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현대의 물리학은 뉴턴으로 시작한 고전물리학의 세계를 넘어서 아인슈타인이 열어놓은 양자물리학으로 점점 바뀌어가고 있다. 물리학의 개념적 변화는 단순히 학문적인 영역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물론 현대에 가장 중요한 것인 '돈'의 흐름을 연구하는 경제학이 지금은 더 중요한 학문으로 여겨질 지는 모르지만,-나 개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리학의 발전은 단순한 생활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 아닌 철학의 변화, 패러다임의 변화를 뜻한다. 학부 때 들었던 '과학 철학' 시간에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현대에 나오는 철학 논문 중 압도적인 범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양자 역학에 관한 논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 물리학자가 지적했듯이 현대 물리학은 일반인들의 관심에서 너무 많이 멀어져있다. 그렇게 된 이유는 ..
현대 작가들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를 말하라고 한다면, 아마 약간의 고민을 곁들인 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밀란 쿤데라, 주제 사라마구 정도가 아닐까?' 밀란 쿤데라가 사랑이라는 주제로 집요하게 나를 물고늘어졌다면, 주제 사라마구는 이 세상과 거기서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문제를 끊임없이 던져왔다. 시내의 중심가에서 떨어진 지역에 살고 있는 도공 시프리아노 알고르. 그는 딸 마르타와 함께 도자기를 구워서 센터에 납품하는 것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또한 그 센터에는 자신의 사위가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센터에서는 그에게 더 이상 소비자들이 그의 물건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센터에 도자기를 납품하는 것을 중지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3대에 걸쳐 도공으로 살아온 그는 큰 충격을 받지만, 딸과..
난 사랑을 정의하지 않는다. 아니, 정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에 관해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에리히 프롬은 '신에 대해 정의를 내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랑도 정의할 수 없다.'고 했다. '사랑'이라는 것은 '무엇이다'라고 말할 수 없고, 단지 '무엇이 아니다'라고만 말할 수 있다고 한다. 다른 식으로 말한다면 사랑은 너무나 많은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사랑. 이 소설은, 30대 중반을 넘긴 이 땅의 여성들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로맨틱 코메디도 아니고, 하이틴 로맨스도 아니다. 삶이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서고, 인생의 방향을 잡고 그것에..
인간에 대해 탐구한 책은 많이 있다. 심리적으로, 생물학적으로, 화학적으로, 문학적으로, 철학적으로. 그토록 많은 이야기가 나와있어도, 우리는 이 이야기가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이라는 존재 하나를 파악하는 것은 그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너무 아쉬워하지는 말자. 아직 우리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을 지언정, 지금까지 인간에 대해 고찰하고 고뇌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 나름대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니까.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역시 그렇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단어가 있었다. '기만' 그렇다. 인간은 기만적인 존재이다. 인간은 자신의 기준으로 세상을 판단하고 바라보며, 살아가려한다. (그것은 신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