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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화씨 9/11 [마이클 무어] 본문

감상과 비평/영화

영화 - 화씨 9/11 [마이클 무어]

☜피터팬☞ 2004. 7. 29.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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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과감하게 영화의 스토리에 대한 부분은 빼자.
스토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다면,
이 영화를 직접 보던가(사실 이 영화는 꼭 보라고 권장한다. 딱 내 스타일이기도 하고..ㅋㅋ)
그게 아니면 직접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관련 기사들을 한번 읽어보자.
http://911.nkino.com
(친절하게 직접 사이트 주소까지 알려주겠다..ㅋㅋ)
그것도 싫다면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화씨 9/11"이라고 치는 수고만 한번 해주시길.
넘쳐나는 정보와 신문 기사들까지 접할 수 있을 것이다.

9/11 테러 그리고 이라크 전쟁.
자, 우리는 그것에 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영화가 우리에게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는 것은 이 영화에서 말하고 있는 이라크 전쟁이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왜 어느 순간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 소탕작전이 아프칸과 아라크까지 번지게 되었을까?
거기에는 대체 어떤 대의명분이 존재했던 것일까?
그리고 그 대의명분은 실제로 진실인가?
그것은 사실(fact)이 아닌 진실(truth)인가??

내가 좋아하는 X-File의 명대사..
"진실은 언제나 저 너머에 있다"

그랬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 사실 뒤에 감추어진 진실이란 경악하고 또 경악하고 그래서 더욱 경악할 수 밖에 없다.
마이클 무어가 말해주는 진실은, 이라크 전쟁은 석유의 이권에 따른 부시 집안의 이익을 위한 전쟁이라는 것.
그리고 그 전쟁에 동원된 것은, 무고한 미국 시민, 그 중에서도 빈곤층이었다는 것이다.
아아.. 실수했다.
부시 집안의 이익이라니.. 이 엄청난 망발을... (부시) 미안, 미안...
정정한다. 부시 집안이 아니다. 부시 진영의 몇몇 정치가들과 그 정치가들과 관련된 기업들의 이익이었다..'-'

수없는 거짓과 기만.

그는 부시를 대놓고 멍청이에 게으르고 무능력한 인간이라고 말하고있으며, 이 전쟁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위선과 거짓들을 대놓고 까발린다.
그리고 정치인들의 그 작태들 역시..
애국법이라는 것을 통과될 때의 이야기 역시도 무어에게는 공격의 대상이다.
이것 역시 정치인들의 안일하고 나태한 작태를 그대로 드러내주는 것이다.
그 법안과 관련된 한 의원과의 인터뷰는 실소를 금치 못하게 된다.
게다가 미국의 수많은 의원들 중에서 이라크 전쟁에 자식을 참전시킨 의원은 1명이었고, 무어는 의원들에게 서명을 받기위해 직접 발로 뛴다.
결과는??
훗... 정치인은 여기나 거기나 다 마찬가지인가보다.
(그들의 쫓기듯 도망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기는 것이 통쾌하면서도 씁쓸한 것은 나뿐인가??)

마이클 무어에게는 직설법만이 유일한 표현 수단인 것 같다.
그는 어떤 평론가가 유치하고 작위적이라고 말할 만큼 극단적이고 때로 신랄하기까지한 대비를 통한 직설법을 통해 영화 내내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슬픔은 우리에게 너무 무섭고 선명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저런 쓰레기같은 정치인들의 작태 속에서 무너지고 상처입은 사람들의 모습을 영화는 (역시) 직접적으로 비춰준다.
폭격으로 죽은 아이들과, 상처투성이의 사람들. 울부짖는 이라크 노인. 폭격의 피해로 얼굴이 뭉개진 여인들...
자긍심과 착각에 가득 차서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들이 점점 슬픔과 회의에 빠지는 모습.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중에 하나는 한 어머니의 심경의 변화였다.
그녀의 집안은 수많은 사람이 군인이었고, 그녀의 딸은 걸프전에 참전했다가 돌아왔으며 그녀는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그녀는 전쟁에 대해서 어떤 의심도 없었고, 그 전쟁을 지지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아들은 이번 이라크 전쟁에 참가했다가 죽음을 맞았으며..
아마 무어가 영화 내내 보여줬던 것들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그녀 역시 이 전쟁의 허상을 보면서.. 그녀는 무엇이 잘못되었는 지 알게된다.

결국 영화는 말한다. 이번 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미국의 가난하고 힘없는 시민들이라고.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 뻔하잖은가!! 부시와 그의 일당들.. 그리고 대기업들.
마이클 무어는 영화에서 말한다. 빈곤과 무관심은 지배자들이 피지배자들을 다스리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그랬다.
부시가 어떻게 미국의 가난한 마을의 어린 학생들과 청년들을 전쟁터로 몰았는 지..
어떻게 미국의 국민들에게 자신의 그 엄청난 만행을 지지할 수 있게 만들었는 지..

그것을 그는 "볼링 포 콜롬바인" 때부터 이야기하고 있었다.
언론을 통한 기만. 눈가리기. 계속되는 불안감 조성.
한쪽에서는 안심하라고 이야기하면서 또 다른 한쪽에서는 계속해서 위협받고 있다는 식의 주장으로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헷갈리게 만들어버린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인 언론을 통해(이것은 그들의 힘인 권력과 돈만 있으면 너무나 간다히 해결되는 문제다!!!)
그들은 그들이 원하는데로 꾸미고 포장해서 내놓고 그들이 옳다는 것을 계속해서 암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대상은 선택권이 별로 없는, 진실에 접근하기 힘든 미국의 빈민층들이었다.
내가 비록 미국시민이 아니지만, 이쯤에서 부시의 턱을 한 대 갈겨버리고 싶다고 말해도 말릴 사람은 없을 줄로 믿는다.

이 영화는 충분히 정치적인 영화이다.
게다가 이번 미국 대선을 어느 정도 고려하고 내놓은 영화임에도 분명하다.
그는 "민주당의 케리 후보"를 지지한다라는 말은 단 한번도 하지 않지만, "공화당의 부시"는 절대 안 된다는 이야기는 분명히 한다.(참고로 마이클 무어는 민주당 전대에도 참석했다고 한다. 그는 영화 관련 인터뷰 때에도 민주당을 도와야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이라크인의 고통을 이야기하긴 했지만, 주된 초점은 미국인의 고통이었다.
물론 무어는 미국인이고, 어쩌면 미국의 전쟁이기 때문에 미국인의 고통이 더 소외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게다가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바로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너무 감독의 시선이 강하게 들어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무슨 말씀을. 그래서 다큐멘터리다. 사실 전달만을 목적으로 하면 그것이 뉴스와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다큐멘터리, 특히 이렇게 시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감독의 의도, 그가 전달하려는 "진실"에 대한 시선이 분명하게 담겨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이 영화 속의 시선이 일반 언론에서도 충분히 말하여지고 그동안 적절하게 이야기되어졌다면, 그의 영화는 이렇게 히트할 수 없었을 것이고,
또한 이 다큐멘터리는 극장에 걸릴 것이 아니라 TV에서 방영되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미국에서도 이런 좌파 성향의 영화는 TV에서 공공연하게 방송될 수 없다는 것 아닌가.

또한 그의 영화에서 사실이 아닌 부분은 없었다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의견에 관련된 부분이 아닌, 그가 근거로 내세운 정보들에 대해서는 한번도 지적을 받은 적이 없으며,
자신의 영화를 변호사들과 관련 분야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함으로 사실과 다른 부분을 지적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 영화에 대해서 날조되거나 편협한 진실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하노니, 지금까지 언론에서 떠들어댄 정보들 역시 마이클 무어의 영화와 마찬가지다.
그들도 자기들이 진실이라고 믿는 사실을 보도한 것이며 무어 역시 그들과 다를 것이 없는데 대체 무슨 헛소리들인가.
결국 이 영화는 대립된 사실 중에서 감독이 진실이라고 바라보는 것을 바탕으로 그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훌륭한 다큐멘터리다. ("볼링 포 콜럼바인"에 비해서 더욱 다큐멘터리에 가깝다고 내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그는 미국인의 의식과 미국 정치 사회의 부조리, 그리고 부시와 현 정권의 부조리와 가식과 기만을 적나라하게 담아낸 미국인이다!
그가 미국인으로 이런 영화를 찍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부러움이 든다.

영화 상영 내내 여기저기서 웃음 소리가 터져나왔고(나 역시도 신나게 웃어댔다.),
영화가 끝난 후 나가는 이들의 얼굴에서는
"아.. 내 가려운 부분을 이렇게 시원하게 긁어줘서 시원하군. 유쾌, 상쾌, 통쾌하오!!"
라고 말하는 것을 읽어낼 수 있었다.

이 영화는 미국의 영화이다.
하지만, 우리들의 이야기와 동떨어져 있지않다.
결국 우리들도 이라크에 파병하고 있으며, 그들의 정치인들이 하는 행동들 역시 우리의 정치인들과 다를 바가 없다.
(얼마전 박근혜 의원의 패러디와 관련해서 3일만에 위원회가 만들어지는 것을 본 한 만화가가 민생과 관련해서는 왜 그렇게 위원회가 빨리 구성되지 않는 지 궁금하다라는 소리를 하는 걸 봤다.)
그리고 그들이 애국법이라는 것을 통해 미국인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처럼 우리들 역시 너무나 많은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지않은가.
결국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라는 것은 미국, 우리나라할 것 없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던가.

마지막으로..
칸 영화제의 한 심사위원의 말처럼, 나 역시도 조지 W 부시가 코메디 부분 남우주연상을 꼭 받았으면 하는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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