 되었나 확인하기 위해 분사를 하는데, 분사되는 신너가 현저히 줄어들었던 것.

이상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일단 분사는 되니 마무리로 뽀글이를 하려고 하는데, 뽀글이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뽀글이를 위해서 노즐 캡을 좀 풀었는데, 뽀글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분사되는 신너의 양이 늘었다.

게다가 분사 방향도 좀 휘었다는 것이 확연히 눈에 보였다.

분사 방향이 휜 것은 니들 끝이 휜 것 때문인 것이 분명했는데, 분사량이 이상해진 것은 도저히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인터넷을 뒤지고 평소 검색할 때 고려도 안 해본 유튜브까지 뒤졌지만, 비슷한 증상을 찾지 못했다.

에어브러쉬 전문샵 홈페이지에 증상을 남기고 해당 샵의 담당자와 통화도 해봤지만, 뾰족한 해법은 없었고...

결국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니들과 노즐 부품을 구입하고 최후의 순간을 위해 같은 모델까지 하나 더 구입했다.

출혈이 꽤...ㅠㅜ

그런데 나중에 부품을 교체하고 다시 사용하면서 내가 스스로 내린 결론은,

노즐 캡을 너무 세게 조여서 원래의 위치보다 더 안으로 조립이 되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설명하자면 복잡한데... 여튼 원래의 에어브러쉬는 살아났고,

내가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굳이 부품 교환까지도 필요 없었다는 것.

뭐... 에어브러쉬야 언젠가 사용할 테니까... 아니면 상황에 따라 교환해서 쓰던가 하지 뭐....

 

그렇게 첫 악재를 대충 수습했다고 생각하고, 한 달이 채 안 되었을 때 두 번째 악재가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에어브러쉬로 꽤 큰 지출을 하고 최근 작업하고 있는 킷에 마감재를 뿌리던 오늘.

아아. 오늘 내가 이 일기를 남겨야겠다고 생각한 사건이 터졌다.

 

스프레이 부스의 소음을 막고 즐거움을 배가하기 위해 듣고 있던 팟캐스트 진행자들의 목소리를 뚫고 어떤 소리가 들렸다.

퍽.

무심코 지나갔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큰 소리가 아니었음에도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스쳐 지나갔다.

보통 이런 느낌이 들고 나서 좋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리고 발견한 참상....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상한 색의 액체가 컴프레셔 주변에 흐르고 있었고 압력을 나타내는 압력바는 점점 내려가는 중이었다.

일단 폭발의 위험(?)을 없애기 위해 고장 난 것으로 보이는 컴프레셔의 전원을 뽑고, 액체를 손으로 만져봤다.

대충 액체의 정체는 녹을 잔뜩 머금은 물인 것으로 보였다.

최근 높은 습도 속에서 작업을 좀 하다 보니 탱크 내부에 물이 잔뜩 찼는데

수분을 안 빼주고 작동을 시켰다가 결국 내부 압력을 못 이기고 탱크가 샌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컴프레셔를 작동시켰더니 압력은 안 올라가고 탱크 아래쪽에서 바람만 불더라.

아아... 컴프레셔가 갔다.

2010년 크리스마 선물로 무려 30여만 원을 넘게 주고 사서, 내 프라모델 생활의 전환점을 마련해 준 컴프레셔가.

10년 넘게 썼으면 오래 쓴 것 같기도 한데... 뭔가 조금만 신경을 썼으면 더 오래 썼을 것이 분명한 것도 같고....

아무튼 그렇게 각혈을 하고 간 님을 원래 있던 곳에서 고이 꺼내 두고,

한 시간 가량 사고 현장을 수습하면서 오늘은 이 일을 꼭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컴퓨터를 켰다.

...

이제 새 컴프레셔를 알아봐야 한다...;;

다행히 10여만 원의 저가 모델도 있기는 한데... 이 쪽 바닥이 저가는 저가인 이유가 꼭 있어서...-_-;;

또 이리저리 알아보고 고민해야 할 시간이 갑자기 찾아왔구나.

 

게다가... 원치 않는 지출이....ㅠㅜ

올해 무언가 의욕이 넘치는데, 주변 상황은 내 의욕과는 반대로 흘러가는 듯..-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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