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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Pan in NeverLand
뮤지컬 - 미스터 마우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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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힘든 친구(^^;)의 초대를 받아,
대학로에서 앵콜 공연 중인 '미스터 마우스'를 봤다.
'밑바닥에서'에 이어 최근 들어 뮤지컬만 두 번이다.
개인적으로 뮤지컬같은 공연을 좋아하지만,
접할 기회가 많지는 않다.
가격은 둘째치고, 일단은 시간이 없기 때문이고,
또한 뮤지컬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보고 싶은 작품들은 대부분 익히 알려진 작품들.
물론 이런 상태에선 당연히 무작정 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어쨌든, 제헌절 오후 우여곡절 끝에 생각보다 좋은 자리에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일곱살 지능을 가진 인후.
그는 어릴적 헤어진 부모님을 기다리며 짜짜루 반점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과학자 집단의 지능개발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고,
그는 그 실험 덕분에 아이큐 180의 천재가 된다.
뮤지컬에서 말하고자 했던 것은 '진정한 행복'에 관한 것이었다고 한다.
난 이 뮤지컬에 제대로 몰입은 했지만, 주제에는 잘 접근하지 못한 것 같다.
내게는 휴머니즘을 얄팍하게 건드린 듯한 느낌을 받았으니까.
클라이막스라고 생각되었던 부분이 실험 결과에 대한 발표 자리에서 인후를 실험용 모르모트로 취급하는 것과
장애인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행패를 부리는 손님에게 인후가 화를 내는 장면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제목인 '미스터 마우스'도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에 힘을 더 실어주었다.
장애인도 인간이라는 것, 그들도 존중받아야할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이 내게는 이 뮤지컬의 주제였다.
결과적으로 약간 헛다리짚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이 완전 무시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쨌든 행복의 조건 중에 하는 '존중'이 아니던가.)
원작 소설이 있다고 했는데, 그 소설을 읽었다면 주제에 더 잘 접근했을 지도 모르겠다.
뒤늦은 감이 없잖이 있지만, 어쨌든, '행복'을 주제로 이 뮤지컬을 다시 돌이켜보았다.
그래, 행복. 과연 행복은 무엇일까?
바보였던 인후가 정말 행복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똑똑해진 인후는 과연 행복했는가?
그는 똑똑해지며 바보일 때는 알 수 없었던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기억하지 못했던 과거의 끔찍한 기억을 되살리는게 되면서 괴로워한다.
그러나 그는 똑똑해졌기 때문에 감정의 발달과 더불어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되고,
무언가를 알아가는 즐거움 또한 느끼게 되었다.
어느 쪽이 더 행복한 것인가에 대해 작품은 결코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니, 이야기할 수 없다.
이미 '행복'이라는 주제 자체는 극히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것일 수 밖에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 사람의 행복은 다른 사람이 이루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인후의 죽음은 실험의 실패와 함께 자신의 행복은 다른 사람의 손으로 이뤄질 수는 없다는 증명이기도 했을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행복은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자신에게 충실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받아들이며 극복하고 승화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향한 시선,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들을 하나씩 극복해나가는 것이 '행복'이라고 믿는다.
슬픔과 행복은 똑같은 조건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덮어두는 것은 결코 행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은 분명히 해두어야겠다.
인후의 기억이 되살아남으로 그가 아픈 과거를 기억해낸 것은 그의 행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가 바보이던 천재이건 간에 말이다.
즐거운 노래와 열정적 연기, 그리고 많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요건들이 충분한 연극이었다.
이 연극을 10번 이상 본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그 사람들의 생각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좋은 작품이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좋은 작품의 기본은 즐길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뮤지컬은 (적어도 내게)좋은 작품이 될 여지가 많다.
P.S : 여주인공격으로 나온 임강희씨는 정말 노래를 잘 하더라.
그녀가 노래를 부르는 순간 넋이 잠깐 나갔었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그렇게 맑게 울리는 목소리는 어디 가서도 듣기 힘들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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