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Pan in NeverLand

# 내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지고 싶었다 내가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네트워크 상에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정리와 기록, 그리고 소통이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생각, 멋진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해도 그것을 어떤 형태의 실체로 남기지 않는 이상 그 생각들은 그냥 사라져 버리게 된다. 시간이 흐른 뒤에 보면 당시에 꽤 괜찮다고 생각했던 내용이 낯부끄러운 경우가 많지만, 휘발되듯 쉽게 사라지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괜히 아쉬워서 어떤 방식으로든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흥미를 갖던 것들은 그다지 대중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더군다나 어떤 주제에 대해서 종종 필요 이상으로 진지하게 접근하는 태도 때문에 내 생각을 쉽고 편하게 다른 사람에게 풀어놓지 못하는 ..
아이에서 어른으로 2 신기하지 어른이 된다는 건 어릴 적엔 상상치도 못한 일이 생겨 체하지도 않고 목에 가시도 걸리지 않을뿐더러 울 반 반장이랑 내 짝꿍의 소문에도 호들갑 떨지 않게 돼 오묘하지 어른들의 세계란 알 수 없지 인생이란 무덤덤해진 건 아닐까 몰라 신문을 봐도 남일이라고만 해 잘 웃지도 않고 잘 울지도 않아 참 신기도 하지 어른이 된다는 건 이승환 - Cycle(5집), 1997 피터팬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것으로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만, 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20살까지만 살고 싶어요'라는 영화의 제목을 듣고는 아, 나도 그러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을 정도니까. 어린 시절의 나에게 어른이란, 아기 공룡 둘리의 고길동이자 피터팬의 후크 선장으로 대표되는 이미지였다. 그들은 상..
야구에서 중간계투만 하던 투수가 선발을 맡게 되었을 때 어떤 느낌일까? 공을 던진다는 행위 자체는 똑같아도 게임을 시작하는 위치가 주는 중압감은 중간계투와는 다르겠지. 야구에서 선발 투수가 갖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스포츠 뉴스에서도 선발 투수를 비중 있게 다루는 거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렇게 중요한 위치에 올라간 투수가 첫 선발에서 실수를 연발한다면... 최근 발주처에 중요한 보고를 할 일이 있었다. 지금까지는 주로 계산 등 실무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회사가 바빠지면서 인원을 쪼개고 쪼개다 보니 갑자기 내가 보고하는 자리의 말단에 앉아 있는 상황이 되었다. 보고하는 자리의 말단이라 앞에 나서야 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실무를 끌어가는 입장이다 보니 디테일한 내용을 설명해야 할 때는 내가 진행하는..

아싸 중에 제일 인싸. 나의 사회적 위치를 스스로 평가할 때 저 말이 가장 잘 맞지 않나 한다. 나를 아는 누군가는 내 평가를 보고 '네가 아싸라고?'하고 반문할 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생각한다. 낯선 사람하고 어울리는 것을 특별히 어려워하지도 않고, 나름 이런저런 모임들도 열심히 하면서 그 안에서 대인관계도 그럭저럭 유지하고 뭐, 그런 모습들을 보면 어느 포인트에서 스스로를 아싸로 평가하는지 갸웃할 수도 있다. 아닌게 아니라 나 자신도 내가 인싸라고 생각했던 적이 꽤 오랫동안 있었으니까. 아싸, 인싸를 굳이 구분하는 것이 우스운 판단일 수도 있겠지만, 굳이 나누자면, 나는 아싸가 맞다. 가장 기본적으로 나는 사람들하고 있는 것보다 혼자 있는 것이 더 편하고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에 그렇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