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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과 비평/영화

영화 - 7인의 사무라이 [구로사와 아키라]

☜피터팬☞ 2003. 12. 21.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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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중반의 일본 산골마을.
이 마을은 산적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결국 농민들은 사무라이들을 고용해 산적들을 물리치기로 하고 사무라이를 모으기 시작한다.
산적들에게 부모를 잃고, 무시당하는 농민이 싫어 사무라이 흉내를 내는 사무라이(?)
이제 막 사무라이로의 수련을 시작한 젊은이,
검의 달인에 도달한 이,
수없이 많은 전쟁을 경험한 현명한 사무라이와 그의 부하였던 이.
그리고 이 사무라이의 성격을 맘에 들어한 또다른 사무라이 그리고 그의 친구.
전부 7명의 사무라이들이 등장해 한 산골마을의 가난한고 불쌍한, 힘없는 농민들을 산적들에게서 구해준다.

이 스토리만 듣고는 무척이나 유치하고 시시할 것 같은 영화라고 생각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이 영화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에는 우리가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한다.(영화가 길기도 하지만..)
등장인물들간의 갈등. 신분에 따른 갈등. 집단간의 갈등. 개인의 심리적 변화...
처음에 대립하기만 하던 마을 사람들이 하나씩 뭉쳐서 산적들에 대항하는 것이나, 사무라이들을 두려워하던 마을 사람들이 시간이 갈수록 그들과 친해지는 것 등등... 이야기를 참으로 극적으로 이끌어가고, 재미있게 이끌어간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를 많이 본 적은 없지만...
이 영화는 1954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지금봐도 재미있는 작품이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이나 등장인물들의 성격들도 모두 재미있다.
흥행감독이라는 것은 과연 이런 것인가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전체적인 이야기들이 재미있다.
게다가, 이 영화속의 인물들은 우리가 예전부터 봐왔던, 그리고 보고 있는 수많은 다른 영화의 모델이 되는 듯 하다.
(특히나 난 어릴적에 본 A특공대라는 드라마의 인물들과 거의 1대1 매치가 가능했다.)

과연 구로사와 아키라는 대단한 감독... 지금와서 느끼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다..

P.S : 평론가들은 마지막 대사인 '결국 승리자는 농민들이네.'라는 말에서 휴머니즘을 느낀다고 했지만.. 난 그렇다기보다는 오히려 공포심이 들었다.
농민들이란 어떤 존재인가. 과연 약하기만 하는 인물들이었는가.
그들은 산적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착취당하고 있었지만, 그들은 숨겨놓은 무기도 있었고, 술도 있었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그들을 대신해서 싸워줄 '방패막이'가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는 지.
물론 그들도 함께 싸우기는 했지만, 이를테면 자신들의 희생을 최소화시켜줄 그 누군가를 찾았는 지도 모른다.
젊은 사무라이와 사랑에 빠졌던 아가씨 역시 모든 사건이 끝나고 다시 농사를 지으며 그 젊은 사무라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면서 웬지 사무라이들이 한방먹었다는 식의 느낌마저 들었다.
그리고 그 마지막 대사는 내게 역시 그렇게 다가왔다.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개미지옥처럼 숨어있는 존재.. 그런 농민... 그들을 도와준 정의감에 불타는 순진한 사무라이...-_-

내게 있어 이 영화는 이런 인상을 지워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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